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파리의 한류팬들을 만나보니 한글에 관심가지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좀 놀라웠던건 한국말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휴식감을 준다고 했고, 혹자는 듣기에 좋다고 합니다.
예전에 유학했던 어떤 언니에게 들었던 말에 의하면, 한국말은
프랑스인들에게 중국말이나 일본말과 크게 다르지 않고, 냥냥거리는 이응
발음만 강하게 들린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유럽인들이 독일인인지,
프랑스인인지 구별하기 힘든것처럼 그들에게도 동양 언어가 그러리라
생각했지만, 별로 그리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그당시 들었던 이야기에 사로 잡혀 있었나 봅니다.
지난 봄부터 한류팬들을 만나 한국말이 좋아 배우고 있다고 하길래
새삼스럽고 기분이 좋더군요.
그들이 Kpop과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한국말이 좋아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한국어에 관심 가지고 배우려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프랑스 고교에 정규 과정으로 개설
20년전부터 프랑스의 대학입시인 바깔로레아에 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되어져 있습니다. 옵션인데 그것을 택하면 입시에서 가산점이 생기는겁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정규 수업이 없어 한국어를 공부하려면 개인적으로 해야되었습니다. 지난해 대학입시에 한국어를 응시한자는 6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에 올해부터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 있는 프랑소와-마장디 고등학교(Lycee Francois- Magendie)에서 이번 학기에 한국어를 정규 제3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했고, 파리 7구에 있는 빅토르 뒤리 고등학교(Lycee Victor Duruy)에는 이번 학기에 바칼로레아 준비를 위한 한국어 정규 강좌가 만들어졌는데, 이 학교의 한국어 수업은 학교 간 연합 강좌라고 합니다. 이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고 있던 이부련씨가 한국의 교육부에 건의함으로써 재불 한국 대사관과 프랑스 교육부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진것이라고 합니다.
내년에 대학입시를 보는 딸아이에게 같은 한국 학생이 한국어를 외국어로 선택해서 함께 공부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해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알고 지내는 한인 여학생도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한국어 수요에는 한인 자녀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이들, 그리고 한국으로 직장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지난 가을, 파리의 서울 공원에서 있었던 한가위 축제때 만난 프랑스 젊은이는 한국말 가르켜줄 선생님을 찾으러왔다고 했습니다. 이미 한국말을 잘하는데 한국의 포도주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며 어떡하든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할수 있어야한다고 했습니다.
한류팬들이라고 모두 한국말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중에는 한국말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한류 행사에서 보았던 어떤 중학생은 독학으로 한글 알파벳을 익히느라 엄청 고생했다고 하면서,
저에게 어떻게 하면 한국말을 잘할수 있는지 페이스북을 통해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한국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많이 하도록 해라고 했더니 자기에게는 그럴 기회가 없다면 푸념만 늘어놓더군요.
지난번 아리랑 플래쉬몹에서 일등한 실비아는 한국말을 배우려고 하는데 선생님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길래 블로그 명함을 주고는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경우들을 보면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배우고자 하는 한국어가 저에게는 모국어이기에 술술~말하고,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서기가 뭣해서 그냥 듣고만 있었더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류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다
한국어 배우는 저의 학생들입니다.
페이스 북을 통해 어떤 젊은이가 한국어를 가르쳐줄 교사를 찾는데 주위에 소개시켜줄 사람이 없냐고, 간절하고도 아주 예의 바르게 물어왔습니다. 그동안 교사를 찾지 못해 실망하고 있다고 하면서요.
이에 갈등의 마침표를 찍고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하겠다고 하니 고마워하면서 수업료를 물어옵니다.
딸아이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과연 얼마를 받을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론은 무료 자원 봉사~
페이스북 통해 광고하고는 남편 사무실에서 지난주 토요일 9명이 모여 첫수업을 했습니다.
ㄱㄴㄷㄹ,,부터 가르치는데, 문득 자음 모양으로 혀를 만들면 발음이 난다는것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요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즐겨보고 있기 때문이었던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은 신기하다며 혀모양을 만들어 발음을 곧 잘 내더군요. 제가 감동 받았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가르치다보면 배우는게 더 많습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에게 새삼 감탄했으며,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첫수업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보람도 있었고요~
그들중에는 케이팝 팬이 아닌 한글을 좋아하고, 한국의 전반적인 문화에 관심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파리의 한류 행사장 쫓아다니다가 결국은 한국어까지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무료라 많은 이들이 한글 공부하고 싶다고 참석해도 되겠냐고 물어오길래 무조건 오우케이 하고 있답니다.
한류와 한식, 그리고 한글의 세계화, 어떻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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