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망사건이후 프랑스인과 정부의 연대의식
2천명의 추모 행렬과 장례식에 참석한 장관들
지난 9월 5일[일요일] 프랑스 북부 공업도시인 Lille근처의
Marcq-en-Baroeul 숲에서 조깅을 하던 29세의 아름다운 여인,
나타샤는 성폭력을 당하고 살해되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12일,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지역 육상 클럽회원들과 주민, 측근들 2천여명은
조깅복 차림으로 마을에서 그녀가 실종되었던 곳까지
3킬로미터를 걸었습니다.
평소 조깅을 즐기는 어떤 주민은 그녀를 애도하기 위해 왔는데
이런 끔찍한 일에 무관심할수가 없다며, 이건 우리들중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는일라고 했으며,
가족들에게 애도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대열에
합류한 84세의 할머니는 분노했습니다.
하늘에는 비행기가 "나타샤 추모"라고 적힌 검은 현수막을 드리우며 날고 있었습니다.
"Natacha"라고 굵은 글씨가 적힌 파란 티셔츠를 입고 온 어떤이는 비록 그녀를 알지는 못하지만
이곳에 온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행렬이 끝나는 장소였던 사고현장에는 수많은 하얀 꽃다발들이 놓였습니다.
사건 장소에 모인 추모 대열들 사진 : AFP
장례식에 참석한 법무부, 내무부 장관
월요일 성당에서 있었던 장례식에는 프랑스 법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이 참석해 애도했습니다.
범인은 이미 2006년 성폭행으로 10년형을 받고 복역중 2009년 조건부 석방으로 나왔다가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그를 석방한 법무부와 치안을 소홀히한 내무부의 책임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지난주 내내 프랑스 언론은 조깅녀의 성폭행 살인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프랑스나 한국이나 범죄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이후 대처하는 모습은 다릅니다.
2천여명이 "나한테도 일어날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침묵 시위를 하고,
책임을 통감해야할 법무부, 내무부 장관이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철저한 개인주의지만 <아니라>고 생각될때 뭉쳐지는 연대의 힘은 대단합니다.
그정신이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겠지요.
그들의 시민 연대 의식은 제가 이곳에 살면서 한번씩 놀라는 것들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네티즌들은 장관들의 장례식 참석에도 마구 비난을 퍼붓더군요.
카메라 앞에서 정치쇼하는 것이라 하고, 가식과 위선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범죄자를 풀어준 것에 많이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성범죄로 인한 사망사건이후 몇천명이 모여 침묵 시위를 하고,
어떤 의도든간에 법무부, 내무부 장관이 장례식에 참석하는지요?
그건 아닐것입니다.
그런다고 그런 끔찍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충격속에 있던 시민들의 불안감은 줄어들수 있다고 봅니다.
모든 문제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오늘[화요일] 파리시간 밤 8시20분경에 에펠탑 관리사무실로 폭탄테러가 있을 것이라는
전화가 와서 2천여명의 여행객들을 대피시켰습니다. 결국은 허위신고로 밝혀졌고요,
11시30분[한국 수요일 아침 6시30분] 상황종료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 몇군데에서도 대피소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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