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발렌타인 데이, 사랑과 상업주의 사이에서

파리아줌마 2012. 2. 15. 07:48

오늘[14일]이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한 발렌타인 데이였습니다.

그리고 한달 뒤인 3월 14일을 화이트 데이라고 해서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주며 고백한다고 하던데요.

프랑스에는 화이트 데이가 없습니다.

2월 14일만 사랑하는 이들의 축제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인 큰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의

재미있는 이벤트가 없었냐니깐 전혀 없었답니다.

친구들이 그냥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라고들 했지만,

어떤 의식도 찾아볼수 없었고, 심지어 남친이 있는 

친구들도 잠잠하더랍니다.

 

딸아이에게 물어본 이유는 시트콤, 하이킥3을 보는데,

고등학교의 여학생들이 남자 선생님에게 초콜릿을 선물로 주는것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직장 상사까지 챙기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발렌타인 데이가 한국적으로 변한것 같았습니다.

 

오래전부터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오면 항상 이야기 되는게 상업주의입니다.

예전에 듣기로는 초콜릿 불황때 만들어진것이라고 합니다만, 왜 하필이면 발렌타인 데이에 상업성이 운운되는가 싶었는데, 크리스마스는 세대를 아우르는 명절인데 비해 발렌타인에는 선물이 꼭 있어야 하고, 그품목이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고 축제를 즐기는 이들은 사랑하는 이들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프랑스인들이 발렌타인 데이에 가장 많이 주는 선물은 붉은 장미

 

프랑스인들이 발렌타인 데이에 가장 많이 선사하는 선물은 장미랍니다. 그다음이 식당 예약, 그리고 보석등이었고, 우리나라에서 많이 주는 초콜릿은 상위권 리스트에 없더군요. 그런데 발렌타인 데이용 장미가 환경오염을 불러 일으킨답니다. 장미가 겨울 꽃이 아니다 보니 발렌타인 데이용으로 쓰일 프랑스로 오는 수백만송이의 장미가케냐나 일부 외국의 온실에서 재배되는데, 온실을 유지하기 위한 가스 배출량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프랑스 통신사 사이트의 환경 소식란에는 발렌타인 데이에 장미를 보이콧 하지 않겠냐는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장미재배로 인해 불러 일으키는 환경오염을 알리고 앞으로 장미보다는 보석을 선물로 하라고 권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와 연인들, 사랑과 상업이 엮인 위대한 이야기?

 

프랑스에서도 발렌타인 데이에 대한 상업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터넷 기사를 보았는데, 프랑스 여대생인 프로리안은 남친이 지금 스페인에 공부하러 가있답니다. 그녀는 발렌타인 데이가 너무 상업적이라서 싫답니다. 차라리 남친의 생일에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어떤 오스트리아 여대생은 2월 14일은 아버지 생신이라는것 외엔 아무 의미가 없답니다.

 

2011년 여론조사에 의하면, 프랑스 커플 39%가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한다고 했고, 56%는 그냥 넘긴다고 했답니다. 오늘 발렌타인 데이에 상업과 사랑이 엮인 위대한 이야기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심장 하나에 두개의 심실이 있듯이 발렌타인 데이가 되면 사랑을 보이기 위해 장미 부케를 사거나 식당을 예약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어떠한 상업적인 것에 눈을 돌리지 않고 일년 내내 발렌타인 데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답니다.

 

이른바 이런 발렌티노포비[발렌타인 데이를 싫어하는 이]들은 의식을 치르지 않기 위해 상업주의라는 변명을 들이댄다는것입니다. 이 또한 그들이 틀리지는 않았다고 하며, 프랑스의 온라인 만남 사이트에서 기획한 여러 이벤트들을 열거하더군요. 기사의 촛점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상업주의를 비판하는것도 아닌 있는 그대로 전했고, 결론은 너무 장사 잇속을 차리지 않고 발렌타인 데이에는 사랑하는 이들의 심장이 계속 뛰게 만들어야된다는것이었습니다.

 

프랑스 정신분석 학자인 Pascal Couderc씨에 의하면, 발렌타인 데이 축제는 크리스마스나, 섣달 그믐날 축제처럼 낡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어머니 축제처럼 상업주의적인것도 아닌, 메시지를 전한다는 의미에서 하나의 상징이라고 했습니다. 전통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위기의 시간을 지날때 그 순간을 간직하는것은 필요하답니다.

상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선물을 하는게 당연히 상업 행위겠지만 그것과 함께 전하는 메시지는 애정 어린것라고 했습니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게 다르겠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상업주의을 활용해서 즐겁고 뜻깊은, 또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수 있는 발렌타인 데이가 되면 좋을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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