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여름같은 봄을 즐기는 파리지앵들

파리아줌마 2011. 4. 13. 09:08

봄, 가을이 없는 파리 날씨

 

한 일주일? 혹 열흘정도 파리는 봄이 성큼 다가선듯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습니다. 지난 겨울은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겹쳐 잠시 파리시민들이

당황스러워하기도 했었지요.

 

그렇게 모질게 추울때는 절대로 따스한 봄은 오지 않을것만 같습니다.

마음마저 얼어붙었던것이지요. 하지만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더라고요.

그런데 파리는 봄을 만끽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지난 며칠은 여름처럼 더웠거든요. 기온은 21도 정도로, 바람은 시원하지만

햇살은 아주 강렬합니다. 그래서 햇살아래 있으면 여름같은 더위가 느껴집니다.

 

그리고는 오늘[화요일]부터 다시 쌀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얇은 봄코트를 입고 나갔다가 추워서 오들오들 떨다가 들어왔습니다.

거리에는 스카프나 목도리를 둘둘 동여매고 두터운 외투를 다시 꺼내입은 파리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며칠사이에 여름과 겨울을 드나든것 같습니다.

 

파리는 봄과 가을의 따스함과 시원함을 만끽할수 없습니다. 겨우내 언 땅이 녹아 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순들을

보며 지난 추운 겨울을 잘 지내왔다며 다독일 여유도 주지 않고 다시 추운 겨울 날씨로 돌아가기가 일반입니다.

 

봄은 여름을 준비하는 과정같기도 하고 매섭게 추웠던 겨울을 잘 지내왔다며 따스함으로 위로해주는 계절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을 또한 지난 더위를 사과하는것 마냥 시원함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누리게 하지요.

또한 다가올 추위를 위한 워밍업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의 계절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여름과 겨울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다가올것을 위해 마음을 다잡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봄과 가을은 하늘이 허락해주신 축복같습니다.

 

그런데 파리 날씨는 그런 과정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꽃피고 새우는 봄의 따스함을 만끽하는것을 질투하는양 다시 겨울날씨로

되돌아가 버리던가, 아니면 설익은 여름의 기후를 흉내내곤합니다.

그래서 4, 5월의 따스함에 속아 겨울옷들을 정리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끄집어 내어야 합니다.

6월까지는 언제 다시 한파가 몰아닥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활절이 있는 4월의 날씨는 변덕이 심합니다. 하루동안 비와 해가 번갈아 몇번을 왔다갔다합니다.

그런 날은 하루가 사흘쯤 되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이 변덕이 심하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파리는 여름이 그리 덥지 않습니다. 지난 2003년의 폭염은 이상기후였고, 보통 여름기온은 24도에서 25도 정도됩니다.

아침에는 가디간 하나 걸치고 나갔다가 오후에는 벗고 다니곤 합니다. 그래서 냉방시설이 잘 안되어있습니다.

저희집에는 선풍기조차 없습니다.

 

한 삼 사일정도 30도를 웃도는 기온이 되더라도, 어느날 밤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려 더워진 대지를

식혀주고 나면 다시 예년 기온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겨울은 뼛속깊이 파고 드는 습한 추위로 기온은 그리 낮지 않으나 체감온도는 휠씬 낮습니다.

지금은 많이 적응되어 괜찮지만 예전 파리에서 겨울나기는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오후 4시 반이면 어둑해지는 대지, 낮인지 저녁인지 구분 안되는 어둡고 습한, 더군다나 긴겨울을 진저리치며 보냈던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춥다고, 덥다고 아우성쳐봤자 소용 없습니다. 인간의 의지로 어쩔수 없는 기후라 맞출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파리 날씨지만 이제는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삶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올것이고, 더워도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올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건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니 매서운 추위와 찌는듯한 더위도 좀더 여유롭게 받아들일수 있게 되었답니다.

희망을 품은 마음은 환경에 쉬이 흔들리지 않을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제[월요일] 한여름 같았던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파리근교에 있는 쏘 공원을 찾았습니다.

사는집 옆에 있는 공원입니다. 이공원은 계절마다 자주 포스팅하곤 했었는데요,

오늘은 풍경과 함께 여름 같은 날씨를 즐기고 있는 파리시민들의 모습을 중심으로 해보았습니다.

최대한 초상권 침해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눈치껏 찍은 파파라치[?] 사진임을 고백합니다.

 

풍경속에 사람을 담고 싶은 유혹은 갈수록 더심해지는듯합니다. 사진속에 사람을 담을수 있다면,

더군다나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어떤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다는건 저같은 블로거에게는 

아주 매력적인것입니다.

