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이유?

파리아줌마 2011. 5. 25. 08:45

교회 주일학교에서 성경귀절을 암송하며 자라고 있는 작은 아이는

얼마전 학교에서 선사시대에 대해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로마뇽인, 호모 네안데르탈인등을 익히며, 인류의 조상이

원숭이였음을 배웠다며 적잖이 혼란스러워했습니다.

교회에서는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데, 진화론은 눈으로 보여지니

헷갈린다고 합니다. 엄마의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이야기해 주어야 되나

싶어 고민을 하다가는 겨우 짜낸말이 <사람의 조상이 원숭이라는게

엄마는 싫어>라는 알량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문득, 저또한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웠지만,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게 무척 불편하게 느껴지더군요. 물론 아이가 혼란스러워하고,

신앙을 가지고 있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적지는 않겠지요.

 

종의 기원을 발표한 다윈은 생물학자였고, 과학자였지만 그가 탄생시킨 이론은

창조론이 지배적이었던 인류의 기원을 뿌리채 흔들어놓았습니다.

 

얼마전 프랑스인과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잠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그는 바로 카톨릭을 공격하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입증된것은 아니고 비록 그렇다손치더라도

공식화 할수 있는 이야기는 못되지요. 이럴때는 심증만 가지고 있을뿐입니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부분이었지만 일리있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사제의 말을 안들으면 지옥간다고 우매한 백성들을 협박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가지고 있던

땅을 내어주면 면죄부를 얻게 되는 카톨릭 권세에 눌려있던 유럽 사회에 진화론은 샘물과 같은

역할을 했을겁니다. 더군다나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을 믿으라하던 것과는 달리 정확한 이론과

물증까지 내어놓았습니다. 카톨릭의 맹신에 염증을 느끼고 합리성과 이성에서 인간을 되찾고자 했던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겠고, 카톨릭 세력을 무마시킬수 있는 이론이었을겁니다.

 

최근 들어 학교 교육에 진화론 반대하는 주장들이 나와

 

프랑스는 1950년대부터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당시는 별다른 논쟁이 없었고 자연스레 학교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최근들어 진화론 학습을 반대하는 주장들이 일어나고 있답니다.

 

미국은 이미 진화론을 반대하고 나섰고, 유럽인구 40%가 삶의 원천을 찾기 위해 성경의 <창세기>로 기울어지고 있고, 정치적인 논쟁이 되기도 한답니다. 2006년 폴란드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진화론은 거짓"이라고 주장했고,

2008년 이태리에서는 초 중등학교의 진화론 학습을 없애는 법안이 제안되기도 했으며, 그리고 네델란드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곳이 있다고 합니다.

 

다윈의 탄생 2백주년이 되고, 종의 기원이 세상에 나온지 150주년이 되는 2009년 프랑스에서는 진화론 학습에 의문을 갖는 논쟁들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고등학교에서는 이슬람교 학생들이 진화론을 대하면 갈등을 겪게 된다는것입니다. 모든 종교는 진화론에 반대할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진화론을 가르쳐야되는 교사들도 힘들다고 합니다. 인간의 기원은 원숭이에서 나왔다는 것, 하지만 같은 수준은 아니라는것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합니다. 결국 이는 인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게 되기 때문이라는겁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종교가 본연의 모습을 망각하고 힘을 가질때는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절대자가 개입되어 있기에 무지한 백성을 현혹시키기 어렵지 않습니다. 오로지 인간의 욕심이 허울좋은 신앙과 믿음으로 포장되어 부패의 온상지가 되었지요.

 

2007년 터키의 이슬람교도인 Harun Yahya씨는 진화론에 반발하며 창조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다윈의 진화론이 나치와 공산주의를 만들어냈다는것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창조론자들에게 그는 전세계를 이슬람화 하기 위한 창조론 주장일뿐이라는 비난만 받았습니다.

 

만약에 카톨릭에 대항하기 위한 진화론 학습이라면, 반대를 위한 반대로 악순환의 연속밖에 안되겠지요. 그안에는자라는 아이들이 있다는것도 염두에 두어야할것입니다. 종교든 이론이든, 인간을 위하는 본연의 빛깔은 퇴색된채, 항상, 오로지 세력다툼하는 인간들만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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