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초등학교의 점수제는 비난 대상
요즘 프랑스 초등학교의 채점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점수를 매기는 것은 학생들의 학업실패를
더욱 강조하면서 자신감을 잃게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9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간 둘째 아이 학교에서
교사 학부모 회의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학년초에는 어떠한 점수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새로운 학년 적응하느라 어리둥절할수도 있는데
점수까지 주면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년에 3번정도 통지표를 받아옵니다.
2번 정도는 선생님과 학부모 일대일 면담하며 받아옵니다.
통지표 점수는 <습득, 습득중, 미습득> 3단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 사소한 시험들은 20점 만점에 몇점하고 점수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참 잘했어요, 잘했어요, 보통> 정도가 평가기준이 됩니다.
물론 반등수는 없습니다.
그리 살벌한 평가도 아니건만 이런 점수제까지 없애자고 하네요.
발벗고 나선 곳은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학업지진아를 지도하고 있는 협회[AFEV]입니다.
지난 9월, <학업실패 반대의 날>을 맞이하여 초등학교 점수제를 없애자는 범국민차원의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기존의 평가와 점수제에 전반적인 혁신을 가하는 첫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이 제도는 가장 약한 이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적용할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협회는 2003년부터 점수제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연구자인, André Antibi씨와 결탁하면서,
지난 5월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학부모협회 세곳의 지원을 얻어냈습니다.
전직 영국 기자였고, 현재 파리의 Science Po교수로 있는 Peter Gumbel씨에 의하면,
OECD 국가들중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프랑스 학생들이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많고,
학교에서는 불안하고, 결과에 대해 예민하다고 합니다.
사진 : AFP
프랑스 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사 20명 <채점 폐지>호소문에 동의
프랑스 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사들 20명의 서명이 들어간 청원서가 내일[18일],
시사 주간지인, Le Nouvel Observateur지에 실릴 것이라고 합니다.
내용을 보자면, <프랑스 학교의 채점 문화는 역사적으로 선별하는 것으로 아주 드러나 있다.
이는 학업의 대중화에 앞서 엘리트주의만 양산할뿐이다. 성적 매기기의 집착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고, 실패의 소용돌이속에 가두어놓으며, 자신감이 학업성공의 필수인데 어떠한
발전도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우리는 학교가 경쟁이 아닌 협조하는 곳이 되기 위해서
채점제를 폐지할 것을 호소한다.>였습니다.
또한 사이트가 개설되어서 누구나 들어가 서명할수 있다고 합니다.
20명의 인사들을 보면, 정신의학자, 파리의 Science Po총장, 사회학자, 대학총장, 경제학자, 작가,
전 문화부장관, 그리고 정부의 학원위원회 회장도 포함되어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지난 봄에 이를 지지할 것을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대학 연구소는 다른 나라 사례들을 들면서, 성적없는 학교는 실패라며 반대했다고 합니다.
반등수도 없고, 제가 보기에는 채점도 느슨한 편인데, 이것마저 없애자고 하네요.
더군다나 지금 고등학교 다니는 딸아이 말에 의하면, 중학교 들어가면 초등학교때 했던 것들
다시 복습한다고 하니 초등학교때부터 공부에 얽매일 필요는 없을듯합니다.
경쟁보다는 협조하는 교실이 되기 위한 채점제 폐지라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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