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어떤 외국인이 말한 한국인의 애국심

파리아줌마 2012. 6. 14. 07:22

애국심이라는 비장한[?] 용어까지 사용했지만

가볍고 재미있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디를 가든 얼굴 생김새가 비슷한 동양인들은 서로 가까워지는데에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은것 같습니다.

 

특히 이곳, 프랑스에 있는 일본인, 중국인, 베트남인들은 같은 동양이라

통하는 정서가 있는듯합니다.

 

저도 주변에 있는 동양인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프랑스인들과 함께 있는것 보다 훨씬 편합니다.

그렇다고손 치더라도 한국말 편하게 할수 있는 한국인 만나는것 보다야

낫겠습니까만~

 

학교가 쉬는 수요일은 프랑스 아이들은 대부분 취미 활동을 합니다.

저는 작은 아이의 음악학교[conservatoire]에 갑니다.

 

몇년전 작은 아이 합창 수업이 있을때 함께 기다리던 동양인 엄마들이 있었습니다. 그 자녀들도 같은

반이었던겁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한시간 동안, 저를 포함한 세 동양 엄마들의 수다 소리는 만만치 않았을것입니다.

 

남편의 핀잔 들어가면서 한국 드라마에 빠져있는 중국인 엄마와는 한국 스타들 이야기를, 그리고 남편이

프랑스인인 태국 엄마는 옆에서 추임새를 넣어가며 한국 요리와 태국인들의 이야기를 신나게 하곤 했었습니다.

 

당시 전 그엄마들과 함께 있으면 17세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그녀들은 아주 해맑았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이 흘러 학년이 바뀌면서 수업 시간도 달라져 볼수 있는 기회가 드물어졌습니다. 그러다나 지난주 오래 간만에 태국인 엄마를 음악학교에서 만났습니다.

 

아이패드로 열심히 블로깅 하고 있는 저를 보더니, 궁시렁거리며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삼성 갤럭시 노트더군요. 그녀가 궁시렁거린 말은 다름 아닌, 애플 보다는 같은 아시아 제품이라서 삼성을 구입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덩치가 큰 태블릿을 살까? 폰을 살까? 2달을 고민하다가 결국 구입한게 노트였답니다. 태블릿은 자기의 작은 가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음악학교 로비에 있는 책상에서 시간에 쫓겨 블로깅을 하고 있는 저 옆에서 내년 음악학교 등록 용지를 작성하며 그녀의 수다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글 한자 적고는 저에게 속삭이듯 이야기합니다.

 

있쟎아~한국인들은 너무 민족주의적인것 같아~ 내 친구가 한국에 갔었는데, 쏘니 노트북을 들고 택시를 탔대,

그리고는 아이폰으로 통화를 했더니, 택시 운전사가 당신 차는 어느 제품이냐고 해서 토요타라고 하니 당장 내리라고 했대~

 

그리고 그녀는 자지러지게 웃습니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저는 사실 여부를 따지고 물었습니다.

 

-정말 내리라고 했니?

 

-몰라~ 그친구가 그랬다는거야~

 

-그럼 어느 나라 말로 대화를 한거야? 영어로 한거야?

 

-그랬겠지~

 

어쨌든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한국 제품 사용하지 않는다고 외국인에게 승차 거부한 택시 운전사인것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황당해서 믿기 힘들어 따지고 물었는데, 그녀의 쾌활함에 진지함이 묻혀버렸습니다.

 

그녀는 계속 웃었는데 그건 거부할수 없는 유머였습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죽자고 따질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리고 한국인을 비하하거나, 우습게 본게 아닌, 그야말로 재미있는 일화를 대한 느낌으로 웃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한국인들은 대단한 민족주의자들이야~를 여러 차례 읊조렸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제 아이패드를 가르키며, 너 이거 가지고 한국 가면 안돼~라고 하길래 함께 터져버렸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녀 또한 같은 아시아 제품이라고 삼성을 구입했다는것입니다.

 

그녀의 웃음이 기분 나쁘지 않은 이유였을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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