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시위를
일전에 연금개혁안 반대시위 현장인 상원에 갔을때,
바로 앞 뤽상부르그 공원에서 잠시 점심을 먹고 쉬어가려는
시위 학생들을 경찰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저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에 피켓과 현수막을 든 대학생들은 경찰들에게 항의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위자체도 경찰들이 방해하려나 싶어서 한 대학생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시위는 할수 있는거냐>고 하니,
<당연히 시위는 하지요. 여기는 프랑스예요>라고
하더라고요. 바보 같은 질문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공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시위현장쪽으로 가더라고요.
프랑스인들에게 시위는 표현의 한방법입니다. 여럿이 힘을 합쳐내는 한목소리죠.
80년대 시대의 소용돌이속에서 대학시절을 보낸 386세대라 데모, 시위라하면
왠지 반정부 혹은 체제전복일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시위대를 보면 때로는 스스로 비장해지기도 하는데,
정작 시위하는 프랑스인들에게서는 그런 비장감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루 일안하고 휴가 나온듯한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되기를 바라고는 있겠지요.
노동환경과 조건이 부당하다 싶으면 바로 조합단위로 파업 준비하고 48시간전에 예고하고는 돌입합니다.
관철되는 것들도 있겠고,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표현한다는 자체가 중요할것입니다.
프랑스 혁명때 여성들이 썼던 모자를 쓰고 시위하는 프랑스 할머니들 사진 : AFP
퇴직자들의 연금인상 시위
그런데 더이상 일을 안하는 프랑스 퇴직자들도 연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더라고요.
지난 목요일은 퇴직자들 투쟁의 날이었습니다.
노동조합 연합에서 조직한 시위에 프랑스 퇴직자들 1만여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슬로건은 <의존의 연대적인 지원과 연금인상>이었다고요.
파리에서는 경찰 집계로는 2천명, 조합에 의하면 5천명이 지하철 몇구간을 걸어
총리공관이 있는 마티뇽 근처까지 왔다고 합니다.
또한 지방인 Picardie와 Vendee에서 올라온 노인들이 파리의 시위대에 합세를 했는데,
휠체어를 탄 노인들도 있었습니다. 연로해서 몸을 가누기 힘들어 휠체어에 의지하면서
시위에는 참석하는 것을 보니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더군나다 지난 목요일은 날씨도 꽤 추웠거든요.
퇴직자 연합에 의하면, 총리에게 협상을 제안했더니 사회연대결집 장관인, Bachelot를 만나보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시위대열에서는 <Bachelot! 듣고있니? 퇴직자들이 거리로 나왔어.
의존을 이용하지 말며, 협상없이 개혁하지 마라. 분배는 좋아, 자본화는 안돼>라는 구호들이
들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시위자들 중에는 프랑스 혁명당시 여성들이 썼던 모자를 쓰고 의료보험 카드를 옷에 꼽은 할머니들도 있었고요,
청소년들이 쓰는 모자로 머리 장식을 한 노인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정부와 실질적인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퇴직자 조합 연합은 의료보험에서 관여하고 있는
<의존과 자율권 상실>에 대해 공동적인 운영을 원하고 있답니다.
지금 상태로는 사보험으로 전이되었을때 환불 받는것이 제한적이고, 의존적인 노인과 그가족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랍니다.
지금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68혁명 세대들입니다.
정권을 전복시키지는 않았지만, 정치권력이 작용되지 않은 소수의 힘없는
학생, 노동자, 농민집단을 사회의 주체로 이끌어낸 혁명이었지요.
또한 인간의 삶이 사회적인 성공이나 물질적 소유의 여부가 아닌 인간적인 측면에서 평가되어야한다며,
투쟁의 통해 자본주의의 소외된 인간을 되찾자는 혁명이었습니다.
또한 인습에 매여 자유를 속박받았던 여성들의 위상이 높아져서 사회진출이 두드러지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차별과 구습을 폐지시키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68혁명 세대들의 사고방식은
현재 프랑스 기성세대들 보다 더 진취적입니다. 현 기성세대들은 다소 안일하다고도 볼수 있을겁니다.
그들이 누리고 있는 사회제도들은 부모세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것이겠지요.
68혁명을 주역이었던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속에 진정한 프랑스가 있지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퇴직환경의 부당함으로 거리로 나오는건 당연한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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