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이 외국에 인질로 잡혀있을 경우 프랑스의 대응은?
올해내내 프랑스 언론들은 아프칸에 취재갔다가 인질로 잡힌 France 3
방송국의 두기자들에 관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소식을 보고는 <아! 그랬구나> 정도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 인기있는 드라마, <대물>에서 서혜림[고현정]의
남편이 아프칸에 취재 갔다가 인질로 잡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되자,
미망인이 된 서혜림이 <나라가 지켜주지 못하는 국민>을
외쳐댈때마다 가슴이 아려오더라고요.
픽션인 드라마인데, 그게 와닿았던 이유는 실제로 몇년전 그렇게
외국에서 버려진 우리나라의 젊은 목숨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억류된 프랑스 두기자들의 소식이 그냥 귓전으로만 스쳐지지가 않았습니다.
2009년 12월 30일, 프랑스의 국영방송국인, France 3 방송국의 기자 두명은 잡지 기사를 위해
아프칸으로 취재를 갔다가 카불에서 60킬로 떨어진 카피사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카피사는 위험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텔레반은 처음에는 납치를 부인했었고, 1월초, 외무부 장관은 인질들이 생존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월중순경 납치범들과 어떠한 협상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기자들이 신중하지 못하게 위험지역에 갔던것을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경없는 기자협회와 프랑스 기자조합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2월이 되어 프랑스 총리는 <두기자들의 운명이 파리에서는 촌각을 다투는 문제>임을 카불에 알렸고,
4월에 두기자의 동영상이 전파되었습니다. 야위고 수척해진 모습의 두기자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텔레반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전까지 프랑스 방송국은 기자들의 신분노출을 거부하다가,
동영상이 나오고 나서 기자들의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6월, 국방부 장관과 프랑스 방송국 사장은 아프칸으로 갔고, 방송국 사장은 납치범들과의 교섭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프랑스내에서 기자들은 그들의 석방을 위해서 모였습니다.
파리의 프랑스 방송국 건물에는 두기자의 사진과 납치기일을 표시하는 거다란 현수막이 걸리고,
프랑스 지방의 산중턱에도, 눈덮인 몽블랑 꼭대기에도 하루빨리 석방되기를 바라는 프랑스인들의
염원이 담긴 그들의 사진이 걸렸습니다.
7월, 사르코지 대통령은 석방을 위한 모든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했고, 총리는 납치범들과 지속적으로
대화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크리스마스전에는 석방될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두기자들을 향한 프랑스인들의 메세지 :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습니다>
지난 10월말, 납치 300일이 되는 날에 파리의 공연장인, 제니뜨[Zénith]에서
두 기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프랑스 방송인,가수, 문인, 정치인들 모두 한마음이 된 자리였습니다.
인질로 있는 두기자들을 향한 그날의 프랑스인들의 메세지는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습니다. On ne vous oublie pas> 였습니다.
공연을 준비한 이들은 "오늘 밤 이 메세지가 아프칸에 억류되어 있는 그들의 귀에까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했고, 녹색당, 공산당 정치인들과 국방부 장관도 참석했고,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는 아프칸 지역방송의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작가인, Marek Halter는 "이는 삶의 확신 같은 것이다. 살인자들은 밤과 새벽에는 살인을 하지만,
환한 낮에는 절대로 할수 없다. 억류자들의 얼굴에 빛이 비치면 보호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이렇게 관심가지고 지켜보며 석방을 촉구하고 있는데, 텔레반들의 요구가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목숨을 함부로 다루지는 않겠지요. 이런 경우 무관심보다 더 무서운건 없을것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습니다>라는 글귀가 와닿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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