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프랑스로 돌아온 스트로스 칸 뉴스 출연해 입장 밝혀

파리아줌마 2011. 9. 20. 07:28

성폭행 사건의 스트로스 칸 티비 뉴스에 출연해서 결백을 주장 

 

지난 5월 프랑스인들은 차기 대권후보로 유력했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뉴욕에서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했던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에 경악했습니다. 또한 수갑찬 그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많이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난뒤 그를 고발했던 호텔 여종원이 진술이 번복하고

있어 믿을수 없다고 판단되면서 뉴욕에서 가택연금되어 있던

스트로스 칸은 풀려날수 있었고, 공소 취하로 2주전 프랑스로

돌아왔습니다.

 

꼭 드라마가 비현실적인것만을 다루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얼마든지 현실에서 일어날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곤 하지요.

경악과 반전을 준 스트로스 칸 성폭행 사건은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지난 5월부터 프랑스에서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Dominique Strauss-Kahn의 성폭행 사건은 그의 이름 첫이니셜을 인용한 데에스까[DSK] 라고 불리며,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었습니다.

 

4개월만에 자유의 몸이 되어 프랑스로 돌아온 그가 지난 일요일[18일] 침묵을 깨고 프랑스인들앞에 섰습니다.

프랑스 민영방송국인 TF1사의 20시 뉴스에 출연했는데, 많은 이들의 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던 만큼 천 삼백만명이 시청을 해 2005년 11월 외곽 지역 소요사태이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토요일 저녁 프랑스인들과 식사를 했었는데, 다음날 있을 데에스까의 인터뷰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될것이라며

두사람이나 기자들에게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들에 의하면 내년 대선이 그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일것이라며 놓칠지 않을것같다고 추측했었습니다. 그럼 내년에 있을 대선 출마의 의지를 표명한다는것일텐데요. 그것을 보고 충격이라고 했나 봅니다. 그래서 그날 꼭 시청하리라 하고는 본방송은 보지 못하고 오늘 동영상을 통해 보았습니다. 일단 그들의 짐작은 틀렸습니다. 데에스까는 사건이 있기전에는 대선에 출마할 생각은 있었지만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저녁 8시, 화려한 조명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는, 짙푸른 어스름이 내려져 있는 파리를 배경으로 짙은 색깔의 정장을 입은 데에스까는 장엄한 표정으로 진행자의 질문에 답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분장한 그의 깔끔한 모습에는 4개월전의 미국 유치장에서 보았던 그가 더이상 아니었습니다.

 

진행자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하니 그가 그동안 침묵을 지킨 이유는 프랑스인들에게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서였답니다. 그리고는 "어떤 폭행도, 어떠한 강압도 없었다"며 검찰의 보고서를 들어보이면서 이야기하더군요. 그리고 "부적절한 관계 이상으로 도덕적인 잘못"이었다고 시인하던데, 어째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치고는 너무 당당한 표정이더라고요. 그게 당당함인지 뻔뻔함인지는 좀 헷갈릴 정도로요~ 

 

어쩌면 그동안 자신은 책임을 치렀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잘못을 시인하지만 사과는 하지 않더군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든가, 상투적이나마 그런 것은 찾아볼수 없었습니다.   

 

그는 부인의 지지가 없었다면 견디지 못했을것 같다고 하면서 그녀를 힘들게 했다고 하고는 스스로 원망스럽다며 그때는 고개를 숙이고 숙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의 부인은 프랑스의 유명한 앵커였습니다. 유대인 집안으로 갤러리 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번 재력가입니다.

 

그는 자신을 철저하게 변호했습니다. 호텔 여종업원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고, 현재 프랑스에서 성폭행 혐의로 소송중인 트리스탕 바농과의 일도 그녀의 상상일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페미니스트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한답니다. 하지만 그모든것이 거짓이었다며 그건 자신의 변호사가 이야기한게 아니고 검찰이 밝힌것이라고 연신 주장했습니다.

 

미국 경찰이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강하게 대한것에 그는 아주 무서웠다고 합니다. 굴욕적이었고, 짓밝히는 느낌이었다고 하더군요. 이번 일을 통해 많은 것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고통을 보았다면서 이런 가벼움[여성과의 관계]은 영원히 버렸다고 하더군요. 그가 정말 상처받았던건 그의 힘을 이용하여 사람관계를 해오고 있다는 소문이었답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항상 존중했으며, 사람과의 관계에서 한번도 권력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함정과 음모에 대한 질문에 "함정은 가능한 일"이고 "음모는 지켜볼 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국제 통화 기금 전 총재직을 수행했던 이로서 현재 프랑스의 경제 위기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을 내어놓더군요. 그리고 어떤 후보도 되지 않을것이고, 쉬면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날 방송국앞에서는 페미니스트 50여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아

 

지난 5월 사건이 터지고 많은 프랑스인들이 음모와 함정이라고 그를 변호했었는데, 이번 인터뷰의 반응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인터뷰 진행자가 데에스까 커플의 절친이었다며 네티즌들은 짜고 한 방송이라고 비난을 하더군요. 네티즌들은 코메디언, 쇼, 거짓이라고 했으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여성들도 뉴스에 출연시켜 말할 기회를 주라고 했습니다. 프랑스 언론들도 그가 밝힌 내용의 모호함을 지적하면서 이기적이고, 진지함이 부족했던 인터뷰였다고 일제히 비난하더라고요.

 

개인적인 생각에 그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방송에 출연을 한것 같았습니다. 죄가 없다는것을 확인시켜주고 싶었던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그것 하나만으로 그는 정치 생활을 그만 두고자 하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진행자의 멘트가 끝나고 나서 그는 눈을 지그시 한참 동안 감고 있었습니다. 숙제를 다했다는 생각이었는지, 아님 회한이 밀려와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운은 남더군요.

 

제눈에는 전형적인 정치인이었습니다. 거침없고, 당당한, 그리고 자기변호를 위해서라면 어떤 말도 서슴치 않고 할수 있을것 같은 정치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번 사건만 없었다면 충분히 사르코지를 대적할만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살짝~ 들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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