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교 폭력을 보고 많이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것은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겁니다.
어른들의 세계는 비록 속에 품은 생각은 있을망정 감정보다는
이성으로, 혹은 남의 이목과 시선을 생각해서라도 절제된 모습으로
나타낸다면,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타고난 인간의 악한 본능을 조절하거나 추스리지 않고, 그것도
같은 반학생에게 드러내는 일은 아이들의 문제를 떠나 어른들의
사회가 골병이 들어있다는 징표이기도 할것입니다.
어른들 스스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어 자녀들에게 사람된 도리를
가르치기 보다는 남을 짓밟더라도 최고가 되라고만 시키고 있으니
아이들은 점점 악해질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웨덴의 학생 심리 전문가인 비에른 마그네르씨는 점점 늘어나는 학교 폭력의 원인을 스트레스로 꼽았습니다. 사회 전체에 만연한 스트레스가 청소년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것, 즉 물질 만능주의가 사회전체에 확산되고 남보다 더 잘나고, 나아야만 된다는 강박관념, 스트레스, 우울증이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는것입니다.
이글은 지난달 잡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프랑스도 학교 폭력을 피해갈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점점더 늘어나고 있다는군요.
하지만 비교적 학교 폭력은 덜하고, 우리 같은 왕따 개념은 거의 없다고 할수 있습니다.
파리의 청소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5월에 어떤 여중생이 정신적인 학대에 못견뎌 자살한적이 있었습니다.
괴롭힌 여중생 3명은 고소 당했고요, 그리고 올해초에 어떤 여중생이 신체적인 괴롭힘에 자살했다고도 합니다.
학교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학생이 왕따 당한다고 하고,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여대생인 한류팬들도 중고등학교때 학교 폭력은 거의 없었다고 하더군요.
프랑스 학교 폭력, 교육부, 내무부, 법무부가 함께 나서고 있어
프랑스는 1990년대부터 학교 폭력이 늘어남에 따라 사회 문제시 되면서, 1998년에 교육부가 학교 폭력에 대항할 가이드 북을 만들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가 위원회를 만들어 정책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2004년 한해 학교 폭력이 8만1천여건에 달하자 2006년부터는 교육부와 법무부, 내무부에서 함께 의논해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희생자 보호, 개개인의 안전 강화, 필요한 방법이나 법적인 절차에 대해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학생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학부모들과 협력해서 학교 폭력에 대항해 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학교 폭력 진단 체계로 2007년부터는 SIVIS[Système d’information et de vigilance sur la sécurité scolaire, 학교 안전 경계 정보 시스템 ]을 만들어 매년 학교 폭력에 대한 상세한 자료와 희생자들에게 대한 조사로 현상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있고, 교사 및 특수교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경찰과 헌병과 쉽게 연락이 닫는 교환원이 학교에 배치되어 안전을 강화하고, 교육적인 차원안에서의 제재에 대한 개념을 재확립, 학업을 성공할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선시키고 있습니다.
2010년 4월 교육부에서는 소르본 대학에서 이틀 동안 6백여명이 모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안전 대책 회의을 가지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대책안을 마련하는등, 정부에서 나서서 사회 파트너간의 연대관계를 확
보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모든 이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성공적으로 통합할 목적으로 학교 폭력 예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신체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 인종차별, 외국인과 동성애 혐오, 유태인 박해까지 폭력의 범주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많이 일어나는 학교 폭력이 금품 갈취라고 합니다.
또한 폭력의 범주를 떠나서 2011년 5월에는 전년도 학교 안전 대책 회의의 연장선으로 학교에서 자주 무시되는 괴롭힘에 대한 조치들을 내놓기도 했다. 희롱에 대해 알게 하고, 이에 대항해나가기 위해 관련 분야 교사들 양성, 그리고 신고된 경우들에 대한 처리안을 세웠다.
프랑스 교육부는 침묵을 깨고 이야기 할수 있도록 하는 것을 또한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침묵은 학교 폭력을 더욱 조장할수 있다고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메일 계정을 만들어 알리게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문제가 많은 일부 학교들에서는 학교 폭력 예방 행사를 정기적으로 가지게 되는데, 관련 비디오를 보여주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희생자였다면서 그제서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중학교와 직업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건이 많다고 합니다. 또한 2010년부터 문제 있는 중학생들을 따로 수용하는 재활 학교가 세워져 운영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지방에 있는 재활 중학교
재활 중학교를 방문하고 있는 프랑스 교육부 장관
문제 있으면 이야기해야 한다는 심리학과 대학원생인 앙꼴리
아동, 청소년 심리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는 파리 5대학 심리학과 대학원생인 앙꼴리
파리 5대학 심리학과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앙꼴리[23세]는 재작년 일년동안 도지역 단위로 있는 아동 특별 학원에서 문제아들을 상담하는 실습을 했다고 합니다. 그곳은 0세에서부터 18세까지 문제아들뿐만 아니라 부모의 사정으로 키울수 없는 자녀들을 수용하고 있는 기숙사 학교 같은 곳이랍니다.
앙꼴리는 학생들의 폭력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한 수단이라고 하면서 실습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소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여학생 그룹끼리 싸움을 주도했던 16세의 그 소녀는 아주 폭력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소녀와의 상담은 아주 좋았고, 무척 똑똑한 소녀였다고 기억했습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스스로 신뢰를 심어주는 상담을 했다고 합니다.
앙꼴리는 학생들이 폭력적이 되는 주된 원인은 가정 환경에 있다고 보더군요. 그리고 학교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현명히 대처할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리라 본다고 했습니다. 1년동안 문제아들을 상담해보았는데, 평범한 아이들과 차이점을 못느끼겠다고 합니다. 많이 나아진 경우를 보았냐는 질문에 앙꼴리는 그건 오랜 시간을 요하는 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앙꼴리는 문제가 있을 경우 부모나 어른들에게 이야기하기 힘들면 친구에게라도 꼭 알려야 된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앙꼴리는 제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한류팬입니다.
학교 폭력 대처와 함께 강화하는 시민 교육
프랑스는 학교 폭력에 대처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시민 교육을 강화하며, 성적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시민으로서 가져야할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를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2005년 프랑스 직업 고등학교에 교사 폭행 사건이 있고난뒤 교육부 장관이 학교를 찾아가 직접 학생들에게 시민의식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중 고등학생들은 친구가 당하는것을 그냥 보고 있지만은 않고 함께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에서 시민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고, 어린시절부터 공공장소에서는 소리를 지르거나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부모 차원에서 엄하게 교육시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것 처럼 학교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친구들끼리 부족한 과목에 대해서는 과외 교사가 되기도 하고, 소외된 아이가 있으면 학생 회장이 나서서 함께 더불어 가는 학교를 만드는데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학생들 사이의 연대의식은 학교 폭력을 줄이고, 왕따가 없으며, 일진 같은 그룹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해결책을 강구하려고 하지요. 일예로 학교앞 휴지통에서 불이 나도 학교 문제로 포함시키고 있답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학교는 대부분 공립이라 학교 문제는 지역사회와 나아가서 정부의 문제로 보고 같은 책임 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포스팅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필요없습니다.
'파리의 한국아줌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렌타인 데이, 사랑과 상업주의 사이에서 (0) | 2012.02.15 |
---|---|
프랑스 고등학교의 인상적인 학부모 교사 회의 (0) | 2012.02.11 |
토론 수업을 통해 스피치 능력을 키우는 프랑스 (0) | 2012.02.02 |
2차 대전 이후 프랑스가 신경 쓴 것은 복지 (0) | 2012.01.31 |
어떤 외국인이 말한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편견 (0) | 2012.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