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쯤인것 같습니다.
딸아이에게 전해줄게 있어서 학교 근처에 있는 기차역 광장으로 갔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왠 여인 두명이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옵니다.
손에는 조그마한 규격의 인쇄물이 들려져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언가 의도를 띈 접근인것 같아 그리 반갑지는 않았습니다.
물어보는 말에 무뚝뚝하게 대답을 하고 나니 그중 한 여인이 며칠전
TV방송에서 한국소개하는 프로를 보았다고 하길래 그새 반가워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근처에 있는 카톨릭 성당에서 전도를
나온 것임을 알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이곳에 살았지만 천주교 신자들이 길에서 전도하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에 성당에서 기도모임이 있다면서 들고 있던 인쇄물을 한장 건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길에서 전도하는 것은 처음본다고 했더니,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대부분 모르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의 말씀을 전하면서 기도모임에 올것을 권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는 지난 금요일에 또 아이에게 건네줄것이 있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갔더니 한달전에
만났던 여인이 이번에는 어떤 남성과 함께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행인을 잡고 전도하고 있는 중인듯한데, 셋이서 속닥이 모여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있는
뒷모습을 보고는 금방 그때 그여인임을 알아차릴수 있었습니다.
잠시 지켜보고 있는중이라 바로 눈이 마주쳤답니다.
서로 반가워했지요. 이번에도 기도모임 쪽지를 건넵니다.
일단은 받아넣고는 그사이 성과가 있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는 대답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언제 이렇게 나와서 복음을 전하냐고 물으니 한달에 한번, 그러니까 첫번째 금요일에만 나온답니다.
지난 만남이후 한달만에 나와서 다시 본겁니다.
이번에는 전도당하는[?]사람들의 반응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다들 긍정적이고 호의적으로 받아들인답니다.
기도모임을 알리기는 하지만 <100% 자유>라고 옆에 있던 남자가 이야기합니다.
복음 전하는 사람 오래 붙잡고 있을수는 없지요. 아이가 마침 오길래 전할것 건네주고는 인사하고 왔습니다.
프랑스는 천주교 인구는 83-88%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사에 참석하는 이들은 6%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예전에 집앞에 있는 성당미사에 몇번 참석보았는데 대부분 노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신교 인구는 2%, 유대교 1%, 이슬람교가 5-10%나 된답니다.
프랑스인들 10명중 4명 미만이 신을 믿어
얼마전, <누가 사랑받기는 원하는가, Qui a envie d'être aimé?>라는 영화 상영시기를 맞추어
프랑스인들이 얼마나 신을 믿고 있는지에 대한 여론 조사가 있었답니다.
일간지, 르파리지앵지가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무신론자[34%]보다는 유신론자[36%]가 약간 높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인들 30%중, 22%가 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의문은 가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직업적으로 안정적인 이들이[36%] 그렇지 않은 이들[29%]보다 더 믿음이 있었습니다.
질문에 응한 이들 5%가 종교의식은 하지 않지만 신을 믿고 있다고 했고, 34%가 천주교는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고 했답니다.
이기사에 달린 댓글들 중 인상적인게 있었습니다.
<종교는 인간의 수치스런 병이고, 정치는 암이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신이 그의 형상대로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고, 다른 이들은 인간이 그들의 형상대로
신을 만들었다고 한다. 누구를 믿어야할까?> 이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놓은 신의 모습일것입니다.
워낙 종교로 인한 병폐가 많아서 그렇지 개인적인 생각에 믿음을 가지는건 좋은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날들이 더해갈수록 자신이 연약하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그러기에 나를 떠난 어떤 힘에 의지하면서 낮아진 자세로 삶에 임한다면 좀더 지혜롭게 살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랑스도 중세때 카톨릭 성직자들의 부패가 많았고, 혁명이래로 강한 반성직자 집단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지주의, 합리주의 등의 발달로 인해 신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었지요.
이 모든 것은 종교, 믿음 그자체에 의한게 아닌, 믿는 사람들의 모순과 병폐로 인해 야기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제눈에 비친 프랑스 사회는 굶주리는 이들이 있거나, 돈이 없어 치료를 못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게
자존심 상하는 나라였습니다. 비록 기도하지 않고, 교회나 성당을 다니지 않아도 성경에 가까운 삶, 즉 신을 중심에 두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회전체가 노력하는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또한 여러 과정들이 있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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