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에 사는 내가 보는 유로존 위기

파리아줌마 2011. 12. 22. 09:07

저는 프랑스 통화였던 프랑[franc]을 쓰던 시기에 이곳에

왔습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미건조한 단색이었던

프랑 지폐가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신권으로 변화되더군요.

 

특히 50프랑짜리 지폐에는 어린왕자가 아름답게 새겨져있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예쁜[?] 프랑 지폐를 사용한지 얼마되지 않아

유로라는 화폐가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에 파리 건물에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져 있길래 무엇인가 궁금해하기는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1992년에 만들어진 유럽이 단일 통화를 쓰자는

조약이더군요.

 

공식적으로는1999년부터 유로를 사용한다고 되어있으나, 2001년쯤부터 주로 사용했던것 같습니다.

처음 한동안은 유로를 사용할때 프랑으로 환전해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없어지더군요.

 

1990년대에 유럽의 화폐가 단일화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설마했었습니다.

아무리 땅덩어리가 붙어있는 유럽 국가들이지만 엄연히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경제 수준이 다른데,

어떻게 같은 화폐를 쓸수 있을까 싶은게 저의 상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적쟎이 놀랐습니다. 그러니깐 화폐를 통일한것은 유럽이 한나라가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른 인근 국가들을 갈때 신분증을 제시하며, 통관 절차를 거쳐야될 세관이 없어졌고,

환전의 불편함도 없어졌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유럽은 극심한 경제 위기속에 있습니다.

 

유럽 17개의 나라를 통합해 전쟁을 없애고, 세계 경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에 경쟁하고자 했던 의도는

지금 좌초될 위기에 있습니다. 그리고는 처음 제가 가졌던 다른 나라, 같은 화폐의 비합리성이 생각이 나더군요.

 

제가 볼때에는 지금의 유로존 위기를 당연히 겪어야될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단일 화폐를 쓰면 한나라라는 의미일텐데, 같은 경제 지배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문제가 있었던 남부 유럽인 그리스, 이태리, 스페인은 유로로 통합되기전에 프랑스에 비해 물가가 낮았습니다.

 

유로가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가장 불편했던게 프랑스 물가의 전반적인 상승이었습니다. 같은 유로를 쓸때 경제력이 약한 남부 유럽으로 프랑스 같은 경제력 있는 나라의 자본이 흘러가기 마련이랍니다. 그로 인해 그쪽 나라들에는 부동산 가격이 3배나 상승하는 거품이 일었답니다.

 

이와 함께 예측해볼수 있는게 남부 유럽국가들의 재정의 불투명성일것입니다. 유로존의 위기가 한국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복지가 문제가 아닌 자본의 거품과 검은 돈이 원인이라는것이죠. 유로화 탄생시에 이런 문제를 예측하지 못했던것은 아니지만 전쟁을 막아보자는 정치적인 문제에 가려져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함께 더욱 악화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지난 8일 유럽 정상 회담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위기 타개를 위한 신재정 협약을 이끌어내었습니다. 이에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이 다시 태어났다며 의기양양해 하더니만 하루 지나자 마자 프랑스 신용 등급 유지가 부정적이라는 평을 받았고, 유럽 연합의 협약에 대해 정치권의 반발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유로 위기는 어떻게든 극복할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게 더 맞겠지요.

 

그리고 지금 경제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프랑스를 보며, 유로가 출범되기전인 1999년, 나라의 곡간이 차고

흘러 넘쳐 학생같은 저소득층에게 주거세를 면제해주겠다는 편지를 받았던게 기억이 납니다. 유학생에게

어찌나 반가운 편지였는지 당시 재정부 장관이 로랑 파비우스[Laurent Fabius]였다는것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의 복사된 사인이 편지글 밑에 있었던것도요~ 이런 것을 보고 격세지감이라고 하는거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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