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공원 호수에서 본 프랑스인의 낚시문화

파리아줌마 2011. 6. 3. 08:44

오늘[2일], 프랑스는 예수승천일로 공휴일이었습니다.

초등학생인 둘째는 이른바, 징검다리 휴일로 일요일까지 내리

놀게 되니 작은 방학이라할만합니다.

 

휴일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자니 슬그머니 드는 의문이,

정교분리 국가인 프랑스가 왜 예수 승천일은 공휴일로 정했나 싶더라고요.

마치 호기심 많은 젊은이처럼 고등학생 딸아이에게 이를 이야기하니,

맞장구쳐주더니만, 어쨌든 학교안가니 좋은것이라며 결론을 내렸습니다.

 

트위터 통해서 듣자하니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도

오늘 예수 승천일로 공휴일이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공휴일답게 보내기 위해 아는 한국 가정들과 사는집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조촐한 소풍을 갔습니다. 품앗이로 아이들 한글 공부시키는 엄마들과 2010-2011 시즌 종강파티겸 모인것이었습니다.

 

기온은 25도로 더운 날씨였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햇살은 더없이 찬란하게 공휴일을 맞은 대지를 비춰주었습니다.

너무 가물어 비가 와야되는데 연이어 햇살만 내리 쬐어주니, 오늘 같은날 공원으로 소풍간 이들은 

좋았지만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잔디밭에서 한참을 놀다가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곳에서 무지개를 보았습니다 .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더군요.

 

바람결에 물줄기가 움직이니 무지개도 함께 따라 움직입니다.

 

 길을 따라 내려가면 큰 호수가 나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습니다.

 

공원 호수에서 자주 낚시하는것을 보았는데,

아마 큰놈을 잡았나봅니다.

 

 

대단한 놈을 잡았나 봅니다.

대충 보기만 해도 크기가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 침낭같은데 싸서 급하게 어디를 갑니다.

 

사람들이 일렬로 서서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물에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내려와 방금 잡은 물고기를 방생하고 있습니다.

고기 크기가 대단합니다.

 

그런데 방생을 하는데 무슨 대단한 의식을 치르는것 같습니다.

침낭에 눕혀 물고기 몸을 일단 물에 천천히 적셔주고는 아주 조심스럽게 호수안으로 흘려보내더라고요.

그손길이 너무 정성스럽고 부드러워 낚시에 문외한인 저는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왜 풀어주는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이라고 답합니다. 

 

물고기는 포물선을 그리며 살던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어떤 물고기인지 함께 있던 분에게 물어보니 수염이 있으니 잉어가 아닐까 하더라고요.

아마~~^^

 

이번에는 그물에 걸려온 물고기들입니다.

 

 

살아서 파득파득거립니다.

그중에 큰 놈이 섞여있습니다.

 

 

파득거리다가 한마리가 아웃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생명에는 별 지장없을것 같습니다.

 

큰놈을 먼저 건저 물에 내려줍니다.

 

저 같으면 휙~ 던졌을것 같은데 왜 이렇게 조심스럽게 하는지 의아했습니다.

물이 닿는데까지 손을 뻗어 큰놈을 내려줍니다.

 

모조리 방생합니다.

그런데 조그마한 물고기는 던지더라고요.

매운탕[?] 생각이 날만도 한데,, 그냥 죄다 풀어줍니다.

 

 

공원에 산책온 꼬마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동이에 있는 물고기들을 보더니

자기들도 던져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이에 낚시꾼은 <그러라> 하고는 <물릴수도 있다>고 농담을 합니다.

 

아이들이 신났습니다.

 

저 젊은 낚시꾼에게 또 물었습니다.

<왜 가져가지 않으세요?>라고 하니,

<잡아서 풀어주는게 즐겁다>고 합니다.

 

예전에 운전 면허증이 있는것처럼 프랑스에 낚시 면허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일종의 낚시증으로 1,2 카테고리로 나누어 숭어와 연어가 있는 강과,

잉어과가 있는 강에서 낚시할때는 낚시증이 있어야된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물며, 장비들을 압수당한다고 합니다.

 

낚시면허증이라고 해서 무슨 시험이 있는것은 아니고, 금액을 지불하면 됩니다.

 1년에 어른은 60유로[8만원]부터, 그리고 12세에서 18세는 10유로[만오천원],

12세 미만은 2내지 5유로라고 합니다.

 

형제 같아 보이는 저 낚시꾼[계속 낚시꾼이라고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들은

가족들과 함께 온듯했습니다.

두사람 다 젊은 아빠들 같아보였습니다.

아기가 아빠가 낚시하는것을 엄마품에 안겨 지켜보고 있습니다.

 

요즘 프랑스 젊은이들 사이에 스트리트 피싱[street fishing]이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곳에 앉아서 하는 전통적인 낚시가 아닌 도심에 있는 운하나 강에서 ,

그야말로 거리를 다니듯 낚시를 하는것이라고 합니다.

 

5월말에는 프랑스 지방도시인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스트리트 피싱 경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5년전부터 낚시 협회들을 통해 구조적으로 발달되어왔답니다.

 

스트리트 피싱 경기를 보니 잡은 고기의 길이를 재고,

손에 들고 사진을 찍고 나서는 방생을 하는데 저분처럼 조심스럽게 물안으로 흘러보내더라고요,

 

왜 그렇게 조심스러운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잠시나마 지상으로 나온 물고기를 다시 물안으로 보낼때는 갑작스럽게 몸에 물이 닿게 되면 체온의 변화로

쇼크를 일으킬수 있으니 찬찬히 물고기 몸에 물을 뿌려주며 흘려보내는것 같고요,

 

그냥 물안으로 던지지 않는 이유는 어떤 무게 나가는 물체가 높이 쏟았다가 물에 닿게되면 지상보다

더한 충격이 가해진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살포시 물고기를 내려놓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짐작일뿐입니다.

  

집 근처 공원이라 자주 들렸지만 낚시로 물고기 잡은것은 처음 보았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잡은 고기를 조심스럽게 방생하는 모습이 좋아보였습니다.

 

바다낚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프랑스인들은 잡은 물고기는 항상 풀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잠겨있는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가 무슨 맛이 있겠냐고~~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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