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부모앞에서 남친과 애정표현도 서슴치 않는 프랑스 여고생

파리아줌마 2012. 6. 28. 07:16

제목을 적어놓고 보니 무슨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듭니다만

전혀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예뻐 보이기 까지 했음을 미리 밝혀두고 시작합니다.

 

얼마전 저희 식당에, 프랑스 여성과 결혼해 1남 1녀를 둔

한국분이 식사하러 왔습니다.

 

예전부터 친분이 있는 분입니다.

 

그분의 아들은 20세가 되었고, 딸은 제 딸과 같은

나이인 17세입니다. 그날은 대입 불어 구두 시험을 마친 그분의 딸이

남자 친구를 처음으로 아빠에게 소개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4, 5살 즈음에는 제 딸과 친구가 되어 함께 휴가를 떠나 같이 지내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일을 해서 함께 떠날수 없어 휴가지에서는

제가 그 딸아이를 돌보아 주기도 했습니다.

 

제 딸과 함께 목욕을 시키고 여벌로 가져온 딸의 원피스를 입혀 밥을 해먹이기도 했기에, 각별한 정이

아이였습니다.

 

그리고는 서로 살기 바빠 만날수 없었습니다.

잠시 잠깐 스치고 지나면서 본적만 있었더랬습니다. 그날 미리온 그 부부가 딸이 남친을 데리고 온다고 합니다.

아이를 보고 싶은 마음에 살짝 설레이기까지 하더군요. 더군다나 남친까지 있다고 하니 더 궁금해졌습니다.

 

하얀 피부에 눈크고 코큰 프랑스인 엄마 보다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인, 아빠를 판박이처럼 빼어 닮은

야물딱진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휜칠한 키에 구불구불한 머리컬이 있는 금발의 남친과 함께 식당에 들어선

아이는 성숙한 여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아빠의 이목구비에 자라면서 엄마의 그것들이 가미되어 아주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짙은 눈화장에 자연스레 긴 머리칼을 쓸어넘긴 자태는 매혹적이기까지 하더군요. 도저히 제 딸아이와 같은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잠시 감회에 젖어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엄마, 아빠 옆에서 남친과 마주앉아 식사를 했습니다. 둘은 무척 좋아하는 사이 같았습니다.

부모는 아랑곳 없었고, 진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연신 손을 맞잡고, 깍지를 끼는 등의 애정 행위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부모도 함께 온 이들과 이야기 하고 있었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너무 자연스러워 이상스럽지 않았고, 남의 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둘은 차라리 예뻐보였습니다

단지 머리로만 저럴수 있을까 싶었더랬지요.

 

함께 이 광경을 주시하던 아르바이트 학생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우리 같으면 이런 자리에

남친을 데리고 올수나 있겠냐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아이 아빠는 무척 한국적인 분입니다. 그런것들을 받아들이는 그가 의아해서 괜찮은지 한번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미 아이의 남친을 만나본 아내가 함께 식사할 것을 제안했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며 신신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은 그렇다며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분도 참 많이 변한것 같았습니다.  

 

그와중에 아이는 엄마, 아빠를 식당에 남겨두고 남친과 함께 먼저 갔습니다. 그래서 아이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좀더 놀라운 것은 20살된 아들은 여자친구가 있는데, 가끔씩 그집에서 자고 오기도 한다더군요. 여친 부모님 허락하에요~ 깜놀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남편과 딸이 한국을 다니러 가기에 아들과 여친이 집에서 함께 지내기로 했다네요. 그러면서 그엄마 말이 아들은 20세된 남자라는것입니다.

 

그리고 17세된 딸이 남친과의 육체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알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들이 알아서 할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프랑스인들은 그렇다고 하는데 같은 또래의 딸을 둔 엄마로서 후덜덜~할수밖에 없습니다.

 

내 딸은 아직 남자 친구가 없다고 하니 엄마에게 말하지 않는거겠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제 아이에게 물어보니, 내가 그런 재주가 있냐고 넉살 좋게 이야기 하길래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분의 딸은 파리 최고의 명문인 루이 르그랑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수재입니다. 그리고 그 남친 또한 같은 반학생으로 천재 소리를 듣고 있다는군요. 그 엄마 말이, 딸은 공부와 연애 확실히 구분해서 하고 있답니다.

 

뭔가 감당하기 힘든 벅찬 것이 느껴지더군요. 이에 아르바이트 학생이 제 딸이 그런다면 어떻겠냐고 하길래 아무 말도 못하고 웃기만 했더랬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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