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식

정치인들 곤란하게 하는 프랑스 풍자신문.

파리아줌마 2010. 11. 11. 09:19

정치인들 곤란하게 하는 프랑스 풍자신문, 까나르 앙셰네

 

얼마전 사르코지 대통령의 기자 사찰을 알린것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풍자신문인 까나르 앙셰네[Canard Enchaîné]지였습니다.

 

이 신문은 1차대전의 와중인 1915년 기자인, 모리스 마레샬에 의해

창간된 것으로 르피가로, 위마니떼, 라크루와와 함께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신문입니다. 주간지로 매주 수요일 발행됩니다. 

 

신문이름을 보자면, Canard는 <오리>란 뜻인데,

제재, 검열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Enchaîné는 줄줄이 엮은것,

혹은 사슬을 채우다는 뜻으로, 연이은, 엮인 검열이란 뜻으로 풍자를 위해 

역설적인 표현을 쓴것입니다.  

 

좌파성향으로 창간되었지만, 좌 우파를 떠나 정치적으로 독립되어있습니다.

신문은 좌파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면 박수를 보내지만 경계심와 신중함을 늦추지 않습니다.

좌파정치인들도 까나르 앙셰네지를 경계합니다.

어떤 정치인은 <이 신문의 해학적인 정신은 모든 이들을 의심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이신문의 슬로건은 <언론의 자유는 이용하지 않으면 쓸모없어진다>로,

일반 언론들이 다루지 못했던 사실과 정부가 연루된 스캔들을 거침없이 폭로합니다.

 

                        

                                                                        까나르 앙셰네지 사이트 화면 캡쳐

 

정치인들 뒷조사하고 폭로하는데 앞장서

 

까나르 앙셔네지의 폭로로 프랑스 정치인들이 실패한 경우를 보자면,

 

1971년 이신문은 당시 총리였던 샤방의 세금통지서와 세금신고서를 보도했는데,

4년동안 세금을 한푼도 내지않은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74년 대선에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1979년 10월, 이신문은 1973년 지스까르 데스탱 대통령이 재무장관일때 중앙 아프리카

대통령으로부터 다이아몬드를 받은것을 보도함으로써 2년뒤에 있었던 대선에서 미테랑에게 참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사르코지가 뇌이유 지역 시장으로 있을때 아파트를 시가보다

훨씬 맞은 가격에 구입한 것을 폭로함으로써, 당시 정적이었던 루와얄에게 충분히 공격거리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언급하지 않겠다>는 말에 이상스레 여겼는데, 1주일후 까나르지는 그녀가 실제 재산보다

세금신고를 낮게 한것을 또한 보도했습니다. 

 

풍자신문인만큼 기발한 삽화와 언어들이 있습니다.

 

1918년 종전발표이후 신문의 머리글은 [OUF] <우프>였습니다.

이는 프랑스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쉴때하는 소리입니다.

 

1998년 6월, 비행기 조종사들의 파업과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팀 감독인 에메 작크를 비판하며

나온 말은 <프랑스는 날개가 약간 약하다>로 두가지 일을 연관짓는 귀절였습니다.

 

또한 에디뜨 크레송이 총리로 있을때 임금인상을 위한 공무원들의 파업에, <크레송은 무우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크레송은 프랑스에서 파는 쑥갓 비슷한 야채입니다.

 

광고 하나 없는 신문

 

까나르 앙셔네지는 광고하나없이 순전히 판매수익에 의해 운영되는 신문입니다.

프랑스 주간지들중 드물게 광고로 할애되는 페이지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광고 미디어의 해악을 독자들에게 자유로이 알릴 수 있습니다.

 

90여명되는 기자들은 프랑스 언론사들중 월급을 많이 받는 이들에 속합니다.

대신 편집자들은 증권투자를 해서는 안되고, 다른쪽의 기사료를 받아서도 안되며, 선물도 일체 받으면 안된다고 합합니다. 이 신문의 가계부는 매년 9월 중순에 발표됩니다.

 

포스팅을 위해 이 신문에 대해 알아보면서 좀 놀랐습니다.

정치인들의 뒤를 신랄하게 조사해서 폭로해도 편집자가 제재를 받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정치생명에 이상이 생기게되며, 그런신문이 광고하나 없이 오로지 판매에만 의존해도 튼튼한 재정을 가지며, 기자들이 두툼한 월급봉투를 가지고 갈수 있다는 면에서요.

 

그래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사찰을 보도해도 대통령측은 그신문이 그런게 <전통>이라며 고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나봅니다. 그건 또한 뒤가 켕기는게 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동안 보도를 볼때 어느것 하나 허위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프랑스에도 우파, 좌파 성향의 언론들이 있지만, 그런 풍자신문이 강하게 버티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언론을 두려워할수 밖에 없지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신문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면 지금으로서는 지나친 욕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