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집시 강제 추방한 프랑스를 비난할수 없었던 사연

파리아줌마 2012. 1. 11. 08:06

파리 지하철안에서 어린 아이를 안고 구걸하는 집시를 보면

불쌍하기 보다는 무서워집니다. 그리고 파리 시내를 다니다가

서류를 든 집시 무리들이 보이면 그 길을 피해서 가게 됩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2년전 여름, 사르코지 대통령은 치안 강화 정책으로 1500명의

집시들을 강제 추방하고 그들의 거주지를 철거하면서 프랑스에서

뿐만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비난을 받았습니다.

 

저는 집시 강제 추방 정책을 비난할수만은 없었던게 그들이

프랑스인들에게 끼치는 피해와 이곳을 여행온 외국인들에게

프랑스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 주는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관점으로 사르코지가 차기 대권에 우파의 표심을 이끌어 주는 효과를 내다보고 했다는 분석도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지하철에서 구걸하기 위해 데리고 온 어린 아이는 동정심 유발용 미끼일뿐이라는게 느껴지며, 열심히 살아가지 않고 남의 것만을 탐하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어두운 피부 빛깔과 히번득거리는 눈동자는 구걸하다가도 여차하면 범죄자로 탈바꿈할 준비가 되어있는듯 합니다.

 

그들이 단순히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방랑자라면 문제삼지 않았을것입니다. 강제 추방이라는 무리수 둔 이유는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는 35만명에서 50만명의 집시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벌이는 악행들은 프랑스 정부로 하여금 똘레랑스 제로를 외치게 할만합니다. 이는 집시 추방 당시 프랑스 정부가 비난 들었던 인종 차별과 외국인 혐오증 유발이라는 차원을 떠난 것입니다.  

 

몇달전 오페라 지하철역앞에서 어떤 남자가 울부짖고 있는 소녀에게 소리 지르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약한 소녀가 힘센 남자에게 당하는것 같습니다. 저도 그 광경을 보고는 순간 섬찟하더군요.

하지만 이내 관광객 상대로 나쁜 짓을 한 집시 소녀를 사복 경찰이 잡아서 추궁하고 있는것임을 알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 모든것을 떠나 파리 시내에서 이런 광경이 벌어진다는건 예전에는 상상도 할수 없었습니다.

 

20여년전에 들었던 프랑스 소매치기 현장은 어떤 부인 가방을 뺏으려고 하고, 안빼앗기려고 부인이 다시 잡아당기는 우스운 모습이 있었던곳입니다. 그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요즘 프랑스 정부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채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집시들을 강제 추방했습니다.

 

내가 체험하고 목격한 집시들의 행악

 

1990년대초 유고 내전으로 프랑스에 난민들이 몰려왔을때입니다. 아마 유고에 있던 집시들이었던것 같은데, 

파리 퐁피두 센터가 있는 샤틀레 레알에는 집시들이 무리지어 있으면서 지나가는 이들을 상대로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머리에 보자기를 씌고 긴 치마를 입고 있는 집시들을 보는게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근처 맥도날드에서 보았던 풍경이었습니다. 어떤 커플이 햄버거를 먹으려고 하는데, 어떤 집시가 와서

구걸하는듯 하더니 햄버거를 손가락으로 쓱~ 문지릅니다. 그랬더니 그 남자는 웃으면서 햄버거를 주더군요.

경악스러웠습니다.

 

요즘 그들의 수법은 더 교묘해졌습니다. 지난해 봄 파리 시내에 나갔다가 서명서를 내미는 청각 장애인을

만났습니다. 좋은 일하는것이라 싶어 당연히 서명을 하고 가려니, 지원금인지 뭔지 2유로가 쓰여져 있는 곳을

가리키며 돈을 내라고 합니다. 좀 이상하길래 그냥 가려니 못가게 합니다. 그리고는 주위에서 같은 일을 하던

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 순간에서야 집시들이 청각 장애인 행세하며 서명서 가지고 도둑질을 하고 있다는것을 알아차릴수 있었습니다. 여럿이 몰려드니 무섭더군요. 그래서 경찰을 부를거라고 했는데도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서 어떤 여성이 "그녀를 놓아줘~"라며 크게 소리를 질러주더군요. 집시들의 이목을 그녀에게

쏠렸고, 덕분에 간신히 빠져나올수 있었습니다. 어떤 집시는 나를 구해준 여성을 향해 때리는 시늉을 해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 봄에 파리로 여행을 왔던 친구 부부가 집시들에게 당했던것을 들어보면, 말을 걸어오길래 어물쩡하고 있는 사이에 가방안에 있는 지갑을 빼내서 돈만 취하고 다시 지갑을 넣어두기까지 하더랍니다. 당했다고 경찰에 호소해도 증거 없는 빈지갑만 있을뿐입니다.

 

경찰들이 있는 파리 시청앞에도 서명서를 든 집시들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범죄 행위가 없다면 경찰들도

그들을 어쩌지는 못하겠지요.

 

그런 이유에서 2년전 사르코지의 집시 강제 추방 정책이 정치적인 계산일거라고 생각되었지만, 겪은 일들이 있어 무작정 비난할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파리로 여행 오는 한국인들에게 집시가 보이면 피해갈 것을 권합니다.   그들의 과녁에 걸리면 당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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