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표현의 자유로 항상 북적이는 프랑스 거리

파리아줌마 2010. 11. 5. 10:23

표현의 자유로 항상 북적이는 프랑스 거리

 

옛날 격언에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라는게 있습니다.

말을 삼가하는게 더 나은 경우를 두고 나온것이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여러 복잡 미묘한 상황들이 있기에,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일수만은 없더라고요.

그러니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세상살이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거 저런거 정해놓지 않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해야될 것과 하지 말아야될 것>들을 정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것 같더라고요.

그럴수록 머리만 더 굳어지는듯했습니다.

 

이는 단지 선택의 부분이고, 중심은 잡고 어느정도는 여지를 남겨두니 돌발상황속에서도

충격이 덜한것 같습니다. 

 

어떤 분께서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기보다는 표현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음이 아주 평온해지더군요. 이는 그동안 나의 뜻을 관찰시키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썼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표현해 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표현까지는 내가 할수 있는것이지만 받아들여지는것은 나의 몫이 아니더라고요.

상대방 마음입니다. 그것까지 내가 좌지우지할수는 없지요.

 

끊임없이 본인의 의견을 표현하는 프랑스인들

 

프랑스인들은 끊임없이 표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별로 화도 안냅니다. 차라리 비아냥거리면 거렸지 좀처럼 얼굴 안붉힙니다.

그래서 어떨때는 재수없기도 하지만요.  

 

사람이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보고 느끼는 것에는 옳고 그른게 없습니다. 그자체일뿐이지요.

아무리 부정적인 생각이라도 그사람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런 것입니다.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어쩔수 없습니다.

그게 프랑스의 똘레랑스 정신이겠지요.

 

프랑스인들은 어릴때부터 자기의견을 표현하는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작년, 둘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일때, 문화교실에 따라갔습니다.

영화시작전과 후에 아이들에게 마이크 돌려가며 이야기할 기회를 주더라고요.

어두컴컴한 영화관에서 질문과 대답이 한참 이어지더라고요. 별것은 없었습니다.

아이들 수준에 맞게 간단한 이야기들이었는데요. 그런 시간이 주어지는게 좋아보였답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청소년시기부터 사회 현상에 대해서도 본인들의 판단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연금개혁안반대에 고등학생들이 책가방을 내팽겨치고 시위대열을 꾸린것이겠지요.

그들은 그래도 된다고 배웠기에 그렇게 하는것입니다.

 

시위대들로 항상 북적이는 프랑스 거리

 

연금개혁안 파업과 시위가 비교적 잔잔해진 요즘도 프랑스 거리는 또 다른 시위대들로 북적입니다.

프랑스 경찰들은 시민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시위로 인한 교통정리부터 시위자들의 안전까지

지키는 수고를 해야합니다.

 

프랑스의 수많은 단체나 협회들은 그들의 뜻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되겠다 싶으면 힘을 모아 거리로 나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아프칸 파병으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병사들을 위한 침묵시위가 파리에서 있었습니다.

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아프칸 파병 병사들의 가족들로 이루어진 단체가 거리시위를 했습니다.

목적은 시민들에게 병사들에게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답니다.

 

같은날 파리와 프랑스 지방도시에서는 국제거리예술의 날을 맞이하여 뒷걸음질치는 시위가 있었답니다.

하다하다 별의 별짓을 다하더라고요. 파리에서 1킬로를 뒤로 걸으며 거리 행진을 했습니다.

이는 공공장소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뒤로 물러가고 있는것을 상징하기 위해서라고요.

거리에서 예술 행위를 하는 이들의 데모였습니다.

폭력적이지만 않는다면 모든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는 프랑스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G20개최를 앞두고 포스터에 쥐 그린 사람이 구속될뻔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시민의 권리를 당당하게 외치는 프랑스인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표현의 자유>는 언제 오려나 싶어 씁쓸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