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르망디

영화 [남과 여]의 배경이었던 도빌, 그리고 투루빌

파리아줌마 2008. 8. 26. 06:16

 

 숙소 걱정을 하며 도빌쪽으로 내려오부엌이 갖추어져 있는 곳에 설마 방이 있을까

      싶어 물어보았는데, 우리 네 식구 이틀 지낼 마땅한 곳이 있어 너무 감사하며 짐을 풀수 있었다.

      그곳은 도빌과는 다리하나 두고 있는 투루빌에 위치해 있는 Maeva, Orion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밥해먹을수 있는 것들 가지고 올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감지 덕지,

      해산물 사다가 삶아 먹고, 스테이크 구워 먹고, 밥, 김치 없이도 별 아쉬움없이 잘 지낼수 있었다.  

 

 해변가에는 마루가 깔려 있다.

 

 오후, 바닷물이 멀리 빠져 나가있다.

  정신 없이 예쁜 조개껍데기를 수집하고 있는 딸..

 뒤에 바라보이는 곳은 투루빌[Trouville], 가족들이 서 있는 곳은 도빌[Deauville]이다.

 도빌이라면 빼놓을수 없는 것이, 1966년의 영화, "남과 여"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이 바다로 뻗어 있는 나무 난간을 무스탕을 입은 이지적인 분위기의 "아누크 에메"가 겨울 바람에

 흣날리는 머리를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쓰다듬어 가며 딸과 걸었던 곳이다.

 이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딸을 가졌을때 파리시내 비데오 가게에서 헐값에 파는 이 영화 비데오를 사서는 정서가 고갈되고 있다고

생각될때마다  이 영화를 틀어 배우들의 표정과 대사 하나 하나를 외울정도로 보아왔다.

 

  한국에서 중학교때 이 영화 포스터를 보고는 에로 영화인줄 알았는데, 어느 날  영어 선생님께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들에게 이야기해 주셔서 오해를 풀수 있었고,  그러기에 그영화가 더 궁금해졌다.

  아누크 에메가 영화에서 걷던 도빌의 바닷가 마루바닥 길이다.

               

영화 이야기로 잠시 빠져보자.

이 영화는 1966년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한때 나는 거의 친정 엄마 연세에 가까운 이 여배우의 매력에 흠씬 빠져 있었다. 그리 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너무나 이지적인 외모의 소유자였다. 목소리 또한 가는 허스키로 나직하게 뱉어 내는 말들에 현혹되어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6년 클로드 를류슈가 감독한 이 영화는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한 여자와 아내가 자살을 한 어떤 남자가 도빌의 기숙사에 각자 아이들을 맡겨 놓고는 주말에 아이들을 보기 위해 오는데, 어느날 기차를 놓친 여자가 남자의 자동차로 함께 파리로 올라오게 되면서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도빌의 시내,, 도빌은 프랑스에서는 고급 휴양지로도 알려져있다.

이곳에는 쁘렝땅 백화점 지점도 있고, 명품 브랜드 상점들이 이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도빌 시청이다.

 도빌의 최고급 호텔인 노르망디 호텔

 다시 영화 이야기가 하고 싶어진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남자와 여자는 일요일 저녁 아이들을 기숙사로 돌려보내고

 이 노르망디 호텔에서 식사를 한다.

 음식을 주문한뒤 여자가 말한다 " 조금밖에 시키지 않아서 저 뮤수가 좋아하지 않나봐요"

 남자는 "그럼 저사람을 만족스럽게 해볼까요"?하며 방을 하나 예약을 한다.

 

 호텔방에서 서로의 사랑을 몸으로 확인하는 순간, 갑자기 영화에서는 심장 박동 소리가 흐른다.

 "쿵쾅 쿵쾅", 그리고는 애잔한 음악과 함께 여자는 죽은 남편과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면서,

  남자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장면은 볼때마다 가슴 아프다.

  남자는 "왜"? [Pourquoi]?

  여자는 약간 울먹이며 "남편때문에요" [ a cause de mon mari]

  남자는 "그는 죽었잖아요" [Il est mort]

  여자는 "나한테는 아직 아니예요" [pas encore pour moi]

  이 영화는 대사도 많이 없다. 있더라도 이렇게 간략하다.

  그리고 나서 두사람은 싸늘해져서 남자는 자동차로, 여자는 기차로 각자 파리로 올라온다.

 

  감독은 이런 남과 여의 차이를 그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시나리오도 클로드 를류슈 감독이 썼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영화는 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의 68 운동보다 2년전에 발표되었던 영화인데,

  그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상은 열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사랑에 대해서, 현재에 충실한, 조금은 단순한 남자와 지난 날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

  그리고 적극적인 남자과 비교적 소극적인 여자을 클래식하게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파리로 접어든 남자는 차를 몰아 기차가 도착할 샹 나자르역에 먼저 도착해 여자를 기다리게 되고,

  기차에서 내린 여자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남자를 보고는 품에 안기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난다.

 

  이 영화는 도빌 해변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미지들,,

  그리고 흑백과 컬러들이 섞여 있는데, 대체로 현재는 흑백으로 과거를 그릴때는 무거운 칼라로

  쓴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프란시스 레이가 작곡한 주제가가 유명하다.

 

도빌 시내,

도빌에서는 아시아 영화제 그리고 미국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영화제 이야기를 쓴다는 게 깜박하고서는

방금 불로거님께서 알려주셔서 덧붙이게 되었다. 한국 영화도 많이 진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제가 열리는 곳은 아쉽게도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요긴 골프호텔, 남편은 아이들이랑 퍼팅 연습이라도 하자고 왔는데,

더운 날씨 탓인지 아이들이 싫어해서 로비에 잠시 앉았다.

 코를 찌르는 강한 백합꽃 냄새와 함께 옛날 왕궁에 온 느낌이,,,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