프랑스 소식

부활의 논란을 거쳐 고착된 프랑스의 사형제 폐지

파리아줌마 2011. 1. 25. 10:11

비록 10년 동안 사형집행은 없었다지만 아직 법적으로 사형제도를

폐지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찬반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듯합니다.

 

법이 사람의 생명을 쥐고 있는 문제이니 당연히 예민할수밖에

없겠지요.

 

사형을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에게는 여러의견들이 있겠지요.

찬성하는 이들은 점점더 흉악범들이 늘어가고 있는 사회에 너무 관대한

처벌을 탓하기도 하면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마땅한 댓가를 치르게 해야한다는 것일수도 있겠고요,

 

반대하는 이들은 도스토예프스키가 <백치>에서 언급했다시피,

"사형은 일루의 희망조차 없는 고뇌를 주기 때문에 영혼의 모독"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며, 우리나라에 같은 상황에서는 정치적으로 이용할수도 있기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겠습니다.

지난 역사가 말해주듯 흉악범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념의 잣대로 무고한 희생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형을 찬성하는 이들편에서 보자면 이런 문제가 대두될수 있을것입니다.

물론 누구나 납득할만한 흉악범이 아닌 경우 인간이 만든 법이 얼마나 공정할수 있냐는 것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개인적인 생각이 이쪽으로 기울고 있기에 한번 짚어보고 있는 중입니다.

 

프랑스는 1981년에 사형제 폐지

 

프랑스는 중세때부터 사형제도가 있었다가 1981년에 폐지되었습니다.

유럽공동체에 속한 나라들중 가장 늦게 폐지한것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집행은 1977년에 있었다고 합니다.

 

1981년 3월, 선거공약으로 사형제 폐지를 내걸었던 미테랑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바로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폐지이후에도 프랑스 우파 정치인들은 사형제 부활을 끊임없이 외쳤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극우파인, 국민전선당 당수였던, Jean Marie Lepen을 들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파 정치인인 Charles Pasqua, Philippe de Villiers가 사형제 찬성을 외쳤지만

여러 국제협정을 무시하지 않는한 이는 불가능한것이었습니다.

 

프랑스는 여러차례 유럽인권위의 판례조약을 수정하면서 더욱 사형제 폐지를 강화시켰습니다.

1985년 2월에는 전쟁과 특이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형제를 부활하지 않는다며 다소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2001년 사형 폐지론자이자, 당시 대통령이었던 작끄 시락은 <사형폐지협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는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할 투쟁입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법도 과오를 범하지 않을수

없고, 집행은 무고한자를 죽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성년자들과 정신적인 결함을 가진 자들에 대한 집행은 어떠한 합법성도 가질수 없습니다. 결코 죽음은 법행위에 있어서는 안될것입니다.>

사람의 목숨에 관련된한 그들 스스로 만든 법조차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2002년 5월 프랑스는 유럽의 30개국과 함께 전쟁이나,어떠한 상황에서도 사형제는 부활시키지 않을것이라고1985년 조약을 수정하면서 사형폐지를 더욱 견고히 했습니다.

 

하지만 2004년 4월 Richard Dell'Angora씨는 프랑스 국회에 테러 리스트들에게 대해서는 사형제도를 적용해줄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국회논의도 거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2002년의 인준이 유럽의회조약에서는 전시관한 여지가 고쳐지지 않은 상태로 있어서 2007년 8월 1일에야 프랑스는 결정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형을 금지한다는 수정 조약을 인준했다고 합니다.

 

사형제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응 

 

20세기 들어 사형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많은 변화를 거칩니다.

1908년 Petite Parisien지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프랑스인들 77%가 사형을 찬성하고 있었고,

1968년에는 50%가 반대, 39%가 찬성했으며, 1972년에는 다시 바뀌어 27%가 반대, 63%가 찬성했습니다.

그러다가 사형제가 폐지된 1981년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프랑스인들 63%가 사형제가 존속하기를 원했답니다.

사형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2009년초 강호순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러울때 사형제에 대한 찬반론이 다시 대두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을수도 있을것입니다.

 

1998년에는 프랑스인들 54%가 사형에 적대적이었고, 가장 최근인 2006년의 조사에는 42%가 사형제 부활을 원한다고 답했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좌우파의 의견이 갈립니다. 사형부활을 원하는이들 80%가 극우파 지지자들이었고요, 60%는 우파정당인 UMP당, 30%가 사회당, 29%가 공산당 지지자들이었답니다.

 

프랑스 고등학교 토론 주제는 <사형제도>

 

사형제도는 어느 나라에서나 예민한 문제입니다.

범죄와 법, 그리고 사람 목숨이 얽혀있기 때문일것입니다. 

 

비록 프랑스에서는 폐지되었지만 워낙 뜨거운 화두가 보니 고등학생들의 토론 주제가 되나 보더라고요.

지난주 딸아이는 학교에서 <나눔의 그룹> 시간에 사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서

너무 무거운 주제여서 재미 없었다고 합니다.

 

수업을 진행하는 신부님이 사형제에 대해 꺼낸 질문은 <가족들중 누군가가 살해되었다면 어떻게 하겠냐?>

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범인을 <죽여야한다>며 사형제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는데,

그중에 누군가가 <법정에 맡기겠다>고 하니, 진지하고 깊은 사고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어떤 학생이 반론하기를,

<법을 어떻게 믿느냐?>는 것이었답니다.

이 학생은 작끄 시락이 사형폐지협회에 보낸 글과 비슷한 이야기를 한것입니다.

 

결론을 내리기가 힘듭니다. 사형을 찬성하는쪽으로 기울렸다가 프랑스 상황을 보니 다시 혼란스럽군요.

쉽지 않은 문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