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고등학교의 인상적인 학부모 교사 회의

파리아줌마 2012. 2. 11. 08:31

어제 고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 학교에서 교사 학부모간의 개인회의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회의라기 보다는 상담이 맞을것입니다.

 

이미 학년초에 학부모와 교사간에 전체적인 회의를 가졌습니다.

대강당에서 학부형들을 모아놓고, 학교 대표들이 나와 학교를

어떻게 이끌어가며, 학업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조언을 해줍니다.

그리고는 각자 자녀들의 반으로 가서는 각과목의 교사들이 일일이

반을 돌며 학과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학부모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특별히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담임이 누구인지 잘모릅니다.

 

이런 형식의 학부모 교사간의 회의 유치원때부터 매년 가집니다.

 

딸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초등학교에서부터 프랑스 수재들이 간다는

그랑제꼴 준비반인 프레빠까지 있는 카톨릭 사립학교입니다.

그런데 정부 지원하에 있는 반사립이라, 교사들의 월급은 정부에서

주고 있습니다.

 

등록금은 급식비를 빼면 일년에 1000유로[1백 6십만원]정도입니다.

사립이라 그런지 급식비가 등록금 보다 더 비쌉니다. 그래서 일년에 2천유로 남짓 들어갑니다.

급식은 자유라 집에 와서 식사를 할수도 있습니다.

 

중학교 4년, 고등학교 2년, 총 6년을 이 학교에 보내고 보니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게 바로 카톨릭 정신에 입각한 교육을 시키고 있는것이었습니다. 진로에 대해서도 돈보다는 휴머니즘에 기여할수 있는 방향으로 택할것을 권하고, 중 3때는 강당에 아이들을 모아 행복에 대한 주제를 놓고 영화를 보여주며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공부에 소홀하지 않습니다. 대학입시 합격률이 프랑스에서 상위권에 속합니다. 공부는 당연한것이고, 그외 시간에 구제 활동, 즉 아프리카를 도우는 일에 학생들을 참여시켜 빵을 팔아 모금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는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공부를 잘해도 수업 시간에 떠든다거나, 행동에 문제가 있으면 가차없이 혼난다고 합니다.

 

과목별로 교사를 만나 상담하는 학부모 교사 회의

 

공부와 성적에 집착하지 않는 프랑스지만 학업에 대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가지는 관심이 크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던게 지난해 고등학교에 올라간 딸아이 학교에서 있었던 학부모 교사간의 개인 상담 시간을 가지는것을 보고나서부터였습니다.

 

학교별로 조금씩 다를수 있겠지만 프랑스는 교육부는 학교에 학부모 교사 회의를 의무화 시켜놓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것은 학교와 가정간의 소통을 통한 관심이었습니다. 학업과 학교 생활을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이끌어 나가는 의미인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고1때 학년초에 학부모 교사 회의를 갖고, 2월쯤 각과목별 교사를 일대일로 만나는 개인 상담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학년별로 하루를 정해서 각 과목별로 10분정도의 시간을 가지면서 교사, 학생, 학부모가 그과목에 대해 상담하는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과목별로 교사를 만날수 있다는게 인상적이더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어제 다녀온것입니다.

 

신기하게도 교사는 몇백명되는 학생들이 있을텐데 딸아이의 수업 태도에 대해 잘파악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칭찬과 더불어 개선해야될 부분에 대해서는 공부하는 방법까지 세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이 상담은 부모의 요구를 우선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필요치 않으면 안해도 되는것입니다. 하지만 불어 같은 경우는 교사가 먼저 학생들을 지명해 부모를 만나기를 원했다고 하더군요. 학생과 부모 모두가 함께 와서 상담을 받기도 하고, 엄마나 아빠와 온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과학 상담 시간이 다른 아이와 겹쳐서 그엄마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왜 아들의 과학 성적이 내려가는지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교실에 교사 두 세명이 공간을 두고 멀찍이서 앉아 상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과학, 영어, 역사지리,사회경제등 어제 선생님들과 아이의 수업 태도와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좀더 아이 학업에 대해 잘 파악하게 된것 같았습니다. 어떤 부분이 약한지 더 잘 알게 되기도 했고요~ 물론 공부는 본인이 해야되는거지만 엄마가 알고는 있어야겠지요.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참석한 학부모 교사 개인 상담 시간은 아주 뜻깊었습니다. 교사들이 이야기한 하나 같은 공통점은 모르는것 있으면 자기를 성가시게 만들라는것이었습니다. 질문 없이 수업에 임하는것을 싫어하더군요. 학부모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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