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 결혼풍습과 한불커플들의 황당했던 사연

파리아줌마 2010. 9. 27. 08:18

프랑스의 결혼풍습과 한불 커플들의 황당했던 사연

 

집에서 한가한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다보면 거리를 지나가는

차들이 경적을 심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일단은 신경을 자극하는 소리에 놀라 잠시 짜증스럽기도 하는데,

바로 <아! 오늘은 토요일, 누가 결혼했구나>하고는 이내 진정됩니다. 

 

성당이나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피로연 장소로 이동하는 하객들이

결혼한 이들을 축하하기 위해 자동차 경적소리로

거리광고를 해주곤 합니다.

 

예전에는 결혼하는 여성들에게 부과되는 결혼지참금이 있었던

프랑스였는데, 현재 그들의 결혼풍속은 아주 간소합니다.

 

 우리나라도 요즘은 형식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다고는 하는데요, 보통 여자는 살림살이, 남자는 집,

아직도 대개는 이렇게 마련하고 있지만 이곳에는 그런 혼수장만 같은것은 없습니다.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월세 아파트에 부모가 쓰던 가구들에

대대로 전해져왔던 금가락지 하나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이는 프랑스 뿐만 아니라 다른 서양의 나라들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처음부터 모두 갖추고 시작하는게 아니라 부부가 살아가면서 그들의 능력으로 새로운 살림살이들을

장만합니다. 모아둔 재산도 없을 젊은 나이에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프랑스는 동거 커플들이 아이 한둘 낳고나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거커플들도 결혼한 이들과 똑같은 사회복지의 혜택을 누릴수 있는 민간연대계약제[pacs] 라는 것이

1999년부터 시행되고 있기에 결혼을 하지않아도 제도적인 면에서 소외감을 느낄일도 없습니다.

그러니 결혼에 얽매일 필요도 없겠지요.

 

프랑스 백화점에는 결혼목록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혼수장만하는 신부를 위한 것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선물하는 친지들과 친구들을 위한 목록이더라고요.

 

직접 선물을 하기도 하고, 구입권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간혹 현금을 주기도 한다는데 이는 드문 일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그렇겠지만 결혼식을 보통 두번합니다.

한번은 시청의 시장앞에서 신랑, 신부, 각각 증인 두명씩 대동하고 하는것으로, 

한국으로 치자면 일종의 혼인신고식입니다.

프랑스 삼색기를 두른 시장앞에서 시민결혼을 선언하는 의식입니다.

이때 신부는 정장을 하지 드레스는 입지 않습니다.

 

그리고 친지와 친구들과 함께 성당에서 하는 결혼식이 있습니다.

이때는 신부는 드레스를 입고 생애 최고로 아름다운 날이 됩니다.

 

어떤 경우는 성당 결혼식은 생략하고 시청의 혼인신고식에 친지와 친구들 불러 간단히

결혼식을 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혼 피로연입니다. 프랑스인들도 결혼잔치인 피로연을 중요시여깁니다. 

프랑스인들의 결혼 피로연에 초대하는 사람은 평균 80명이고요, 비용은 천만원정도 들인다고 합니다.

 

제가 기억나는 결혼 피로연으로는 프랑스 목사님 자녀의 결혼식이었는데요,

파리 외곽의 큰 마을회관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하고 신랑신부가 신혼여행을 떠나지 않고 함께

하객들과 즐기더라고요. 목사님의 쌍둥이 아들중 한명의 결혼식이었는데, 신부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신랑과 축하한다 인사와 함께 악수를 했고,

신부와 프랑스식 뺨을 맞대는 인사[비쥬]를 잠시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피로연이 무르익으니 하객들과 신랑신부가 어우러져 둥글게 원을 만들어 손잡고 흥겹게 빙글빙글 돌더군요. 

이를 보고는 <참 소박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때가 9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그사이 그런 화목하고 소박한 피로연의 모습이 바뀌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에 큰 변화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한불 커플들의 황당했던 사연

 

프랑스인들과 국경없는 사랑을 한 한국인들이 결혼시 겪은 일화들입니다.

 

한불 커플들은 대부분 프랑스와 한국에서 한번씩 결혼식을 올립니다.

 

프랑스 신랑이 한국 신부와 한국에서 결혼식을 했습니다.

한국의 부조문화를 목격한 신랑, 그런데 장인은 신혼여행비하라고 달랑 얼마만 봉투에 넣어주었습니다.

프랑스 신랑 생각에 <우리 결혼식에 들어온 돈을 왜 부모님이 가지냐>는 것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고,

이에 한국 신부는 이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 적쟎은 시간을 들였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예는 한국신부가 프랑스 신랑에게 시집가는데 한국식으로 살림살이는 바리바리 준비해서 갔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신랑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는 사연도 있습니다.

이경우는 서로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요.

 

문화가 다르고 풍습이 달라 빚어질수 있는 일이 어디 이런것들뿐이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사람사는 세상에서 가질수 있는 이해하는 마음이면 문제될 일도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