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한국에는 풍부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인색한 것

파리아줌마 2010. 7. 21. 08:21

한국에서는 너무 많아 낭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프랑스에는 너무 인색해 본능을 가진

인간에 대한 배려를 의심할 정도라고 느껴졌던 것은 바로 공중화장실입니다.

 

작년 한국을 다니러 갔을때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할때까지

눈에 가장 많이 띄었던게 공중화장실이었습니다. 적어도 50미터마다 하나씩 있는 것 같더라고요.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공항이니 편리함을 위해서 많이 만들어 놓을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에 있는동안 어디를 가든 공중화장실이 많아 불편없이 사용할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프랑스는 공중화장실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심하게 인색하다 싶을정도로 사람들의 배설환경에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행객들이나 시민들은 외출시 알아서 단두리해야 합니다.

간혹 패스트 푸드점인 맥도날드의 화장실은 이용할수 있으나 관광지역에 있는 맥도날드는 코드를 입력해야

들어갈수 있습니다. 코드는 햄버거 산 영수증에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은 사용하지 못하고 무엇이라고 하나 사야지 화장실도 이용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급할때는 근처 까페에 가기도 합니다.

얼굴 두껍게 바로 화장실 찾아갈수 없어서 그나마 가장 값이 싼, 쓴 엑스프레소라도 한잔시켜 카운터에 서서

마셔야됩니다.[참고로 테이블에 앉아서 마시는 커피값보다는 카운터에 서서 마시면 조금더 쌉니다.]

 

어떤 까페 화장실은 특별 코인이나 동전을 넣어야 들어갈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그러면 커피를 마신 손님이니 까페 직원한테 이야기하면 코인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불편한 공중화장실 이용 때문에 나름 터득한 방법이 있습니다.

맥도날드나 까페 화장실로 바로 직행한 경우, 화장실 앞에 섰다가 볼일 보고 나오는 사람이

잡고 있는 문손잡이를 그대로 바톤터치하듯이 받으면 됩니다. 이야기하다보니 좀 치사스럽기도 합니다. 

 

 

 

얼마전 지인을 만났습니다. 한국분인데, 아이들과 노르망디와 부르타뉴 지방으로

휴가를 보내고 왔다고 합니다.

 

부르타뉴 지방의 유명한 중세 성, 몽생 미샐에 공중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유료로요.

그러면서 프랑스는 공중화장실이 너무 없다며 그분과 맞장구치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집 가까운데 제가 주로 다니는 쇼핑센터는 완공한지 2년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하부터 1, 2층까지 3층으로 된 꽤 큰 곳인데 공중화장실은 단하나밖에 없습니다.

층마다 한두개씩 있는 우리나라와는 정말 비교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쇼핑센터로 장보러 갔다가 화장실 찾으려면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합니다.

쇼핑센터는 몇층으로 되어 있어 넓은데 비해 화장실은 달랑 한곳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프랑스 혁명기념일에 불꽃놀이 구경하기 위해 에펠탑 근처로 갔습니다.

센강변을 따라 에펠탑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파리시민들과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에펠탑 근처에 몰려있었는데요, 캐비넷 같은 공중화장실에 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거짓말 조금 보태어 50미터는 되겠더라고요.

 

특히 여행지에 있는 공중 화장실은 돈을 내는 곳이 많습니다.

화장실 앞에서 관리하는 아주머니가 돈 접시 놓고 있답니다. 요금이 정해져 있는 곳도 있고요.

사용자가 나름 알아서 주는 곳도 있답니다. 그런 공중화장실은 관리를 잘해 깨끗하답니다.

 

이런 상황이니 외출할때는 화장실 문제를 미리 집에서 해결하고 나서야 됩니다.

프랑스는 대부분 백년된 건물을 내부 수리만 해서 사용하니 공중화장실 만들기가 여의치 않을수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한국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워낙 공중화장실이 없는 프랑스에서 살다와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낭비에 가까웠습니다. 

 

얼마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프랑스는 편리함만을 쫓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답답할때도 있답니다.

하지만 때로는 편리함이 사람을 안일하고 나태하게도 만들지요.

그래서 불편한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유행에 민감하지도 않고요, 어떤 업종이 유망하다고 해도 금방 뛰어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열심으로 무언가를 이룰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한국처럼 아줌마들 입소문으로 퍼져나가 물건이 팔릴수도 없습니다.

개인주의적이고 주관이 뚜렷해서 남이 좋다고 해서 나도 한번 써볼까하는 것은 드뭅니다.

 

나름 장단점이 있겠지요. 하지만 공중화장실은 늘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