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파리 센강변에 애매하게 놓여있는 한국지도

파리아줌마 2011. 10. 18. 06:48

야후 메인을 통해서 들어오신 분들,

야후에서 붙인 자극적인 제목인 나라망신이라는것과 

제가 쓴 글의 의도는 다릅니다. 외국에 있는 우리 나라

관련된것들 중 사소한 것 하나라도 신경썼으면 하는 의미에서

작성한 포스팅이지 나라 망신이라는 생각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알고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파리 센강변에 한국 지도가 잘못 놓여있다고 해서 가보니

 

지난 여름 프랑스의 케이팝 창간호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었던것이

문제시 되면서 편집장은 2호에 정정기사를 내보내겠다고 했고,

얼마후 다음 호가 발간되고 나서 어떻게 수정되었나 궁금해서 잡지를

사보니 일본해와 동해를 함께 사용하겠다는 찝찝한 사과문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다소 격앙되어서는 남편에게 이야기 해보니, 남편은 파리의 센강에

있는 한국 지도도 거꾸로 놓여져 있다고 합니다.

 

6 25때 참전해서 사망했던 프랑스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것으로 조각된

한국 지도가 세워져 있는것을 지나치면서 본적은 있었지만 그간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더랬습니다.

 

남편은 한국 지도 좌우가 잘못 배치되어 있다며 단호하게 확신을 하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설마 그럴리가 있겠나 싶었지만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잘못 알려진것들이 방치된채 있다는것을 알기에 반신반의하며 찾아가 보았습니다. 

 

일교차가 꽤 있었지만 낮에는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는 지난 금요일,

센 강변에 놓여있다는 한국지도를 찾아나섰습니다.

예전에 본 기억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었습니다.

낙엽이 뒹굴고 있는 센강변은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파리시청에서 센강변을 타고 내려오다 보면 Cité des Arts[예술관]가 있는 근처에서 한국 지도를 만날수 있습니다.

그날 날씨가 좋아서인지 센강변의 고서적상들은 문을 연곳이 많았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두리번 거리다 보니 멀찍이서 우리 나라 지도가 보이는듯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남편 말이 맞았습니다.

속으로 쯧쯧, 세상에나~ 하면서 사진기를 꺼냈습니다. 

 

지도가 완전 반대 방향으로 있었습니다.

우리의 죽은자들에게

한국

인도차이나

알제리

라고 적혀있습니다.

 

그외에 아무런 문구를 발견할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쪽은 어떻게 되어 있나 살펴보니,

 

 

센강을 바라보는 방향에서는 한국이라는 표시와 함께 지도를 제대로 배치해 놓았던것입니다.

그러면 그렇지 아무렴 남의 나라 지도를 그렇게 함부로 잘못 놓아두었을려고 싶었습니다만,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나서도 편안해지지가 않았습니다.

 

ONU라면 유엔에서 만들어놓은 것이라는건데요.

1950년에서 1953년까지 한국에서의 프랑스 전투원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습니다.

 

한국의 불어명이 확실히 새겨져 있었고, 휴전선까지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안쪽에서 센강변을 바라보아야만 제대로 된 지도가 되는것입니다.

그런데 차량들과 사람들은 안쪽보다는 강변쪽에서 더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차라리 한국 지도가 아닌 인도차이나나 알제리 지도를 만들어 놓았으면 신경쓸 필요가 없었을텐데요.

하필이면 한국 지도를 통행이 많은편의 반대방향으로 놓아두었던것입니다. 

 

 

 

그러니 차로만 지나다니던 남편이 우리나라 지도가 잘못놓여있다고 확신할만했겠지요.

남편은 반대쪽에 이런게 새겨져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것이겠지요.

아무도, 심지어 이곳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조차도 정확하게 알지 않고는 센강변을 지나면서 보게되면

한국지도가 잘못놓여있다고 생각할것입니다.

 

한국전에 참전해 생떼 같은 목숨을 잃은 프랑스 군인들의 죽음을 기리는것은 좋은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이 아닌 한국전에서 사망한 프랑스 병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 놓은 한국지도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별 것 아닐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도던간에 남의 나라 지도를 이렇게 별생각없이 배치해 놓아도 되는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문구 들어간 비석만 세워 놓아도 될일인데,

 돌로 지도까지 조각했을때는 조금은 신중을 기했어야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예 잘못되었다면 고쳐졌을텐데 이건 잘못되었다고도, 그렇다고 제대로 된것이라고도 할수 없습니다.

 

앞에 있는 사람이 적군이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알수 있는데,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되지 않을때

당황하게 됩니다. 그날 제 느낌이 딱~ 그랬습니다.

문제시 삼으면 제가 문제 있는 사람이 될것 같은, 하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억울한 경우 말입니다.

 

안쪽에서 센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제대로 나옵니다.

하지만 그쪽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한국지도가 어떤지 별관심도 없겠지요.

그날 여기에서 사진을 찍으니 행인들이 무언가 싶어 유심히 쳐다보기는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보던 안보던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시청쪽으로 가봅니다.

 

 

이길은 많은 차량들이 오고 가는 센 강변 도로가 있고, 자전거 길이 있습니다.

그리 많은 이들이 다니지는 않습니다만 안쪽보다는 행인들이 많습니다.

 

 

그날 이자리를 뜨면서 내린 결론은 한국 지도가 잘못된게 아니고, 애매 모호하게 서있다는것이었습니다.

 

반대쪽이 형체가 드러나지 않게 막았어야 되었고,

방향도 센강을 보는 쪽이 아닌 사람들이 통행하는 양 방향중의 한쪽에 배치했어야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워둘때는 나름 생각은 있었겠지만 한국인이 보기에는 애매하기 그지없습니다.

비록 프랑스 군인들을 위한 것이었다지만 외국에 있는 우리것들이 이렇게 애매하게 혹은

잘못 표기되어 있는것들이 있을겁니다.

 

나라의 자존은 이런 세세한것 하나부터 고쳐나가려고 할때 세워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외국인들은 관심없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고쳐나가려고 해야겠지요.

 

얼마전 국회의원들이 대사관 감사를 위해 왔다고 합니다.

대사관 감사도 좋지만 힘있는 분들이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잡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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