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학교 아닌 시청에서 관할하는 프랑스 학교 급식

파리아줌마 2011. 10. 11. 06:48

시청에서 모든것을 관할하는 프랑스 유치원, 초등학교 급식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 논란을 보며 프랑스의 급식과 관련지어,

다소 격앙된 어투의 글을 썼더랬습니다. 워낙 논란이 된것이라 그런지

주기적으로 기고하는 한국의 모잡지사에서 프랑스의 학교 급식에

대해 알아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는 이것 저것 알아보는데

좀 놀라웠던게 유치원, 초등학교의 급식에 관해서는 모두 시청에서

주관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지자체가 발달된 프랑스라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이미 여러번 언급했던것처럼 차별급식하는

프랑스에서 행정적인 처리는 학교가 아닌 시청에서 하고 있습니다.

 

시청에 학교 업무과가 있어 급식비 책정, 청구, 지불받는것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학교에서는 학생이 몇 등급짜리 급식을 먹는지, 생활 수준까지 아무도 알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게 급식 메뉴정하는것도 시청에서 관할하고 있었습니다. 학교별로 급식하던것을 급식회사로 옮겼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파리 남쪽 외곽 지역인 앙토니에 있는 공립 학교들의 급식은 elior그룹에 있는 단체급식 회사인 아버낭스[AVENACE]에서 관할하고 있는데, 이회사는 시청과 협약을 맺은 파트너 회사로,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태리.아일랜드의 회사 식당과 학교, 그리고 병원, 양로원 등, 단체식당의 식단을 짜고 음식을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9월, 작은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교장에게 잡지사 글을 위해 학교 식당에서 학생들이 급식하는 모습을 사진찍고, 인터뷰에 응해줄수 있냐고 물어보니 주말에 있는 교사 학부형회의가 끝나고 나서 하자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마감일을 살짝~ 넘겨버리지만 다녀오자 마자 재빨리 송고하기로 했더랬습니다.

 

잡지사측에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교사 학부형회의때 급식에 관한 이야기 나온 것을 글에 언급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회의에 참석해도 한번도 급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의아해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청에서 모든것을 주관하고 있기에 학년 초에 있는 교사 학부형 회의에서는 거론되지 않았던것이었습니다.

 

두달마다 시청에서 열리는 식단 위원회

 

그래서 시청 사이트를 뒤져보니 마침 며칠뒤 식단 위원회가 열리더라고요. 그래서 시청 학교 업무과에 참석할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사이트에 있는 날짜와 실제 날짜가 맞지 않는것이었습니다. 실제 날짜에 맞추면 글을 보낼 시간을 많이 넘기는것이었습니다.

 

학교 급식 식단을 어떻게 짜는지 생생한 현장을 담아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많이 아쉬워하니, 학교 업무과 직원은 감~사하게도 시청 교육 보좌관인, 쟝 이브 르 브뤼스[Jean-Yves Le Bourhis]씨를 만날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는 2달마다 시청에서 열리는 식단 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르 브뤼스씨를 만나 급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파리 남쪽 외곽, 앙토니 시청의 교육 보좌관인 쟝 이브 르 브뤼스[Jean-Yves Le Bourhis]

 

르 브뤼스씨는 아이들 급식에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있는 질좋은 식사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메뉴는 4개 혹은 5개의 종류로 구성하고 있답니다. 전식[주로 신선한 야채], 본식은 고기나 생선,

익힌 야채를 곁들이거나 전분을 넣은 계란,  그다음 여러 종류의 치즈, 혹은 야구르트, 그리고 후식은 과일이나 케잌, 크림으로, 항상 균형있는 식사가 될수 있도록 애쓰고 있답니다.

 

시청에서는 아이들 급식을 위한 또다른 노력으로 품질 인증 받은 고기, 그리고 미리 삶거나, 요리하지 않은 신선한 야채를 그자리에서 바로 요리해 배달하는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앙토니에서 가까운 프렌느[Frenes] 지역에 있는 급식회사인 아버낭스[Avenance]분점에서 급식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르 브뤼스씨는 요즘 학교 급식에 배달되는 빵은 바이오 제품이라고 합니다. 시청에서는 바이오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재료들도 점차적으로 학교 급식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급식 메뉴를 만드는 식단 위원회는 지역에 있는 두 명의 학교 교장과 학교가 없는 수요일에 탁아기능을 하는 레저 센터의 회장 두 명, 학교 급식 서비스 대표 세명, 급식 전문가 두 명, 급식회사 두 명, 그리고 학부형 협회 대표

두 세명으로 구성되어 제일 먼저 학부형들이 가정 연락부에 적어놓은 급식에 대한 지적 사항부터 체크한답니다.

 

예를 들어 생선 가시가 나왔다든가, 잘익지 않은 과일이 나왔다는 등의 문제가 있을시에는 급식 회사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이런 토의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점을 개선하게 되는데, 또한 고기가 질기다는 의견이 있으면 급식회사에서 다른 방법으로 조리해서 위원회 구성원들과 함께 시식 시간도 가지며 나은쪽으로 선택한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식재료가 나오면 함께 시식해보기도 하고, 한번 구성한 식단은 다른 음식과 균형이 맞는지 살피고 조금씩 수정해나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르 브뤼스씨는 아이들에게 학교 식당은, 모르거나, 약간 알고 있는 식재료들과 함께 다양한 음식의 맛을 배우게 하는데에 기여해야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는 주기적으로 식품에 대한 문제점이 없는지 분석, 체크하고 있으며,문제점을 살피기 위해 자주 학교에 가서 급식을 먹어보곤 한답니다.

 

                                                                              시청 식단 위원회 서류, 식단을 짜고 수정한것들이 눈에 띄기도~

 

제가 살고 있는 앙토니 시는 유, 초등학교의 모든 행정 업무뿐만 아니라, 급식 식단까지 맡고 있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학교 자체에서 급식하기도 있고, 회사에게 맡기도 하는 등, 각 학교에서 알아서 한답니다. 하지만 급식비 책정과 청구, 지불은 시청에서 관할한다고 합니다.

르 브뤼스씨는 시청에서 어린 학생들, 즉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육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너무 길어질것 같아 초등학교 급식 현장은 다음에 올리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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