 

2주간 부활절 방학이 시작된 어제[월요일] 파리근교 쏘공원에서 여름같은 봄을 즐기고 있는

파리지앵[남성]과 파리지엔느[여성]들의 모습입니다. 

                                              

드넓은 잔디밭에서 온갖 운동을 즐깁니다. 방학이라 아이들과 때를 맞추어 휴가를 낸 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아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듯한 젊은이들,, 머리모양이 7,80년대에서 온 사람 같습니다.

 

청소년들인듯한데 병에 물을 채워 서로 뿌려주는[?]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한여름같은 풍경입니다.

 

그옆에서 독서에 열중인 어떤 아저씨

 

참한 처자들 같습니다.

 

 

 

평일인 월요일 오후의 풍경치고는 한가롭습니다.

 

 

 

그야말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같습니다.  

 

 

이지역에는 부자들이 많이 산다고 합니다. 공원  관리비의 일부를 그들이 세금으로 담당한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많습니다.

 

 

멋진 남자 사람이 멋진 개를 산책시키고 있는중입니다.

 

아이가 너무 귀여웠습니다. 뒤에 있는 사람이 엄마인듯했습니다.

 

 

프랑스의 공원의 나무들은 저렇게 단발머리 자르듯 가지런하게 깎아놓은게 인상적입니다.

잠시 이공원을 소개하자면요,

                             17세기, 태양왕이라 불리웠던 루이14세의 왕정에서 재무부를 담당하고 있던 Jean Baptiste COLBERT라는

                    사람이 이 지역을 사서 베르사이유 궁을 꾸몄던 건축가들과 예술가들을 동원해서 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프랑스 혁명 당시 대부분 파손되었고, 그이후 농경지로 활용되고 있다가

                                    1828년 즈음에 다시 Trevise 후작에 의해 성과 공원이 재건축되어졌다고 합니다. 

                    1차 대전이 끝나고 난뒤 1923년에 Seine지역에서 사들이면서 1925년에 문화 유적지로 등록되었습니다.

 

                               17세기와 18세기 동안 귀족들의 개인 소유였던 공원은 20세기 들어서면서 공유지가 되어

                                            파리 및 그 외곽에 사는 이들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전체 181헥타르[54만 4천 4백 98평]로 되어있고,

                                   파리 외곽의 세도시인 Sceaux, Antony, Châtenay Malabry에 속해져 있읍니다. 

 

 

 

 

"누구일까? 저 성의 주인은?"이라는 광고카피와 함께 그림처럼 깎아놓은 나무들이 화면 가득

잡히는 한국의 모아파트 CF의 배경이된 곳이기도 합니다. 성은 1937년에 일드프랑스 박물관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다시 클로즈업 시켜봅니다. 다들 선남선녀들입니다.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조깅녀입니다.

 

멀리 와보았습니다. 호수인데, 여기서 낚시를 합니다. 커다란 잉어 같은것이 잡히기도 한다는군요.

 

호수에서 낚시하려는 부자

 

이공원의 백조는 아주 성질이 고약하답니다.

오리를 그렇게 못살게 군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우아한척하지만 속으로 갈퀴 요동치는듯한 성질머리가 그대로

발현되나 봅니다.

일요일에는 오리를 물어 털이 한웅큼이나 빠지기도 했다는 소리를 함께

산책한 분에게서 들었습니다.

 

또 저렇게 오리를 괴롭히려고 뒤쫓아 가나봅니다.

멀리서 우리들이 궁시렁거리니 알아들었는지 더이상 쫓아가지 않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한 아짐들은 주로 이런 이야기들이 주제가 됩니다. 

 

정말 멋진 조깅녀였습니다. 앞모습을 담고 싶었지만ㅠㅠ

 

체리나무가 우거진 곳인데, 왠지 도닦을것만 같은 젊은이들입니다.

 

이 사진기도 이런 장면연출이 가능할줄 몰랐습니다. 너무 신나서 하나 올려봅니다.

밑에 벌레가 매달려 있는것도 보이시지요?

 

아름다운 [여름같은] 봄 풍경인것 같습니다.

 

여기는 무슨 블랙 종결자들의 모임인것 같았습니다.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름같던 봄날의 끝자락에서 하늘 높이 치솟고 있던 분수가 어느틈에 바람결에 날려 꼬맹이들의 조그마한

몸을 때리자 깔깔~거리며 뛰어가는 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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