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우편배달부가 프랑스 대통령이 될수 있을까요?

파리아줌마 2010. 12. 7. 09:54

프랑스의 붉은 우편배달부, 올리비에 브장스노

 

차기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있는 2012년에 30대의,

그것도 현직 우편배달부가 대통령이 될수 있을까요?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것입니다.

프랑스의 극좌파 정치인이자, 우편배달부인, 즉 투잡을 가지고 있는

올리비에 브장스노[Olivier Besancenot]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1974년생으로 이제 36세인데 이미 대권에 두번이나

출마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빨갱이[?]인 그는 2002년 28세의 나이로 공산혁명전선의

대통령 후보로 나가 4,25%, 2007년에는 4,08%의 득표율을 보였습니다.

2007년 대선에서는 공산당을 제치고 사회당 다음으로 지지를 얻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그를 사르코지를 대적할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로 보고 있다고요.

 

2008년 6월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지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사르코지 대통령과

맞붙어 가장 경쟁력있는 좌파 후보로 브장스노를 꼽았습니다.

17%의 지지를 얻으면서, 베르트랑 드라노에 파리시장과 지난 대선때 사르코지와 경쟁한 사회당 후보인,

세골레 루와얄을 가볍게 제쳤습니다. 

 

또한 프랑스인들 43%가 <현재 프랑스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수 있는 인물>은 브장스노라고 했습니다.

그에게는 <프랑스 국민의 희망이자. 정치영웅>, <최고로 완벽한 좌파>,

<자본의 미래를 만들어갈 세계적인 지도자> 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그는 자주 TV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화려한 언변과 독설로 프랑스인들이 인기를 얻었습니다.

혹자들은 그를 한국의 논객, 진중권씨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좋아할 인물 50인중에 한명으로 꼽히고, 프랑스 부인들이 선호하는 사윗감 1위라고요.

 

그의 정치 슬로건은 <우리의 삶은 그들의 이윤보다 더가치가 있다>, <자본가, 너희들의 위기를 우리가

대신 지불할수는 없다>입니다. 그는 혁명가라고 불리기를 자처하지만 트로츠키주의자냐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경계합니다 : <나는 트로츠키도, 체 게바라도, 로자 룩셈브르크주의자도 아니다. 나는 혁명가이다.

그리고 혁명은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혁명의 실험은 지금까지 성공한 바 없기 때문이다.

그중 몇몇 혁명은 웃음거리로 끝났다>

 

프랑스인들은 그를 <붉은 우체부>라고 부릅니다.

또한 미국과 영국등 외신들은 <붉은 집배원이 사르코지에게 경고장을 배달한다>,

<자본주의 종말을 배달하기를 원하는 집배원>등의 제목으로 특집기사를 싣기도 했다고 합니다.

 

 

                 

                                                                                                                                           올리비에 브장스노

 

브장스노 사건

 

위기감을 느낀 우파 정치인들과 보수 언론들은 그를 <대책없는 인간>이라고 하고,

그가 2009년 창당한 반자본주의신당[NPA]를 무책임한 정치세력으로 매도했습니다.

 

2008년 10월에는 사르코지 정부가 치안을 목적으로 허용한 전기총 사용을 브장스노가 반대하자

당황한 전기총 회사 사장과 내부무 장관은 사설탐정과 전,현직 경찰을 고용해서 그와 가족을 감시한 일이

발각되었습니다. 이에 내무부 장관은 정부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했지만 내무부 내부 파일을 열람하고,

은행계좌까지 조사가 가능하려면 내무부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요.

 

아무리 큰 스캔들일지라도 그것이 사적인 영역일경우는 불문율처럼 존중하는 프랑스 사회의 전통에

정치적인 이견으로 인해 감시했다는 것을프랑스인들은 충격과 수치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일로 인해 브장스노의 인기를 더욱 높아졌습니다.

 

부장스노는 물리교사인 아버지와 심리학자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파리10대학 역사학과를 나와,

1997년 우편배달부로 취직되었습니다. 현재 결혼해서 아들이 한명있고, 축구와 랩음악을 즐기는 전형적인 프랑스이 중산층이라고요. 지금도 수요일에서 토요일까지는 자전거로 파리외곽의 부촌인 뉘이쉬르센 지역에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대선때는 2개월 무급휴가를 신청하고 선거운동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올초, 발레오 공조 천안공장의 청산에 맞선 투쟁을 위해 직원들이 파리에 원정시위 왔을때, 그는 아들과 함께 나와 시위를 지지했으며, 그의 정당인 반자본주의신당 당원들은 유인물을 나누어 주는등, 국제연대의 실천적 행동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지난 10월 연금개혁안 파업이 한창일때, 5시에 일어나 우편물을 돌리고 초췌한 모습으로 시위대에 동참한

브장스노는 <새로운 68혁명>을 부르짖었습니다.

  

과연 2012년에 붉은 우편배달부가 프랑스의 대통령이 될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