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또다른 연예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살아왔던 시간보다는 살아갈 시간이 더 많이 남아있었던 한 인간의 죽음앞에 우리는 세상을 향해, 우리들의 삶을 향해 또한번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리고 연예인이라기보다는 한 인간의 죽음을 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수 밖에 없었던 그사람이 그저 안타깝고 가엽기만 하다.
인기를 누리며 받았던 화려한 시선들과 한순간에 무너져 버려 싸늘해진 시선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긴장을 늦출수 없는 연예인들의 삶속에 쌓여져온 고독과 외로움은 어떨지 짐작이 된다.
티끌잡기 좋아하는 세상 사람들, 나의 의도와 다르게 돌아가는 세상, 내가 뜻한바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그리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두고 벌어지는 일들을 겪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연예인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더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어디 한 곳, 어느 누구에게 기대지도 의지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홀로서기를 감수하며 살아가기에는 우리 모두 너무나 나약한 인간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속에서 대중들의 열광을 받게 되는 연예인들에게 쉽게 심어질수 있는 것은 허영과 자만심일 것이다. 본인의 재능과 멋진 외모에 열광하는 대중들의 받침속에서 본인을 뒤돌아 보고 속깊이 낮아져 자신을 깎아나간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그리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여러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경륜과 내공이 다져져 더 멋진 재능을 선보이는 연예인들도 많다. 연예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보통의 삶보다 더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어야 될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속사람이 느껴진다. 눈빛과 피부빛깔과 뱉어내는 말의 뉘앙스에서 얼마나 진솔하고 정직하며 자신의 삶을,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느껴질때가 많다. 하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일 것이다.
정직한 눈빛과 그로인해 발산되는 맑은 피부빛깔을 대한 날은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눈빛보다는 눈치만 건네는 사람, 뻔한 이야기인데 변명하며 감추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 또한 그럴만한 이유는 있을 것이다.
몇일전 박용하의 죽음을 접하며 다가온 어떤 인간의 슬픔을 보고 함께 눈물지은적이 있다.
그와 절친했던 친구였다는 또 다른 연예인, 소지섭의 모습이었다. 눈물지으며 빈소에 들어서는 그의 모습을 보는데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간 있어왔던 연예인들의 조문에서는 볼수 없었던 표정이었다.
그는 사방으로 비치되어 있는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듯했고, 그자신이 연예인이라는 것도 잊고 있는 듯했다. 단지 친구를 잃은 비통함만이 있었다. 친구의 죽음을 접한 충격과 슬픔만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기에 그모습이 강하게 와닿았다. 그건 온전한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이 때로는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당연함은 특별한 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참으로 가여운 우리들의 삶이다. 즐거울때 함께 즐겁고, 슬플때 함께 슬퍼하는 사람 사는 세상의 당연함들이 살면서, 사람들과 부딪히게 되면서 변질되어 버려 특별한 것이 되어버리는 현 세상이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그도 현실의 한부분이라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진정성이 드문 이시대에 온전히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소지섭의 모습이 특별하게 다가왔었다. 거기에는 인기 관리에만 철저한 일부 연예인들에게 가져왔던 편견과 고정관념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소지섭을 보면서 저런 연예인도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으니.
여러 사진들속에 나타난 표정속에서 1%의 관리[?]도 느껴지지 않았다. 심하게 흐트러지지도 않고 의연함을 잃지 않으면서 친구의 마지막 길을 힘겹게 보내고 있었다. 오로지 인간 소지섭만이 거기에 있었다.
이래서 사람의 진심은 통하게 된다고 하나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드러나고 느껴지게 되나 보다.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한 연예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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