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1학년과 3학년이 같은 반인 프랑스 초등학교

파리아줌마 2010. 9. 4. 08:08

 수준이 다른 두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프랑스 초등학교 교실

 

목요일[2일] 개학을 한 둘째아이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 입학을 한 1학년들과 같은 반으로 편성되었습니다.

 

큰아이 초등학교때도 수준이 다른 두학년을 한 학급에 배치해놓은

이상함[?]을 보고는 많이 놀랐습니다.

도대체 저렇게 해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수 있는지 몹시 궁금했지만

아이가 별문제없이 학교생활을 잘하길래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는 프랑스의 공립 초등학교에 자주 있는 복식 학급[classe à double niveau]입니다.

이유는 학생수 때문인데, 같은 학년에 너무 많은 아이들이 몰려있으면 이렇게 다른 학년과 묶어 놓습니다.

  

둘째 아이반은 같은 3학년 6명, 1학년 15명으로 총 21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그반에 선택된 이유는 독립성이 비교적 많다고 판단되어졌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저학년 수업을 할때 고학년은 혼자 공부해야되기 때문에 아이의 자율성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동생과 한반에 편성되면 안되기에 동생없는 아이들을 우선으로 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다른 3학년들은 교장선생님이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이곳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담임부터 학교의 사소한 굳은 일을 모두 담당하고 있습니다.

 

같은 계열의 유치원도 원장 선생님이 가장 힘든 작은 반을 맡고 있습니다.

항상 양복입고 권위적으로만 보였던 한국의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돌발상황시 학부모에게 직접 전화하는 일부터, 담임, 학교 행정,  

그리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등학교시에는 교문에서 지키고 있는 수위역할까지 합니다. 

 

프랑스 엄마들의 육아와 교육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사이트에는

수준이 다른 두학년을 묶어 놓은 학급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어떤 엄마가 아이가 이번에 복식 학급에 배치되었는데,

걱정이 되어 다른 이들의 의견을 구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답글을 보면 본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놓았는데, 교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는 조언과

그녀들도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학년말에는 흡족했다며 걱정하는 엄마를 달래는 글들이 더많았습니다.

 

         

                                                프랑스 부르타뉴 지방의 시골 초등학교입니다. 방학때라 아이들이 없습니다. 

 

복식 학급의 장단점

 

그리고 어떤 교사가 복식 학급의 장단점을 분류해 놓았습니다.

프랑스 교사들은 이런 학급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장점을 보면요, 앞서 이야기한 독립성을 들었습니다.

저학년을 가르킬때 고학년들은 혼자 공부하면서 자율성을 가질수 있고,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을 도울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적이 좋거나 부진한 아이들이 두가지 수준의 수업을 들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을 보자면,  교사들이 수업 준비를 두배로 해야되며,

질문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때에 교사가 답을 해줄수 없다는 것입니다.

 

2학년과 3학년을 섞어 놓은 경우, 불어, 수학은 따로 가르치고,

지리역사, 과학, 체육등은 함께 공부한다고 합니다.

 

둘째 아이의 경우, 2학년이나 차이가 나기에 학습은 따로하고 이외의 활동은 함께 합니다.

선생님은 3학년들에게 설명해주고 관련 학습지를 주고는 1학년 아이들을 가르키게 됩니다.

학습지 다하고 남은 시간에 3학년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습니다.

 

아이는 같은 학년인 6명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하게되었다며 만족해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은 1학년을 더 신경써서 학습을 하는 것 같다고 하고요,

물어볼것이 있으면 기다려야 한다며 인상을 약간 찌부리면서 이야기했습니다..

 

학습지를 나누어 줄때는 3학년들이 1학년들에게 나누어 준다며 은근 뿌듯해하며 이야기했습니다. 

 

복식학급은 같은 보통 1학년정도 차이가 나는 2학급을 묶어 놓는것인데,

더러는 1학년과 5학년을 섞어 놓기도 합니다.

 

복식 학급 경험자들의 의견

 

초등학교때 복식 학급을 경험한 프랑스인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어떤 이는 두번의 경험이 있었는데, 한번은 저학년과 또다른 한번은 고학년이었답니다. 

저학년일때는 도움을 받고, 고학년일때는 도움을 준게 좋은 기억이었답니다.

조그마한 <연대의식>을 가지는 좋은 기회였다고 회상했습니다.

 

대부분 복식 학급에 대한 기억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만 부정적인 글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위의 경우에 같았는데, 첫번째는 아무 문제없이 잘 지냈는데, 두번째는 문제가 있어

다른 반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에 의하면, 좋았던 경우는 교사가 두 학년의 학생들을

잘 이끌어갔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어떤이는 3학년때 2학년과 함께 공부를 했는데 교사가 두가지 수준을 섞어놓은 프로그램을 준비해와서

저학년들에게는 흥미있었겠지만 고학년인 본인에게는 지겨움의 연속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몰입과 동기부여에 문제가 있어 교사의 보살핌을 필요로하는 아이들에게는

적당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복식 학급은 특별한 어려움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너무 좋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학급에 대해 고등학생인 큰아이는 "그만큼 프랑스 초등학교의 학년별 수준차이가 크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차피 중학교 들어가면 초등학교 학습을 다시 반복하게 된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초등학교때는 공부보다는 열심히 뛰어놀아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의 인성도 길러지는 것이겠지요.

 

프랑스 초등학교의 복식 학급은 비록 학생수가 많아서 시작한 것이었지만

그안에서 보다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찾아가려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공부에 얽매이기 보다는 어린시절부터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심어줄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 같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