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일상 생활과 연관 시키는 프랑스 초등학교 수학

파리아줌마 2012. 4. 4. 06:52

지난 달 잡지사에 보낸 글입니다.

 

주제는 스토리 텔링 수학으로, 최근 교과부가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제까지 수학은 공식을 암기하고 대입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창의성·사고력에 기반을 두고 과정을 평가하며

실생활에서 의미와 중요성을 일깨우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는것이랍니다.

 

이에 따라 수학 교육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요,

수학 시험을 서술형으로 다루거나 수학과 사회, 음악, 미술 등 다른

과목과의 통합 학습을 유도하려고 한답니다. 이에 이미 이런 방식을

수학에 접목시키고 있는 프랑스의 서술형 수학 교육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서술형 수학은 큰아이 초등학교때 신랄하게 보았습니다.

신랄하다 함은 아이가 힘들어 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영희는 얼마를 가지고 빵집에 가서 얼마짜리 빵을 사고는~식으로 숫자가 나오는 산수가 아니라

상황을 이해해야만 풀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당시 산수에 왜 불어를 접목시킨 문제를 내는지 신기하기도,

의아해 하기도 했습니다.

 

반복 학습이 주된 프랑스의 수학 교육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그간 받은 산수와 수학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했습니다.

 

프랑스 초등학교에는 월반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학생이 우수한 이유도 있겠지만 학년별 학업의 수준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중학교 들어가면 초등학교때 배운것부터 모두 복습을 하니 초등학교때는 그리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수학 같은 경우는 진도를 나가기 보다는 반복 학습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초등학교 5학년때 배운 백분율을 고2때로 복습을 하는데 깊이는 있어진다고요. 또한 통계와 확률은 중4[ 프랑스 중학교는 4년제]와 고1때는 같은 수준으로 복습했고, 2에 들어가서는 좀더 복잡한 학습을 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수학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결과 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게 됩니다. 과정을 잘 설명했으면 그와중에 실수로 틀린 결과가 나와도 반점수는 받을수 있습니다.

 

프랑스 초등학교의 수학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5시간으로, 학년별로 익혀야 되는게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서술형 수학 빼고 초등학교 산수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초등학교 2학년때 왼쪽과 오른쪽 위치 파악을 수학에서 배우고 있는것이었습니다. 간단한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게 문제는 나를 중심으로 하는것인지 어떤 사물을 중심으로 하는것인지에 따라 좌우가 달라져 아이들이 흔히 실수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산수 시험 시간에 가보니

 

프랑스의 서술형 수학 교육을 알아보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인 작은 아이 담임선생님께 간단한 인터뷰와 사진을 부탁하니 아이들 얼굴이 안나오는 한에서 응해주셨습니다. 특히 학교라 아이들 초상권에 대해서 엄격하지요.

3월의 어느 목요일에 아이 학급의 산수 시간에 맞추어 갔습니다.

 

선생님은 시험을 봐야 된다고 하시더군요. 방해하지 않으려 교실 뒤에서 숨죽이며 소리나지 않게 셔터만 눌러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째 시험 시간이라는데 시험지를 들고 설명하는 선생님 그리고 연신 손을 들어 질문하는 학생들 하며 꽤 어수선한 분위기더군요. 하지만 답과 연관 없는 질문에만 선생님은 대답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어떤 색깔을 칠할까요 같은~ 어떤 학생이 답을 요하는 질문을 했던지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된다며 딱 잘라 대답해 주시더군요.

 

시험지를 나누어 주고 있는 중인 선생님

 

시험지를 들고 설명해주고 있음

 

이미 시험지에 있는 것을 다시 칠판에 그려 설명해주고 있었습니다.

요즘 분수를 배우고 있답니다.

 

아이에게 들은 것에 의하면 분수를 배울때 선생님은 24조각이 있는 초콜렛을 가져와서 하나씩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24분의 1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칠판 왼쪽에 있는 둥근 것은 까망베르 치즈, 그옆의 것은 프랑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까랑바 카라멜이라고 합니다. 6등분된 치즈 1조각, 6개로 나누어진 까라멜 1조각으로 분수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이 또한 계속 반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팔을 다쳐 기부스한 학생의 시험을 도와주고 있는 선생님,

아이가 답을 말하면 칸에 색칠을 해주고 있더군요.

 

교실뒤에 있는 올챙이~

선생님이 숲에 갔다가 버려지다시피 있는 개구리 알을 가져와서 아이들과 함께 올챙이로 키웠답니다.

