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김정일 사망에 집단 오열하는 북한 모습은 한국 문화?

파리아줌마 2011. 12. 28. 08:06

지난주 김정일이 사망했다는 소식과 함께 바로 유튜브 동영상으로

오열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선전용 동영상이라는게 바로 표시가 났던게 무표정으로 있다가

카메라가 다가오는것을 인식했는지 힐끔 한번 쳐다보고나서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슬퍼하더군요.

 

억지로 짜내는 울음은 누가 보아도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완벽하게 연기를 하더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찜찜한

느낌은 남기기 마련입니다. 무척 안타깝고 민망한 모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제눈에는 진심이 느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글에서 보았는데 진심으로 흘리는 눈물이기에 더욱

심각성을 느낀다는것입니다. 아차~ 싶었던게 충분히 그럴수 있는

북한주민들임을 잠시 잊고 있었던것입니다. 차라리 연기라면 다행인것이지요. 독재자의 죽음에 진심으로

흘리는 눈물...이건 세뇌되어진 자만이 가능하겠지요.

 

독재자의 죽음에 오열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프랑스인들에게는 정말 이상하게 비춰질수 있을것입니다.

북한에 관심 많은 르몽드가 그들의 애도를 눈여겨보고는 두개의 관점이 다른 기사를 싣었습니다.

 

하나는 김정일에 경의를 표하는 이상한 애도라는 제목으로, 북한 주민들의 오열을 슬픔과 기쁨을 겉으로 표현하는 한국의 문화로 보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살짝 관점이 다릅니다. 그는 한국의 문화든 무엇이든간에 독재자의 사망에 눈물 흘리는 북한 주민들을 보는게 슬프다는 프랑스 전 공산당 당수의 이야기입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들려 글 남겨주시고, 때로는 저의 부족한 글 표현에도 불구하고 의도를 제대로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가지고 있는 Kuru님이 지난주 김정일 사망에 관련된 글에 남겨신 댓글이, 북한 주민들이 슬퍼하는것은 불과 얼마전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했다는것입니다 

 

고 육영수 여사 저격때와 박정희 대통령 서거때를 생각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무의식속으로 밀어놓았던 기억의

한면이 자극되었습니다. 독재자든 왕이든 나라를 다스리던 이가 사망해서 국장이 치러질때의 남한의 모습과 북한 주민들의 지금의 오열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르몽드 기자도 이를 상기시켰더군요.

 

르몽드는 집단 교화와 압력으로 인해 절망스럽게 표현하는것이기는 하지만, 이같은 나라의 슬픔은 한국의 사회문화적인 토대라고 했습니다. 집단 애도는 한국 문화에서 죽은 이를 향한 고통을 표현하는것에 속한다고요

 

감정을 억제하는 일본인들과는 다르게 한국인들은 슬픔과 기쁨을 외적으로 표현한다고 했습니다. 부모가 사망했을시 한국인은 슬픔을 소리친다고 했습니다. 눈물로 애도를 표하는것이 사회적인 라벨을 나타내는것이라고 했으며, 울어줄 사람들이 많이 없으면 직업적인 상주를 고용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20세기초 한국의 마지막 왕과1979년 박정희 대통령 장례때도 정도는 다르지만 평양의 모습과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그들의 슬픔은 과연 강요된것일까요?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던 때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의 저서를 바탕으로 북한 주민들의 집단 애도를 분석한것을 보면, 단순한 강요만은 아니라는것이랍니다. 진정한 슬픔이라고 하는데 이는 또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일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프랑스 전 공산당 당수, 독재자의 사망에 진실로 우는 북한주민들을 보는게 너무 슬퍼

 

바로 북한 주민들의 진실된 눈물을 보는것이 슬프다는 프랑스인이 있습니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장관을 지냈고, 전 프랑스 공산당 당수였던 Jean-Claude Gayssot씨는 한국의 문화든 무엇이든간에 독재자의 죽음에 진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북한 주민들을 보는게 슬프다고 했습니다. 그는 쟝 쟉크 루소의 글귀가 떠오른다고 했습니다 : "노예 상태에 있으면 벗어나는것도 잃어버리게 된다.

 

스탈린이 사망했을때도 프랑스와 유럽 전체가 같은 고통속에 있었답니다. 하지만 스탈린식 제도는 공산주의의 이상을 퇴색하게 했고, 부인하기까지 되었다는거지요. 하지만 본인은 인간 해방과 자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공산주의자, 그리고 특권층과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나는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항해 싸울 공산주의자로 남을것이라고 하더군요. 원론적인 공산주의자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북한으로 와서는 원칙을 비켜간 이상한 공산주의가 되어 버린것이지요.

 

어쨌든 김정일 사망에 오열하는 북한주민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장례에 대한 전통 문화를 엿보는 프랑스 언론이  흥미로웠습니다. 정말 우리는 그랬습니다. 슬픔도 기쁨도 표현해서 함께 나누며 살아왔지요. 이는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죽음을 대하는 우리 민중들의 정서가 북한의 특이한 상황과 묘하게 연결된것이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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