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기

둘 중에 하나만 하자

파리아줌마 2008. 4. 28. 17:15

아이들은 2주간의 부활절 방학이고,

남편은 한국 다니려 갔고,원래 이렇게 바빴던 사람은 아닌데,

아이들 방학을 재미있게 보내게 하기 위한 여러 이벤트[?]들이랑

남편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들 받고, 여러 일들 내가 할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연결시켜주고 하면서 지난주 내내 잠자는 시간 빼고, 잠시의 여유를 가질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블러그 마실도 못다니고 있는 형편이다.

 

아이들이랑 여러 군데 다녀도, 디카를 남편 한국행에

빌려주어 파리의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었다.

 

회사 전용 카메라는 커서 부담스러워

못가져갔고 본인 디카는 고장난지 몇달채

방치되어 있어 결국은 내가 즐겨쓰던 디카를 빌려갔다.

당연히, 흔쾌히 빌려주었다. 남편이기에,,,

 

지난 금요일 아이들이랑 파리시내를 다니다가

멋진 풍경들을 사진에 담을수 없는 아쉬움에 디카 가져간

남편에게 쬐끔 원망이 나오려다가,

이것도 허락하심이겠거니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는 치밀어 오르는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둘 중에 하나만 하자", 나의 전용 디카 잠시 빌려주었으면 그로 인해 오는

불편함들 감수하든지, 아님 감수하지 못할 것 같으면 주지 말든지,,

 

이렇게 머리속으로 정리를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듯 항상 마음 먹기에 달린 일인데,,,

내가 열어 주고도 그로인해 오는 불편함들은 감수하기 싫은,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항상 품고 살았던 것 같다.

이 나이 40에,,, 

 

항상 두마리 토끼를 같이 쫓고 싶었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마리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다.

취할 것은 감사함으로 취하고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해야하는 데

그 포기를 하기 싫어 항상 미련을  떨고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불평과 원망은 늘어날수 밖에,,,,.

 

이런 습성들이 어디 남편 디카 빌려준 문제에만

국한되었겠나 싶어 돌아 보았다.

어느 것 하나 불편한 것은 내가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주님 원망하고 해주시지 않는다고 불평 불만,,,

 

내가 원해서 일 저질러 놓고, "주님 알아서 해주세요",,

이런 내가 고쳐지기 위해서라도 주님은 알아서 안해주신다는 것을 얼마전에 알았다.

 

이제는 내가 행한 일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내가 지고 싶다.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 "주님 알아서 해주세요" 했을때, 정말 알아서

모든 것들 해결해주신 적도 많다. 내가 젖먹이 믿음일때는,,,

 

젖먹이 믿음에서 이제는 혼자 일어나 걷고 싶다.

흐뭇해하시며 바라보시는 주님을 느낀다.

 

내가 열었으면 그 연 것만을 붙들자 그 아쉬움까지 함께 붙들려고 하니

마음은 복잡해질수 밖에,,,

"둘 중에 하나만 하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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