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새해에 동양여자와 뺨 맞대면 복이 온다는 속설

파리아줌마 2012. 1. 3. 08:08

임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주 연말이라 좀 바빴습니다.

그래서 며칠동안 블로그 연말 휴가[?]를 스스로에게 주면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에 이곳을 찾아주신 블로그 이웃님들과

네티즌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2012년

흑룡의 해에 소원하는 모든 일들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2011년 1월로 접어들면서 블로그에 어떤 글들로 채워 나갈지 

막막했는데 어느덧 돌아보니 한해가 지나가 버렸더라고요.

블로깅이 쉽지는 않았지만 즐기며 할수 있었음에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 한해도 열심히 달려보렵니다.

 

큰 사건 사고 없이 맞은 프랑스의 새해

 

2011년의 마지막 날 밤은 아이들과 한국의 연말 시상식을 보며 보내고 있었습니다.

시계가 밤 12시를 넘기고 나니 간간히 들려오는 불꽃 터지는 소리외에 기분 좋지 않은 경찰차의 싸이렌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더군요.

 

성탄절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반면 섣달 그믐날은 친구나 연인들과 보내는 프랑스인들이 샴페인을 들고 거리로 나오기 때문에, 그날은 프랑스의 경찰력이 대대적으로 동원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곳에 어떠한 불상사가 일어날지 알수 없습니다. 그런데 몇년전부터 새해만 되면 프랑스의

수많은 자동차들이 불타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큰 축제인 혁명 기념일, 7월 14일에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후드 티셔츠에 달린 모자를 깊이 눌러쓴 젊은이들의 소동이 항상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언론에 의하면,

올해는 큰 사건 사고 없이 지나갔다고 합니다.

 

샹젤리제 거리에 3십만명이, 에펠탑 주변으로는 6만명의 인파가 모였다고 합니다. 비록 사고를 없었지만 171명이 경찰에 소환되었다고 하니 예년에 비해서 나아졌다는거겠지요. 프랑스 동부의 스트라스부르그 인근에서는

10대의 자동차가 방화로 불탔다고 합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새해맞이 풍경                                사진 : AFP 

 

프랑스 새해에 동양여자에 뺨을 맞대면 한해 복이 온다는 속설이~

 

비록 현실이지만 정초부터 프랑스의 자동차 불타는 소식은 이쯤에서 접어두렵니다. 그 옛날 이곳에 처음 왔을때  선배 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프랑스 새해 첫순간에 동양 여자와 비쥬[프랑스의 뺨을 맞대는 인사]를 하면

한 해에 복이 있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워낙 오래되어 기억이 흐리지만 아마도,, 다른 장소가 아닌 샹젤리제 거리에서 동양여자에게 비쥬를 하면 복이

있다고 들었던것 같습니다. 출처도 없고, 믿거나 말거나이며, 그리고 카더라 통신입니다.

그래서 선배 언니는 섣달 그믐날에 샹젤리제 거리에 나갔다가 비쥬를 많이 당했다고 했던것 같습니다. 

 

성탄절을 며칠 앞둔 얼마전에 아는 한국 분이 섣달 그믐날 한국에서 손님이 오는데 좋은 곳을 소개해줄수 있냐고

합니다. 그래서 샹젤리제 거리의 새해맞이도 괜찮을것 같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다른 분이 어느 해인가 나갔는데

비쥬하자고 달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곤혹을 치루었다고 합니다. 한국 아줌마들의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들었던게, 제가 지난해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새해에 샹젤리제 거리에 나갔는데 아무도

비쥬하자고 달려든 사람이 없다고 했더니, 카메라를 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시더군요.

이에 질세라 냉큼~ 얼굴이 무기였다고 하니 모여 있던 아줌마들이 왁자지껄 웃습니다. 그말을 하고는 바로 후회했습니다. 자신을 너무 비하한것 같아서요~ㅜㅜ 그리고 어렴풋이 그때 젊은이들이 새해 인사를 하고는 다가온듯도 했습니다. 블로거 정신에 몰두해 있느라 사람[남자] 보기가 돌 같았나 봅니다~

 

매년 한해의 마지막 순간이 되면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까지, 2킬로 남짓한 거리에 차량을 막고 새해를 맞기 위해 온 외국인 여행객들과 프랑스 지방에서 온 이들, 그리고 파리 시민들이 손에는 샴페인을 들고, 화려하거나 재미있는 차림을 하고는 모여듭니다. 함께 카운트 다운하며 새해가 되면, 본 아네 Bonne Année[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를 외치면서, 그날 그순간 만큼은 낯선 이에게도 인사를 건넵니다.

 

그런 와중에 나온 동양 여자와의 비쥬가 한해의 복을 가져다 준다는것이겠지요. 비록 속설이지만 그 또한 이유가 있으니 생겨났을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이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일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동양 여자의 이미지는 순종적인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프랑스 여성들은 그리 애교스럽지 않고, 차라리 무뚝뚝합니다. 저는 그런 프랑스 여성들이 진솔해 보일때가 많습니다. 자기 의견과 주장 강하고, 생활력 있는 여성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 남성들이,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 갖는 동양 여성에 대한 환상으로 생겨난 속설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환상도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으니 생겨난것이겠지요.

 

순종과 복종은 다릅니다. 동양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순종속에는 지혜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눈칫껏 한발 물러설 줄도 아는 지혜로움과, 부드러운 여성스러움이 프랑스인들로 하여금 동양여성이 복을 가져다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 않을까 합니다.

 

프랑스의 2012년은 지난해 경제 위기의 여파로 인해 더욱 어려운 한해로 예고되고 있답니다. 그리고 4월과 5월에 걸쳐 대통령 선거가 있기도 합니다. 쉽지 않을 한해를 맞이하며 프랑스인들의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기가

될것 같습니다. 물론 프랑스에 살고 있는 저도 마찬가지겠고요.

그런 의미에서 2012년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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