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이야기

프랑스 방송,'톱 셰프' 김상만씨가 남긴것은?

파리아줌마 2011. 4. 5. 08:51

오늘 프랑스 요리 서바이벌 방송, '톱 셰프'의 결승이

있었습니다. 애석하게도 김상만씨는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했던 순간들이

생각나서 방송이 끝나고나서 글을 씁니다.

 

결승에 올라간 후보자들 3명중 3등을 했답니다.

잠시 잠깐은 실망했었지만 바로 마음을 추스리고 나니 그동안

한국에 계신분들과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함께 이야기할수있는

뜻깊은 시간을 제공해준 김상만씨였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그의 결승진출이 확정되고 나서 함께 운동하는 까뜨린느와

우연히 방송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에 그의 팬이 되어있더라고요,

 

까뜨린느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동화작가입니다.

제가 그의 부인과 연락이 가능하다고 하니 김상만씨 이야기에 영감을 얻어 동화를 하나 지어 보내겠다고 합니다.

 

그녀의 글이 결승에서 행운을 가져다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상만씨 부인에게 메일로 전달해주었습니다.

오늘 아침 김상만씨 부인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까뜨린느가 지은 동화를  가족들이 함께 읽고는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잠시 소개하자면, 제목은 <요리사와 티비의 전설>입니다.

 

아빠 요리사, 피에르 상그[김상만씨 프랑스명]는 언덕위에 'matin calme[조용한 아침]이라는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데 항상 손님들로 북적되었답니다. 그리고 그는 가족들을 위해 갈비와 김치를

만들어 먹이곤 했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손님들이 그의 식당을 찾아주지 않는것입니다.

그래서 이상하게 여긴 피에르 상그는 마을로 내려가 보니 새롭게 등장한 뤽 황제가 티비보기를

좋아해서 마을 사람들을 티비만 보게 마법을 걸어놓은것입니다. 그래서 식당에 갈수가 없었던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김밥을 들고는 길을 떠납니다.

 

길에서 여러 사람들은 만나 직업을 구하지만 다들 자리가 없다고 하고는 미안한 마음에 무엇을 하나씩

건네줍니다. 그것을 받아들고 가는데 산속에 쓰러져있는 어떤 여인을 만나 김밥을 나누어 주며 도와줍니다. 피에르는 그여인에게서 뤽 황제가 요리사를 구한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피에르는 뤽 황제에게 가서 그동안 받은것들로 요리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서는 결국 뤽 황제의 인정을 받아 그의 요리사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조용한 아침> 식당에서는 다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나게 되고, 피에르는 식사시간이 되면 마을사람들의 집을 찾아가 한국음식을 선보여, 사람들은 한국과 프랑스 요리를 섞은 멋진 퓨전요리를 만들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동화를 보는데 단어 하나하나가 얼마나 아름답고, 가슴 뭉클하던지요.

그가 한국인이고, 요리사고, 티비에 출연했다는, 그 모든것을 아우르며 결국은 한불 결합으로까지

승화시켜낸 멋진 동화였습니다.

 

오늘 저녁 8시45분에 저희 가족들은 티비앞에 앉았습니다.

저는 마치 2006년 월드컵에서 한국선수들이 프랑스와 대결했던 경기를 지켜보며 가졌던 긴장감이 밀려오더군요.

방송에 임하는 그의 마음가짐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것'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나와서 그에게 보내는 응원메세지는 '너 스스로를 기쁘게, 즐겁게 만들어라'였습니다.

마치 그는 오늘 우승보다는 함께 하는데에 더 의미를 둔 사람같았습니다.

 

그동안 큰 아이와는 김상만씨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호낭과의 대결에서 겸손했던 그를 본보기로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에게

삶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해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둘째는 학교친구들에게 그가 한국인이라며

은근히 우쭐되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외 입양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한국에서는 아직도 만연한 편견어린 시선에 가슴아파하면서 비판적인 글을 올리기도 했었습니다.

 

지난 2월 3일 첫방송을 보고 단순히 한국인이 프랑스 요리 서바이벌 방송에 나온것을 포스팅하면서 이렇게

여러차례 글을 올리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승승장구로 올라가 저에게 글감을 준 김상만씨가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오늘로써 10주간 계속되었던 '톱 셰프' 방송이 막을 내렸답니다.

 

그를 이야기하며 프랑스인들과, 그리고 한국에 계신분들과 더욱 가까워질수 있었고,

아직도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보내야되는 척박한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은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큰힘이 되었을겁니다.

지난주 투표를 부탁하는 포스팅에 김상만씨의 부인이 이런 댓글을 남겼습니다 : 

 

<이렇게 큰 관심과 응원을 받고있는 저희남편이 결승이나 인기투표결과에 관계없이

이미 France TOPCHEF 2011 최고 우승자인것 같아요!!!>

저는 그모든것에 앞서 김상만이라는 사람과 그가족을 알게되어 무척 좋았습니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것으로써 김상만씨의 포스팅은 마무리짓는것인가 싶지만요, 하나 더 남아있습니다.

오늘 부인과 전화통화하면서, 디 데이라 감히 인터뷰 이야기는 못꺼내고 있었는데,

부인이 먼저 말씀해주길래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아마 김상만씨를 인터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부부는 만 3살반 된 이란성 쌍둥이를 두고 있답니다. 바람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 만나고 싶습니다.

조만간 그가 살고 있는 프랑스 지방, 리옹으로 달려갈것입니다.

 

지금까지 선전을 보여준 김상만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투표해주시고 응원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족 : 자랑질 하나 하렵니다.

연합뉴스와 매일경제에서 김상만씨 기사를 다루며 제 블로그와 글이 소개되었네용~~

클릭클릭~~ http://bit.ly/fD6usDhttp://news.mk.co.kr/news_forward.php?no=215497&year=2011&tw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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