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등학생들은 정부의 정책이 그들의 미래에 불확실과
불안정을 가져다 줄수 있는것이라면 수업 거부하고, 책가방을 팽개치고는
거리로 뛰쳐나옵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말리기보다는 아이들 보호를
위해 시위행렬에 함께 동참하기도 합니다.
공부해야될 학생들까지 이러면 정부는 곤란할수밖에 없습니다.
작년 사르코지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한 시위때도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시위가 있었지요.
사는 집근처에서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거리행진을 하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포스팅하기도 했습니다.
그옛날 세계 최초로 시민의 힘으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자유, 평등, 박애를
실현시킨 조상들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어린 고등학생들조차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필요할때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국 고등학생 조합이 있어 회장을 위시해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고전을 중요시하고 철학을 대학입시에 필수로 넣으면서 사고하고,
본인의 주장을 펼칠수 있는 교육이 바탕이 되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 시대때는 역사와 철학 교육을 금지시킨적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나라의 민주주의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것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루어가는 과정은 아주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딸아이 학교 친구들
교사의 처벌에 부당하다고 대드는 고등학생들
지난 금요일, 고등 1학년인 딸아이는 귀가하자마자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원래 학교규칙에는 학교안이나 둘레에서는 학생들의 흡연이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라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한창 어른들 흉내를 내고 싶을때지요.
제눈에 비친 프랑스는 이런것들을 강하게 제재를 하지는 않는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래서 나쁜길로 가는 청소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될수 있으면 열어놓고 함께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수학 선생님이 그전날 까페 테라스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반 학생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원래 프랑스 까페는 16세 이하는 혼자 출입할수 없답니다.
일단 그학생을 지목하면서 부모가 흡연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었답니다.
부모가 모른다고 하니, 그럼 <까페 테라스에서 흡연을 하지 않겠다>는 글을 15번 적고 부모님
사인을 받아오라고 했던것입니다. 선생님 말씀이, 부모님이 뭐라 그러지 않는다면 본인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답니다. 큰일났습니다. 부모님에게 흡연 사실을 알릴수밖에 없습니다.
선생님이 문제시 삼고 책임을 느낀것은 흡연보다는 까페 테라스였던것입니다.
만약에 길에서 그광경을 목격했다면 그냥 지나쳤을것입니다.
그런데 그다음날 반장이 주동이 되어 반학생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사생활[?] 침해라고요. 부모 사인을 받아오라고 한건 부당하다고 생각하더랍니다.
딸아이 말에 의하면 그 연대의식이 대단했다고요.
끌로에는 오빠에게 이사실을 이야기했고, 오빠 또한 이건 너무 심하다고 했답니다.
그날 수학시간은 토론의 장이었답니다.
수학 선생님은 <너희들의 연대의식은 잘알겠으나 미성년자이고 나는 책임을 느낄수밖에 없다>고 했답니다.
반장은 교사의 처벌에 대한 부당함을 담임에게 알렸고, 담임은 학생주임에게 알리면서 일이 조금 커졌답니다.
하지만 교사의 결정이 승리했습니다.
과연 그학생이 부모의 서명을 받아올지는 화요일이 되어보아야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교권이 강하고, 체벌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사에게 본인하고 싶은 말 다하고, 교사는 그의견을 존중해준답니다.
하지만 그런 표현의 자유가 무례로 이어지면 제재를 받습니다.
가정통신란에 기입되고 부모의 사인을 받아야 된답니다.
교사와 학생간의 의견충돌은 수업시간에 왕왕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어떤때는 교사의 수업방식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대든적도 있다고 합니다.
장시간 두사람의 긴장된 대화가 조용하게 이어지고는 결국은 항상 교사가 이긴답니다.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말이 대드는것이지 이건 대화였겠지요.
서로를 알기 위해, 그리고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라도, 더러 긴장된 순간은 올수 있겠지만
함께 이야기할수 있는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의 흡연문제는 어느나라에나 있는일이지만 이와 관련된 처벌이 부당하고 여겨 연대의식을
발휘해 주장을 펼치는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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