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프랑스에서 멸시받고 있는 할로윈 축제

파리아줌마 2010. 11. 2. 10:13

프랑스에서 천대받고 있는 할로윈 축제

 

자국어, 불어에 대한 자존심이 강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인들로

알려져있지요. 그런 프랑스인들도 요즘 영어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맥도날드같은 미국 패스트푸드점을 받아들였으며,

몇년전부터는 파리시내에 스타벅스 체인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사회안에 일본문화는 이미 깊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년동안 일본정부의 꾸준한 노력덕분이라고요.

얼마전 베르사이유 궁전, 왕비방에 세일러문 캐릭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 작가의 전시회 기간중이었다고요.

 

미국의 음식과 까페문화가 들어오고,

일본의 망가가 프랑스 청소년들을 장악하고 있지만,

프랑스인들은 할로윈에 대해서는 너무 상업적인 목적으로 쓰여서 그런지 곱지 않은 시선입니다. 

 

그래서 2000년 전후로 상업 마케팅으로 들어온 미국의 할로윈 축제는 프랑스에서 천대받고 있습니다.

 

1997년 프랑스 통신사는 오렌지 색깔의 핸드폰을 출시하면서, <olaween>

이라고 명명하고 할로윈 상징의 광고를 하면서부터 프랑스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프랑스인들은 상업 마케팅으로 수입해온 할로윈을 비판했습니다.

 

발렌타인데이도 그렇고 왠지 미국에서 건너온 행사는 본연의 의미보다는

상업적인 목적에서 씌여지는게 많은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정도는 인기가 있었으나 점점 시들해지다가, 

2006년부터는 L'Expresse, 20minute 같은 언론들은 할로윈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돈을 벌어들이는 상업 마케팅에 프랑스 전통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의 축제가 원천되면서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게 아닌까 싶어요.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에게도 반발을 받았던 할로윈입니다.

할로윈 데이인 10월 31일은 그다음날인 11월 1일, 모든성인의 날인 만성절과 겹치게 됩니다.  

프랑스 학교들도 10월말부터 11월초까지 10흘간의 만성절 방학을 하는 상황이니 할로윈이

이 사회에 쉽게 어필하기는 힘들겠지요.  

더군다나 비록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괴기스러운 형상들을 하고 있으니 

전통적인 카톨릭 국가인 프랑스에서 할로윈보다는 만성절이 승리할수밖에요.

 

프랑스는 매년 10월말이 다가오면 할로윈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이들과,

만성절 전통을 유지하려는 이들의 경쟁이 있게 됩니다.

 

오늘[11월1일] 르몽드지는 <할로윈 대 만성절, 경기는 계속되고 있다>라는 기사를 싣었습니다. 

내용을 보면, 한해의 가을 경기는 바로 할로윈의 상징인 호박과 만성절의 그것인 국화와의 싸움이라고요.

그리고는 프랑스 지방 언론들의 글을 인용했습니다.

La voix du Nord는 "Halloween has disappearded. 미국축제는 더이상 프랑스에 있을수 없다."하고 했으며,

AngerMag.Info는 "또한 햄버거의 왕 집에도 할로윈은 더이상 팔리지 않는다.

마법사 분장옷들과 진열장에 있는 거미줄들은 이젠 아듀"라고요.

 

Le Journal Sâone-et-Loire는 "만성절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고 했으며,

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할로윈 축제임을 인정한 L'Est Eclair는

"20세가 되면 만성절은 죽은 자들에 대한 기억보다는 휴가로 기억하게 될것이다. 

어쨌든 전통은 존재하게 된다"했습니다.  

 

프랑스에서 10월 31일과 11월 1일 사이, 사탕매출이 꽃가게 매출을 넘긴적은 없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즐거운 할로윈 축제

 

                                          

                                            한인아이들이 모여 분장하고 집집마다 사탕얻으러 다녔습니다.

                                            카라멜 준 할머니와 함께 큰아이가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앞의 꼬맹이가 둘째딸입니다.

 

 

어른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을지라도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즐거운 할로윈축제입니다.

큰아이 유치원때는 학교에서 변장하고 축제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제 아는 한인가정의 아이들이 모여 분장을 하고는 할로윈 전통대로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사탕을 얻으러 다녔습니다.

 

아파트 말고 주택 위주로 10여가구 돌았다고 하는데요, 대부분 노인들이었답니다.

한두집은 알고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요, 두 세집 정도는 짜증내며 무시하고 바로 들어가버렸답니다.

그외에는 환대해주며 사탕을 주었다고 합니다. 사탕없는 집은 머핀을 대신주기도 했고요.

 

아이들이 "즐거운 할로윈이예요"하고 외치니, 어떤 할머니는 고맙다고만 하고는 그냥 들어가버리더랍니다.

사탕주는줄 모르는 할머니였다고요.

 

어떤 분은 내일 손주들이 오기에 사다놓은 사탕이 있다며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사면되지> 라고 했다고요.

 

어쨌든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추억이 된 할로윈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