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무상급식 논란을 보며 프랑스 학교급식은?

파리아줌마 2010. 12. 4. 10:16
무상급식 논란을 보며 프랑스 학교 급식은?

 

무상급식 조례안을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갈등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찬반을 이야기하기가 무척 애매합니다.

 

전면적인 무상급식은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면서 부유층

자녀들에게는 불필요한 혜택을 주는것이 되겠고,

일부 저소득층의 무상급식은 필요는 하겠지만 불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는한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상급식은 복지와 정치적인 문제인데,

아이들이 관계되어 있기에 무엇보다 신중해야될 부분입니다.

부모의 가난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복지에 관련되기에 철저해야 되겠고 아이들이 관련되어 있기에 보다

신중해야될것입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학년초만 되면 선생님이 학급 생활수준을 조사했는데,

<집에 TV 있는 사람 손들어, 또 자가용 있는 사람 손들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자연히 서로의 생활수준을 알수 있게 되었지요.

지금 생각하니 참 잔인했던것 같습니다. 어린마음에 심어졌을 괴리감과 위화감이 어떠했을지...

 

무상급식 없는 프랑스 학교, 하지만 학교급식은 철저히 분리

 

오늘 무상급식 논란을 보며 프랑스 학교 급식이 생각나더군요.

이곳 학교는 무상급식 없습니다. 부모 소득에 따라 7등급으로 나누어 급식비를 내게됩니다.

 

같은 식사를 1등급인 아이들은 0,85유로[1천 2백원] 내고 먹고,

7등급인 아이들은 4,43유로[7천원]을 내고 먹습니다.

 

매년 12월 작년의 세금신고서와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시청에 가서 신청하면 등급이 매겨집니다.

 

그럼 7등급으로 분류되니 더한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른바 이것도 서열이라면 서열이지만

학교측은 아무것도 알수가 없습니다. 학교 급식은 다른 기관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부모외에는 어느누구도

알수가 없습니다.

 

교장도, 교사도, 학교 식당 아주머니들도 누가 얼마를 내고 식사를 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학교 급식은 elior그룹에 있는 단체식당 회사인 AVENACE에서 관할합니다. 시청과 협약을 맺은 파트너 회사입니다.

AVENANCE는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태리.아일랜드의 회사식당과 학교, 그리고 병원, 양로원등,

체식당의 식단을 짜고 음식을 공급하는 일을 합니다.

 

시청에서 급식 등급이 나오면 바로 AVENANCE로 전해져서 집으로 매달 급식비 고지서 날아옵니다.

 

학교에서 하는 일은 교사가 학교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아이들의 명단만 작성하는것일뿐입니다.

그래서 회사로 넘겨져서는 등급에 맡게 급식비 측정되어지는 것이지요.

 

프랑스 학교에는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지 못합니다. 학교 식당에서 식사하지 않는 아이들은

집으로 점심먹으러 갑니다. 11시 50분쯤되면 엄마들이 아이들 데리러 옵니다.

그리고 1시30분까지 학교로 돌아와야합니다.

 

학교와 학교급식을 관할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으니 7등급으로 나뉘어져도 아무도 알수가 없습니다.

급식비 납부가 늦어지면 회사에서 독촉장을 보냅니다.

 

그리고 부모의 소득으로 매겨진 등급은 학교 급식비뿐만 아니라 유치원의 보호반과 캠프에도 적용됩니다.

아주 합리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받는 혜택은 같습니다.

다만 적게 벌면 적게 내고, 많이 벌면 많이 내야 되는것입니다.

 

그럼 부모들의 세금신고는 정직한가?

정직할수 밖에 없는게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연금혜택을 받을수 없습니다.

 

무상급식논란을 보며 프랑스의 예를 들어보았습니다.

소득차를 다분히 고려했지만 따로 분리시켜 위화감 조성은 전혀 없게 만들었습니다.

 

공정성이라는게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상황과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공정이

아니라 획일화가 아닌가 싶네요. 사정을 고려한 상태에서 그로인해 야기될수 있는 병폐[차별]들을

없앨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사회가 바로 공정한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주장이 무상급식은 <복지의 탈을 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했다고요.

그럼 그가 소득차를 고려하되 학교내 계층간의 위화감을 무마시킬수 있는 대책안이 있다면

추진해볼만한 것 아니겠습니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아이들에게 무상급식 보다 더 급한게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무상급식 찬반을 떠나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락만이 느껴집니다.

잘먹고 잘살기 위한 복지,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어야될텐데 항상 중심이 흐려있는듯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