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G8 의장국인 프랑스를 보며 국격을 생각하다

파리아줌마 2011. 5. 31. 08:28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양일간 G8정상회의가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인

도빌[Deauville]에서 있었습니다.

경찰, 헌병, 군인 1만 2천여명이 동원되어 삼엄한 경비속에서

치루어졌다고 합니다. 빈 라덴 사망과 지난 4월 18일, 모로코,

마라케쉬에서 테러로 프랑스인들이 희생되는 일련의 일들을 겪고난뒤라

더욱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합니다.

 

또한 프랑스 당국이 우려했던것은 반세계화 시위대들이었습니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도빌에서의 모든 시위는 금지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시위를 안할리는 없지요.

 

G8 정상회담이 열리는 그전주에 도빌 인근 도시인

르아브르[Le Havre]에서 G8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도빌 바닷가를 걷고 있으면 르아브르 항구의 뱃고동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곳에 있습니다.

 

6천명정도 모인 시위라고 하는데요, 시위 중간에 검은 복면을 쓴 젊은이들이 나타나 상점 유리창을 깨기도 했지만 경찰은 한명도 연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G8반대 콘서트이후 일요일 새벽에 은행 유리창을 깬 젊은이 두명이 경찰에 연행되어 4개월 집행유예에 105시간 사회 봉사 명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G8회담 기간동안 르아브르[Le Havre]에서, 그리고 또다른 인근 도시인 깡[Caen]과 파리에서 산발적으로 시위가 있었다고 합니다. 시위를 주도했던 안티 G8 위원회 회장은 프랑스 당국의 지나친 안전조치가 유감스럽지만 <만족한> 시위였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G8을 반대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을 회의지요. 하지만 시위를 통해 반대 의사를 정확히 전달한것입니다.

시위를 통해 의견을 관철시킬수도 있겠지만 제가 본 프랑스의 시위는 대부분 집단적 의사 표현이었습니다.

 

내가 세상을, 누군가를 변화시킬수 없습니다.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 때문에라도 변화되기 힘들것입니다. 그건 인간이 가지는 욕심이자 교만일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편하게는 할수 있을것입니다. 그게 의사 표현입니다. 아닌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그다음은, 그결과까지는 관여치 않는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표현도 이해관계에 얽히게 되면 쉽지 않겠지요.

 

국격이란?

 

이번 G8정상회담을 보며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G8와는 격[?]이 다를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작년 G20의장국이었던 우리 정부는 <국격> 운운하며 행사를 앞두고 하루하루 근건히 살아가는 노점상을 철거했으며, 당시 홍보 게시물에 쥐그림을 그려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았던 강사는 얼마전 벌금형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외국인을 만나서 해야될 행동지침까지 하달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에 손님이 오면 물론 예의 바르게 대해야겠지요. 그런데 그로 인해 피해입는 이도 있을수 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것은 아니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국격>은..이른바 <격>을 갖춘다는것은 소외되고 빈곤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을 구속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홍보물에 쥐그림 하나도 허용하지 못하고, 외국인들 보기에 부끄럽다고 노점상을 철거하면서 <국격>을 일컫는건 아닐것입니다.

 

적어도 국격을 이야기하려면 프랑스처럼 허가받고 하는 시위는 폭력적이지 않는한 경찰들의 보호를 받아가면서 하고, 더러 안티들에게 감옥의 동성애자로 그려지기도 하는 사르코지 대통령까지는 아니더라도, 쥐로 그리던, 다른 어떤 모습으로 풍자를 하던 표현의 자유로 인정받아야되지 않나요?  그리고 저소득층에게도 비교적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수 있는 사회제도가 갖추어져 있어야되지 않을까 합니다. 

 

지난해 G20이 있을때 한국에 있던 르몽드지 특파원은 <G20 의장국인 한국의 기적>이라는 기사를 싣었습니다. 그기사에 현 한국사회의 명암을 정확히 보도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경제성장 이면에 있는 불평등과 소외,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강압정책까지도 거론했습니다. 그러니 <국격> 운운하며 가리지 않아도 됩니다.  

어쩌면 <국격>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시선을 신경쓰기보다는, 그런 상황을 이용해 어리섞은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 꺼낸 말같기도 합니다.

 

파리에 온 대통령이 반갑지 않아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이 파리를 다녀갔습니다. 파리 7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7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어떤 한국분은 대통령이 오는데 함께 영접하자는 대학측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것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교민 간담회 참석자들의 신원을 조회하는 이는 교민 붙들고 4대강 반대 시위가 있는지 캐묻고 다니는 현실에서 나랏님이 온다는게 반갑기는 커녕 불편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답답한것은 독일교민들의 4대강 반대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검은 양복을 입은 이들이 나타났다는게 부끄러운 일인데, 시위했다는 자체를 나쁘게 여기고, 현정부에 대해 가지는 시민들의 울분을 이야기하니 어느때나 울분은 있었다고 일축해버리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먹고 자살했다고 하는 이들이 있다는것입니다.

 

힘있는 자들의 논리에 길들여 키워지고, 세뇌되어 자기최면속에 빠지면 판단하기 쉽지 않을것입니다. 아니 명암을 구분하고 싶지 않을것입니다. 그속에서 누리고 있는 자들이라면 더 하겠지요.

 

이명박 대통령을 보며 어떤 고정관념이 심어지려고 합니다. 사업을 한 사람은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자꾸 의식속에서 자리를 잡아가는듯합니다. 단정짓고 고정시키는건 위험한것인데 말입니다. 대통령이라면 사람 위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될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약속한건 지켜야될것입니다. 오늘 반값 등록금 시위로 경찰에 의해 사지가 들려 나가는 대학생들을 보며 답답하고 안타까워 <국격>을 따져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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