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의 추석날, 가족들은 각자의 터전으로 나가고,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눈물 지으며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트위터에서 프랑스 원전에 폭발 사고가 났다고 걱정하는
멘션들이 올라오길래 <뭔일인가> 싶었습니다. 무슨 믿음인지는
몰라도 별로 놀랍지도, 근심스럽지도 않고 단지 궁금하기만 하더군요.
그래서 뉴스를 찾아보니 원자력 발전소가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남부의 Marcoule 지역 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있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의 어떤 가마가 폭발해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부상자중 1명은 큰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고 초반에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언론이
붙인 <원전폭발사고>라는 제목은 너무 구체적인것 같습니다. 6개월전에 있었던 무시무시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었기에 전세계적으로 예민한 부분인데 갑자기 프랑스 원전폭발이라니 관심이 집중될수밖에 없겠지요.
원자력 관련 기관에서 일어난 것이라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하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원자력 발전소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이 같을수는 없지요. 그것도 최저 수치의 방사능을 처리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통신사의 첫기사 제목은 <원전 지역>에서 폭발이라고 했더군요. 여지는 남겨두었더라고요. 처음에 정확한 정보 없이 쏟아낸 기사라 이해하고 보더라도 <원전폭발>이라는 문구는 지나친것 같았습니다.
각설하고, 인터넷으로 소식을 찾아보고는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티비를 틀어 보았습니다.
남불의 화창한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방폐장 앞에는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몇몇 있었고, 여성 앵커는 지역 국회의원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는 프랑스 원전이 너무 오래되었지 않냐는 질문을 했고, 국회의원은 어쨌든 최대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프랑스는 이런일이 있으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는한 시끄럽게 떠들지 않습니다. 부상자들이나, 인근 지역에서 어떠한 방사능이 나오지 않았고, 누출의 위험도 전혀 없다고 합니다.
폭발 사고가 있고 하루가 지난 오늘, 르몽드지에 올려진 Marcoule시의 모습은 차분했습니다. 동료를 잃은 방폐장 직원들은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고, 까페에 있는 어떤 할머니는 겁내면 어떻게 살아가냐고 하더군요. 그리고 어떤 주부는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시장이나 지역에서 미리 알려주지 않은것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방폐장 가마 폭발은 핵사고가 아닌 산업재해
아직 열기 때문에 조사하러 들어가지 못해 정확한 이유를 알수는 없다는데, 추측하기로는 지난주 가마가 잦은 고장을 일으켰고, 사고당일 사망한 직원이 용해되지 않고 뜨거워진 금속을 광물질 막대기로 건드리고 난뒤 몇초 있다가 폭발한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핵사고가 아닌 산업재해라고 하더군요.
제가 봐도 산업재해인것 같고, 프랑스 네티즌들도 이같은 결론에 반대하지는 않던데요, 원전에 대해 비아냥거리거나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원전을 반대하고 있는 프랑스 단체들은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고 있고, 핵 관측소는 유럽의 원전에 대해 위태한 상태를 나타낼때 쓰는 표현인 "디모클레스의 검"이라고 했습니다.
르몽드지는 이번 사고로 원전에 대한 논란이 새롭게 일어날것이라고 하더군요. 위험 부담이 있는 원전을 없앨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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