개구리가 될때까지는 못키울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날 본 시험지입니다.

 

선생님이 준 프랑스 초등학교 수학 프로그램을 보니, 1, 2학년 수학의 중점은 숫자를 익히고 계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1000미만의 숫자를 쓰고 비교하고 정리, 덧셈, 뺄셈, 곱셈까지 익힘, 100미만의 숫자를 2혹은 5로 나눔. 그리고 1 2 3 4 5에 관련된 덧셈표와 구구단표를 만들어 사용, 덧셈, 뺄셈 간단한 수에 관한 곱셈을 암산하는것 등입니다.

 

그리고 나와 어떤 사물을 중심으로 놓여져 있는 위치 파악, 도형으로 자와 삼각자를 이용해서 직사각형, 삼각형, 사각형을 그리고 파악하는것, 서술형 수학은 보통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하는데 이는 과정을 익히게 하는 것으로, 계산을 세워나가는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3학년부터 5학년까지는[프랑스 초등학교는 5년제] 수학은 일상 생활에서 적용되는 것들에 도움을 주고, 중학교 수학을 준비하는 단계로, 계산법에서는 위에 열거한 숫자들이 증가되고, 간단한 분수, 계산기 사용법, 서술형 수학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그리고 비율이 가미되어 익히게 된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을 보니 한단어로 정의되어 있지 않고 풀어서 설명되어 있더군요.

 

시험이 끝나고 나서 사과라며 칠판에 그리고는 분수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28명의 반 학생들에게 사과를 4등분해서 한쪽씩 나누어 주려면 몇개의 사과가 필요한가 묻더군요,

그럼 학생들은 하얀 작은 칠판에 답을 적어 선생님께 저렇게 보여줍니다.

그러면 교사는 누구는 맞았어~ 누구는 틀렸어~하고는 답을 설명해주더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일상 생활과 연관시키는 수학

 

 작은 아이 담임인 마자르 선생님은 프랑스 수학의 모토는 딱딱하게 학문적으로 접근하는게 아닌 이해를 돕기

위해 일상 생활과 연관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서술형 수학이 있는것이라고요.

 

몇십년전만 해도 이해보다는 계산법을 주로 했었는데, 그사이 수학 교수법이 바뀌어 계산보다는 이해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서술형 수학의 목적은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랍니다. 이해가 우선시 되고 난 다음에 익히게 해야한다고 한다.

 

선생님은 그날 분수를 설명하기 위해 사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아쉬워 하시더군요.

 

수학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에 한해서는 2008년부터 담임인 마자르 선생님이 지원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2시간씩 하루중 비는 시간을 이용해 가르치고 있는데, 마자르 선생님은 9시에 학교가 시작하기 전에 한다고요. 이해를 돕기 위해 주로 그림을 그려 설명하고,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수학 숙제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기억하게 하는 목적으로 주지 집에서 새로운 것을 익히게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역사인지 산수이지 구분하기 힘든 아이의 산수 노트입니다. 프랑스 역사를 연대별로 공부하며 숫자와 역사적

사실까지 함께 익히게 합니다.

 

아이의 서술형 산수가 빼곡히 적힌 노트입니다.

 

한 예를 보자면요, 8명의 해적이 970개의 돌로된 보석을 나누어 가질려고 하는게, 각자에게 몇개의 보석이 돌아가는가? 라는 문제를 풀어놓은 것을 보니요,

 

한개의 삼각형안에 970을 적고 8개의 칸을 만들어-8명의 해적이겠지요- 일단은 100을 적고

970에 800을 뺀숫자즉, 170을 남기더군요, 그런 170에 8을 나누면 가장 가까운 20을 각각 8개의 칸안에 있는 100숫자 밑에 적습니다. 그러고도 10개가 남죠. 그래서 1일 적고 남는것 2개해서 970=[121X8]+2 이렇게 찾아가서는 마지막에 해적들은 각자 121개의 보석을 가질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더라고요.

사실 보면서 뭔 과정이 이렇게 복잡한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해를 위해 이같은 과정을 중시 여긴다고 하네요.

 

하지만 마자르 선생님은 프랑스 교육이 불어만 중요시하고 수학에는 비교적 소홀한것 같다며 얼마전 유럽 학생들의 수학 평가에 프랑스 학생들이 서술형 문제에 좋은 성적이 못받았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잡지사 글 때문이었지만 딸아이 담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수 있어 좋았답니다. 또한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셔서 감사했고요. 선생님은 아주 진지한 교육자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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