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남편 교민지에 드디어 내글이...

파리아줌마 2008. 9. 23. 21:30

 

                                       

 

2005년 10월즈음에 남편은 기존에 있던 교민지 "파리지성"을 인수했읍니다.

그동안 여러 교민지들을 보아왔는데, 딱딱한 소식들보다는 아줌마들의 생활 이야기가 재미있었읍니다.

다른 소식들은 읽지 않아도 생활 수필이 있는 란은 꼭 보고 넘어갔읍니다. 

그래서 남편이 어쨌든 발행인의 위치에 있게되자 욕심이 생겼읍니다.

글 솜씨는 없지만 딸 둘을 키우며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로 써서 남편의 교민지에

실으면, 아니 실어주면 좋겠다는 야심[?]을 키우며 글을 한편 썼읍니다.

 

그글을 여기에 실어보려고 했는데, 그사이 컴퓨터를 교체하면서 워낙 옛날 컴이라,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해 놓았었는데, 요즘 누가 플로피  디스크를 씁니까?

도저히 가져올 방법이 없어 그냥 포기하고,,, 대충 내용을 보자면..

 

제목은 "딸의 여행 선물"로 초등 5학년이었던 큰딸이 12일 동안 학교에서 여행을 갔는데, 그전 여행에서는

가족들 선물은 하나도 없이 교회언니들 선물만 사가지고 와서 가족들 먼저 챙기는 게 좋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딸이 무안할까봐  이야기는 못하고,, 저건 아닌데,, 하고 고민만 하고 있다가 몇달뒤 다시 떠나게된 여행에서 마치 엄마

마음을 읽었던 것 마냥 가족들 선물 하나 하나 다 챙겨온것을 보고 너무 감사하고 은혜로왔다는 이야기를

약간 신앙 간증식으로 적었읍니다.

"아닌데" 싶었지만..일단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접고 교회 언니들 선물을 챙겼던 마음을 존중해주었읍니다.

그랬더니 성령님께서 제 대신 일을 해 주셨다는 그런 이야기였읍니다.

이것은 온전히 주님의 역사하심이 있었던 은혜로운 일이었고, 아마 평생 잊지못할 저의 신앙 이야기입니다.

 

검열[?]을 거쳐야만 했읍니다.

처음 글을 읽어가던 남편은 "당신 글 잘쓴다"며 흐뭇해하며 읽더니만

다 읽고난 뒤 표정이 굳어져 있었읍니다. 

이건 실을 수 없다고 했읍니다. 왜냐하면 종교적 색채가 진하게 배여있기 때문이라고요..

이해가 되기에 그럼 그부분 수정하겠노라고 했는데도,, 안된다고 합니다.

 

                                      

 

비록 좋은 글, 잘쓴 글은 아니었지만, 정~말 실망스러웠읍니다.. 

남편에게 눈 흘기며 원망 많이 했읍니다..

 

그이후로 저는 "프랑스 소식"만을 담당하는데 만족해야 했읍니다. 계속해 오던 "프랑스 소식"도

너무 기자 대우를 해주지 않은 것 같아 지난해 말, 두달 정도 파업에 돌입한 적도 있읍니다.

기사비는 커녕 회식에도 불러주지도 않는 기자 생활 그만 두고 싶었읍니다.

 

그래서 파업의 결과, 매달 기사비 챙겨주기로 했고, 회식은 남편 말에 의하면,

더이상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거짓말인지 참말인지는 모르겠읍니다만,

어쨌든 올해 들어서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프랑스 소식을 담당하고 있읍니다.

 

그러던 어느날, 최근 제 블로그에 올린 "화가가 꿈인 딸"이란 글을

남편이 "파리지성"에 실겠다고 합니다..

그럼 "검열에 통과되었냐"고 하니 "괜찮다"고 하더니, "이문열씨 같은 작가 글은 출판사에서 검열하지도 않는다"

하며 "앞으로 잘 써보라"고 합니다. 참 내, "이문열씨가 들으면 정말 기분 나빠하겠다" 싶었읍니다. 

그리고 원고료를 운운하니 남편은 돈을 받고 실어야 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너무 신나고 기뻤읍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 블에 있는 알맞은 글을 실겠다고 합니다.

 

신문에 실린 저의 글을 읽고 또 읽었읍니다..

그때가 2005년말이었으니 3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3년만에 이루어진 저의 야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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