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인종차별발언하면 사과만으로는 안돼

프랑스에서 인종차별 발언하면 단순한 사과만으로는 안돼

 

방송에서 인종차별 발언한 Guerlain씨와 방송국까지 고소당해

 

프랑스만큼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사는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파리는 더합니다. 

 

프랑스어에도 여러 욕설이 있지만,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가장 심한 욕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합니다. 

 

TV를 보다보면, 격해진 프랑스인들이

"Sale Raciste[더러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하는 것이 더러 나오더라고요.

 

그만큼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는게 자존심 상하고,

모욕스러운 것인가 봅니다. 물론 더 상스런 욕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인종 차별을 경계하는 프랑스에서 지난 15일, 프랑스 국영방송국인 France 2의 13시 뉴스에서,

프랑스의 조향업자인, Jean- Paul Guerlain씨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게랑[Guerlain] 화장품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있지요.

1960년에 조부와 함께 Guerlain 메종을 세워, 45년동안 향수를 제조했습니다.

1992년에는 회사 대표가 되었고, 1994년에는 그이 회사는 프랑스 명품 회사그룹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2002년까지는 사장직을 맡고 있다가 지금은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9년, 그와 가족은 프랑스에서 34번째 가는 부자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날 프랑스 방송에서 향수, Samsara 제조에 관련된 질문에,

<그때 나는 네그로[흑인노예, 검둥이]처럼 일을 했어요. 네그로들이 그렇게 일을 많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방송이후 바로 공식성명을 통해 사과를 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저의 충격적인 이야기에 상처받은 이들에게 사과드립니다.

깊이 생각하고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라고요.

 

하지만 그의 실언은 사과로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협회, SOS Racisme은 그의 사과에 만족하지 않고,

<그가 한발언은 식민지의 흔적>이라며 고소로 대응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프랑스 흑인협회에서도 고소할 예정이라고요,,

협회는 그의 발언은 회사인 Guerlain과 LVMH[Moët Hennecy Louis Vuitton, 프랑스 명품 회사 그룹]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LVMH에게 그와 거리를 둘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오늘[18일]은 <사회진보를 위한 공화주의 활동 협회>에서는 Guerlain씨뿐만 아니라, 

France 2 방송국까지 함께 고소를 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와 관련 협회는 10월 30일 방송국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요.

 

말 잘못했다가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방송국까지 고소를 당했으니 많이 난감할것 같습니다.

 

단순한 구두사과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법적인 책임까지 지우더라고요.

 

아무쪼록 공인들은 말조심해야겠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말조심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서 인종차별적인 생각을 지우게 된다면,

굳이 말 조심하지 않아도 이런 소리는 저절로 안나오겠지요.^^ 

 

결론은 그의 마음깊은 곳에 인종차별의 뿌리가 있었다는것이겠지요.

그러지 않고는 단순한 실수로 이런 이야기가 나올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오래 살아도 이런 사회분위기 때문인지 인종차별을 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속마음이야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기억나는 것은 예전에 지하철에서 흑인이 저를 보고는 장난스럽게 본인 눈을 옆으로 쭉 늘리더라고요.

저나 나나 같은 외국인 처지에 그래봤자지요.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일에 혼자 목소리를 키우기 보다는 협회를 통해

단체의 목소리를 내는게 중요할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협회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곳은 수많은 협회들이 있어 이렇게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더라고요.

 

파업과 시위에도 노조와 협회가 함께 해서 큰힘을 발휘하기도 하고요.

 

개인주의로 살아가는 프랑스인들 같았는데,

아닌 것에 대항해 하나로 뭉쳐지는 그들의 연대의식과 결집력은 항상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