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하며,

파리아줌마 2008. 7. 26. 23:11

7월의 마지막 한주를 남겨두고 있는 오늘, 토요일 오후,

큰애는 교회 친구들이랑 영화관 가고, 둘째, 또한 친구집에 초대받아 가고,

토요일에도 일하는 남편을 두고 있어, 거의 한달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듯 한데,,

이 황금 같은 서 너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미장원에 가서 머리카락 자를 생각도 있었고,

다운 받아 놓은 한국 영화를 볼까도 생각했었지만,

글을 쓰고 싶었다.

아니 좀더 엄밀히 말하자면 컴퓨터 자판에 글을 두드리고 싶었다.

 

그럼 무슨 글을 두드릴까? 이것 저것 생각나는 것 한 두개 정도,

항상 남편은 글 속에서 전하는 메세지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

그말에 세뇌가 되었는지 무언가 교훈적이거나 강한 무언가를 담아야한다는

부담감에 머리가 무거워져 오곤 한다.

 

꼭 무언가를 담아야만 하나?

그냥 일기처럼 나의 일상을 주절주절 쓰면 안되나?

그냥 스치는 바람 한점에도 깨알 같이 느껴지는 감정을 글로 실을수 있지 않을까?

사실, 스치는 바람 한점에 수 많은 감정이 일 만큼 감성적인 사람도 못된다.

 

나는 사춘기 시절 부터 온갖 미사여구와 수식어를 총동원해서,

이른바 아름다운 글을 쓰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다.

그냥 부러워하는데만 머물렀다면, 아마 나는 글을 잘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부러워하는 것이 자존심 상해서 무시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무시는 상대를 내려보는 것이 아니라 거의, 그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를 멈추어버린 무시이다.

나의 이상한 강한 성격으로 인해 정말, "나만 손해"였다.

 

하지만 그때의 부러움이 나의 잠재 의식속에서 묻혀 있었던 듯하다.

40대, 불혹의 나이에 불현듯 떠오르는 글쓰기에 대한 애착,,

누가 40대를 "불혹"이라 했는가?, 아님 "불혹"해야 된다는 것인가?

아직도 이런 저런 소리에 동요되고, 휩쓸리기도 하는데,,어쩌란 말인가"?

"불혹"아.....

 

지난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내속에 숨어서 잠자고 있던 무언가가 움틀거리기 시작하는 듯하다.

40년하고도 1년을 더 살고 되돌아보니, 살아온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불혹"이 싫다고 발버둥치기에는 좀 무거운 듯하다.

이미 나는 글쓰기에 "혹" 되었다. 뭐,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혹"이리라.

 

이렇게 가끔은 나를 돌아보고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일찍부터 문학협회에 가입해서 글쓰기 보다는 사람들과 술잔 기울이며 세상을 논했던

남편을 "퇴폐적 낭만"이라고 손가락질 했었는데, 그런 남편과의 만남도 결국은

우연이 아니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하기사 이세상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일들에 우연이 어디있겠는가?

그모든 것은 필연일테지..

 

그동안은 앞으로 나아갈려고만 했고, 이룰려고만 했다면

이제는 나아가기에 앞서 돌아보기도 하고, 이루기에 앞서

채워나가려고 해야될 것 같다.

 

그러기 위해 글쓰기는 하나의 좋은 매개체가 되리라 생각된다.

또한 나의 정신적 유희를 마음껏 충족시켜주기도 하겠지..

 

쉬운 글, 쉽게 읽힐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거기다가 감동까지 줄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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