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류

파리에서 한류팬인 직원 만나 덕본 사연

파리아줌마 2011. 11. 25. 08:04

설마 이런 일까지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그간 파리의 한류 행사를 다니며 많은 팬들을 만나서

한국을 함께 이야기했던것만으로도 아주 즐거웠습니다.

 

케이팝과 드라마 덕분에 한국이 프랑스에 예전보다 많이 알려져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가웠습니다.

한류팬들은 아이돌 가수뿐만 아니라 드라마 배경으로 나오는 길거리

음식점을 좋아했고, 한국 음식들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서로

소개하기도 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한국인의 자세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또한 높은 교육열과 성공하려는 한국인의 끈질김을 그들의 느슨한 습성에

견주어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저에게는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질적인 덕을 본일이 지난주에 있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시쳇말로 지름신이 강림하였습니다.

이 나이에 다른 것은 몰라도 명품 가방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싶어 오랜 시간을 벼르고 있었습니다.

 

지난해에 청탁 받은 잡지사 글을 준비하다가 파리 외곽의 명품 아울렛 마을에 회원 가입을 해두었는데, 일년이 지난후에 방뜨 프리베[Vente Privée]초대장을 받을수 있었던것입니다.

 

                                                                                                         파리 외곽 아울렛 매장이 있는 라발레 마을

 

잠시 방뜨 프리베에 대해 설명하자면요, 명품 브랜드들이 창고에 쌓인 전 시즌 상품들을 비우기 위해 후원해주는 회원들에게만 50%의 할인가로 판매하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개념을 탈피해 보다 고객층으로 넓혀가고 있는데 대개는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지곤 합니다.

 

 

파리 외곽의 아울렛 매장이 있는 라발레 빌라주[La Vallée Village]는 보통 이월 상품을 33% 할인된 가격으로 팝니다. 하지만 방뜨 프리베 때는 30%정도를 더 할인 받을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원가보다 60-7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수 있는거지요. 보통 5월과 11월에 회원에 한해서만 방뜨 프리베 초대장을 줍니다. 그런데 모든 품목들을 하는것은 아니더라고요. 

 

초대장을 들고는 발걸음 가볍게 라발레 마을로 향했습니다. 명품도 여러급이 있습니다. 너무 높은 것은 쳐다보지 못하고, 롱샹 수준을 생각하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롱샹에 마음에 드는 가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을을 배회하다가 조그마한 매장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마케팅에 신경을 쓰지 않아 다른 브랜드들만큼 알려지지 않은 제품이었습니다.

 

매장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귀엽게 생긴 동양인 여직원이 환한 표정으로 반깁니다. 그런데 직원이 손님을 대하는 친절함 치고는 좀 뛰어넘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쨌든 좋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가방을 골라 가격을 알아보고는 더 둘러보겠다며 나왔습니다. 계산기로 가격을 알아봐주는 와중에도 아주 상냥하고 친절했습니다. 다른 매장들을 가보았지만 별로였고, 그매장 제품이 여러모로 가장 적당한 것 같아 다시 찾았습니다.

 

그 직원은 그제서야 저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습니다. 한국인이라고 하니 한국을 너무 가보고 싶었다고 하면서 봇물 터지듯이 말을 잇는데, 그 직원은 잠시 일을 놓은 듯했습니다. 신혼 여행을 한국으로 갔었어야 된다고 하던 그녀는 드라마 팬이었습니다. 무슨 드라마가 좋았냐고 물어보았더니, 매출 장부가 드리워져 있던 컴퓨터 스크린은 그녀의 인터넷 검색창으로 바뀌었고, 영어로 한국 드라마를 찾아서 저에게 보여줍니다. 가방 사러 왔다가 친구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캄보디아인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태어난것 같았습니다.

 

주위의 친구들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면서 흥분된 목소리로 쾌활하게 이야기하더군요.

한국 드라마가 너무 좋다며, 한국인들이 예의 바른 것, 남자 배우들이 잘생긴것, 한국 음식까지 맛보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을 꼭 한번 방문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는 이민호와 최시원~

한국 드라마는 항상 가슴을 건드린답니다. 보면서 자주 눈물을 흘린다고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앳띤, 그리고 아주 정스런 새댁[?]이었습니다.

 

가방을 고르고 마음에 드는 지갑을 보는데 그건 방뜨 프리베 할인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같이 할인 해주면 안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그렇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이거이~ 왠 횡재인가 싶었습니다.

드라마 덕분에 명품 할인 혜택까지 받을수 있다는게 좀 신기하더군요. 물론 그여직원이 워낙 사람 좋고, 친절해서이기도 하겠지만요~

 

그러니깐 지갑도 30%할인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받아들이지 않는답니다. 물품마다 설정을 해놓은듯합니다. 10%는 해줄수 있다고 해서 그게 어딘가 싶어 감사하며 구입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돌아오는데 기분이 좋더군요. 드라마 덕분에 명품을 할인 혜택 받아 구입한것을 보고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해도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날 저의 느낌은 그랬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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