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프랑스 어머니의 날에 우리 가족은 ?

파리아줌마 2008. 5. 26. 22:58

 

지난 토요일, 너무 피곤해서 점심도 거른채 낮잠을 자고 있었다.

가위 눌리듯 깊은 꿈속을 헤매고 있는 중에 갑자기 "때르릉~~" 자극적인 벨소리에 깼다.

꿈과 현실을 분간 못한 채 본능적으로 인터폰쪽으로 가니 "아, 큰딸이겠구나." 싶었다.

문을 열어주고도 몸을 못가누어 누워있었더니,,,

 

"엄마~, 하고는 딸이 밑에서 무언가를 무겁게 들고 오는 느낌이 그 목소리에 실려 있다.

벌떡 일어나 보니, 등에는 책가방을 매고, 손에는 큰 케익 상자 하나 들고, 팔목에는

조그마한 상자가 든 슈퍼 마켓 봉지 매고, 허리에는 가디건이 묶어져 있었다.

 

"어머, 유진아~~" 딸을 본 첫 느낌은 장성하여 직장 생활하거나, 대학교에 다니는 딸이 집안의

행사에 본인 스스로 알아서 케익 상자 들고 들어오는 느낌이어서 얼마나 예쁘고 든든하던지..

계단 올라오느라 "헉 헉".. 거리며 내려놓고 있었다. 

 

아빠 생일날 무얼 선물 할까 궁리하다 그동안 아빠에게 받은 용돈으로

그나마 조금 덜 비싼 슈퍼마켓안에 있는 빵집에서 사과 파이를 사서 온것이다.

"너무 잘했네,, 예뻐라, 수고 했어,," 라고 말은 했지만, 난 딸이 기특해서

말로 다 표현 못할 마음을 느끼고 보내고 있었다.

딸은 "당연히 엄마가 케익 준비하리라 생각했지만 선물로 적당할 것 같아서 사왔어"라고 말한다.

"그래, 잘했어, 너무 잘했어.."  

 

 

지난 토요일, 5월 24일은 공교롭게도 프랑스의 어머니 날이었다.

프랑스는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날들이 따로 정해져 있다.

프랑스의 관례를 따르며 지내지는 않았지만 어머니 날이 남편 생일이니

은근히 어머니 날을 부각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웬 심술?

어쨌든 나는 큰딸의 케익에 감동을 받았다.

 

50대를 향하고 있는 아빠 생일이기에 상징적으로 5개의 초만을 꼽았다.

딸은 "아빠 5살이야?" 하며 낄낄~~ 댄다.

 

하트 모양의 두개의 작은 케익은 또한 가족에 대한, 그리고 아빠에 대한 사랑의 표시겠지?

 

 

이건 내가 만든 스폰지 케익,,,

부풀었다가 숨이 죽어 모양은 없으나 맛은 프랑스인들도 인정,,,

어설프게 왼손으로 칼을 잡고 케익을 자르고 싶어하는 둘째,,,,

 

 

7살 차이로, 키나 덩치로 보나 차이는 많지만 그래도 가끔씩 같은 옷을 입히고 싶다.

자매의 동질성을 심어 주고 싶어서 그러나?

우연찮게 그날 같은 티셔츠를 입게 되었다.

           

 

 

이건 "텔미""어머나~~' 패러디다.

둘이서 "텔미" 노래 화음 맞추는게 장난이 아니다.

큰딸은 랩하고 작은 딸은 랩 사이 들어가는 노래하고,,, 제법 잘한다.

 

 

아빠가 촛불을 불고 난뒤 큰딸은 아빠에게 소원을 말해보라고 한다.

아빠는 "가족의 건강과 올바른 믿음 생활"을 우선으로 이야기했다.

진정 내가 이 가정안에서 바라고 소망하는 것들이 잘 이루어지길 기도하는 마음과 함께

토요일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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