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소수자들이 큰소리칠수 있는 프랑스 사회

파리아줌마 2011. 1. 26. 10:12

오랫동안 프랑스에 살면서 느낀것은 돈을 많이 버는자나,

적게버는자나, 공부를 많이 한자나 적게 한자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것을 나라에서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것입니다.

 

이는 탄탄한 사회복지정책으로 이야기될수 있습니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서 가족수당센터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바캉스를 갈수 있게 해줍니다.

 

프랑스가 이렇게 되기까지 여러 과정들을 거쳤지요.

그저 주어지는 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어느 사회나 개인이 무언가를 이루었을때는 그만한

노력과 희생이 있었겠지요.

 

프랑스인들은 개인의 문제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사회탓을 하더라고요.

그안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소시민적인 삶은 결코 구조적인 틀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주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지만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어디서 그런 연대의식이

나오는지 함께 뭉쳐 시위를 벌입니다. 관철되든 안되든 일단은 본인들의 주장을 펼칩니다.

 

그리고 사회전반적인 분위기가 약자들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차별이나 편견이 섞인 발언도 용서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사회이지만 아무런 표현이나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어디서나 말조심해야 됩니다.

반대 의견은 내놓을수 있지만 막연한 비난은 또다른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 분위기이니 소수자들은 부당한 경우를 당하면 당당하게 고발합니다.

그야말로 소수자들이 큰소리칠수 있는 사회인것입니다.

 

12월 31일 클럽 출입 거부된 장애인이 고소

 

여러나라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고, 똘레랑스 정신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프랑스 사회에서 

가장 예민한 문제가 바로 차별입니다. 이에 관련된 기사는 사회면에 자주 등장합니다.

 

2010년 12월 31일, 곧 30살이 되는 신체장애인 남성은 지방도시인, 디종의 미혼들 만남의 클럽에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클럽측에서 거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는 엄마를 동반한 상태로 댄스클럽에서 섣달그믐날을 보내려고 했답니다.

 

이에 그와 가족은 "프랑스의 차별반대와 평등을 위한 최고 위원회"에 차별을 받았다고 이유로

고발을 해버렸습니다.

 

클럽 주인은 절대로 차별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차라리 그를 위한 조치였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들이 왔었는데 아무도 그들과 춤을 추려고 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라고요.

 

위원회는 이 클럽은 형법에 명시된 존중 부재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현재 조사중에 있답니다.

 

꼬린과 소피의 결혼을 위한 지난한 투쟁

 

꼬린과 소피는 14년전부터 함께 살고 있는 동성커플입니다.

그녀들은 4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데, 프랑스에서 동거 커플이나 동성 커플들에게도

결혼한 이들과 같은 세금감면이나 사회 복지 혜택을 주는 시민연대계약[Pacs]에 가입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결혼을 원하고 있습니다.

 

1명의 자녀는 이전 결혼, 다른 3명은 각자 인공수정을 통해서 얻은 자녀들이라고 합니다. 

 

어떠한 단체의 힘도 빌리지 않고 두사람의 지난한 투쟁은 결국은 헌법재판소에까지 전해졌고,

오는 28일 프랑스는 동성커플의 결혼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합니다.

 

그들이 결혼을 원하는것은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랍니다.

부모 권위를 가지고, 상속의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 한명이 사망했을시 다른 한명에게 양육권을 가질수 있게

하기 위한것이라고 합니다.

 

이일을 담당하는 변호사는 <지금 수많은 동성커플들이 있는데 왜 그들의 결혼을 합법화하지 않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했습니다. 현재 유럽의 6개 나라가 동성커플의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들을 보도한 분위기를 보니, 장애인을 차별한 클럽 주인에 대해서는 좋지 않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고, 

동성커플의 투쟁을 보도하면서는 아직도 프랑스는 이들의 결혼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댄스클럽 입장을 금지당했다고 고발을 하고,

동성커플이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투쟁하는것을 보니 비록 이곳에 오래 살았지만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소수자, 즉 약자들입니다.

 

소수자들의 의견이 존중받을수 있고, 그들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때 당당하게 큰소리칠수 있는 사회가,

동성애자들이나 장애인이 없는것보다 비교적 건강한 사회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