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시위하느라 수업거부하는 프랑스 고등학생들

파리아줌마 2010. 10. 18. 08:01

프랑스 연금개혁안 파업에 고등학생들까지 동참

 

지난주부터 프랑스는 퇴직연금개혁안 반대 파업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그런와중에 고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는 오늘 아침 문자 메세지 받은 것을

저에게 읽어주더라고요. 

 

내용을 보면, "젊은이들은 미쳐 분노한다.

그리고 학교가 봉쇄되기를 원한다.

그들은 옳기에 우리는 전국적으로 봉쇄되기를 원한다. 막읍시다.

18일과 19일은 학교 수업에 가지말고 모입시다. 

이 메세지를 돌리세요. 진지하게 모두에게 돌리세요."였습니다.

 

딸아이는 "공부하기 싫어서 더 그럴거야"라고 일축해 버리더라고요.

 

옆에 있던 남편은 "아직 투표권도 없는 어린 미성년자들이 무슨 시위냐"고 하니,

시위하는 학생들을 시니컬하게 이야기하던 딸아이는 아빠의 그말은 싫었던지,

"프랑스는 아무리 어려도 표현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리고는 지역 시장과 함께 학생들의 행사와 문제를 논의할수 있는 학생 대표를 뽑는데,

본인도 투표를 했다고요.,, 대표자들은 시장에게 학생들의 생각을 이야기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후담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청년 실업 증가를 우려한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거리로

 

그동안 산발적인 일어난 연급개혁안 파업은 지난 화요일부터는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무기한 파업을 외치더니 오늘, 일요일까지

파리외곽 지역을 다니고 있는 RER B선은 50%만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프랑스 정유회사도 파업해서 디젤유와 항공유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총리가 나서서 유류결핍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일요일 오후부터 다시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번 파업의 다른 양상은 대학생, 고등학생까지 동참을 한것입니다.

지난주 화요일부터 프랑스 전체 300여개의 고등학교들이 수업을 하지 않고,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날이후 대학생, 고등학생들의 시위 인구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시위는 임금자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과격하고 폭력적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다치기도 하고, 경찰에 소환되기도 했다고요. 

 

프랑스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까지 학교를 봉쇄하고 시위행렬에 동참하는 이유는

정년이 연장됨으로써 청년실업이 더욱 증가할 것을 우려해서입니다.

그들에게는 실질적인 문제이지요.

 

                       

                                                                      시위하는 프랑스 고등학생들      사진 :AFP                                                  

 

프랑스 전국고등학교 연합[UNL]의 회장은 "젊은이들은 연급개혁안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기에 일어났고,

계속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노동부장관에게 연금개혁안에 대해 고등학생들의 입장을 이야기할 장을 마련하기 위해 수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어떠한 답장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한 "경찰의 억압이 있는데, 그게 우리들의 시위를 멈추게할수는 없다" 며 강력하게 의사를 밝혔습니다.

 

어떻게 보면 학생들의 시위를 막아야할 프랑스 전국학부모 연합[FCPE]은 

부모들이 가능하다면 학생들의 시위행렬을 에워싸줄 것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말리지 않고 시위하게 하고 그안에서 보호하려고 하는것인데요,

왠지 68혁명의 슬로건중의 하나였던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라는게 생각이 납니다.

금지한다고 금지되지 않으리라는것을 잘알고 있지요.

 

파리 13구의 Claude Monet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한인고등학생의 말에 의하면,

학생들은 쓰레기통으로 학교를 봉쇄해서 학생들을 못들어가게 하는데,

교사들 출입은 막지는 않는다고요. 하기사 함께 파업하는 교사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어떤 학생은 쓰레기통안으로 들어가 학교안으로 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2006년의 기억, [최초 고용 계약법 철회[CPE]를 위해 길거리로 나왔던 프랑스 고등학생들]

 

2006년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최초고용계약법에 반대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시위가 있었습니다.

항상 평화롭던 소르본 광장의 까페들이 쑥대밭이 되어있더라고요.

당시 거리에서 느껴지던 것은 단호함이었습니다. 무서울 정도로 단호하고 완강함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사태를 더 관심가지고 지켜보았습니다. 결국은 총리가 그법안을 철회하더라고요. 

그리고 오랫동안 시위로 봉쇄되어 수업이 없었던 고등학교들은 학생과 교사들이 힘을 합쳐

보충수업에 충실해서 그해 대학입학시험[바깔로레아] 합격률은 당시로는 사상 최고률을 기록했답니다.

 

4년만에 다시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제아이와 같은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한다고 하는데요, 

말릴수는 없으니깐 더 이상 다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공식 벽보판에는 "나는 지금 25세, 개혁된 퇴직을 원한다."라는 글귀와,

인자한 할아버지가 손녀를 목마 태우고 마냥 행복해 하는 사진속에는 "퇴직개혁을 원한다"라는 말이

새겨져 있습니다. 파업과 시위와중에 이상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하는 벽보판이었지만,

이렇게 프랑스도 끊임없이 권력과 민중간의 싸움을 거쳐왔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