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등학생들의 재능잔치
조금은 재미있게 하기 위해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재롱[?] 잔치라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간추려준 사진을
보고는 재롱잔치라 했다가는 큰일날것 같더라고요
보통 한국에서 유치원생들이 부모님들 앞에서 재롱잔치를 벌이곤 하지요.
그래도 자식 같은 아이들이라고 재롱잔치라고 하려는 저의 고리타분함을
다시한번 점검해보았답니다.
파리와 그외곽이 폭설로 마비가 되었던 지난수요일, 고등학교1학년인
딸아이는 학교에서 재능잔치[Soiree des talents]가 있다고 합니다.
주말도 아니고 평일, 그것도 어두운 저녁시간이라 신경이 쓰였고.
폭설과 한파로 얼어붙은 도로를 다니는게 걱정스러워 은근 아이가 가지않았으면 했답니다.
그런데 머리커지니 부모라도 이래라 저래라 할수 없더라고요.
<상황이 이래서 엄마는 안갔으면 좋겠는데 너는 어떠니?>하고 물었더니 꼭 가고 싶답니다.
그럼 보내야 됩니다. 엄청 추운날임에도 불구하고, 장갑은 거추장스러워 싫고, 목도리도 거부하며,
눈덮인 도로라 미끄러질수도 있는데 굽 있는 앵글부츠를 신고 집을 나서더군요.
집이 그리 따뜻한 편이 아닌데도 아이는 반팔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두껍게 입고도 등과 어깨가 시린
엄마는 겨우 15살짜리 딸아이에게 <젊어서 좋겠다>라고 읊조립니다.
고등학생되어 누릴수있는 파티를 폭설과 한파로 놓칠수는 없겠지요.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파리외곽지역에 있는 카톨릭 사립고등학교입니다.
바깔로레아[대학입학시험] 합격률이 프랑스 전체에서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학교입니다.
초등학교부터 중 고등학교, 그리고 프랑스의 엘리트 양성학교인 그랑제꼴 준비반인 프레빠까지 있습니다.
카톨릭 학교라 교사들중 신부님들이 더러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일년에 한번 재능잔치[재능파티?]가 있습니다.
선생님들 2명이 나서서 행사를 주관한다고 합니다. 먼저 참가하고자 원하는 학생들의 등록을 받고
매주 목요일 17시에서 19시까지 학교에서 연습을 하게 합니다. 10월부터 준비한답니다.
그리고 티켓을 구해야됩니다. 학교에서 배부해주는데 자리가 한정되어 있어 앞을 다투어 뛰어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로 이루어진 무대장치팀들이 구성되어, 무대가 바뀔때마다 피아노 및 악기 운반을 담당한답니다.
주로 록밴드로 구성된 그룹들이 많았답니다. 노래는 전부 미국의 팝송이었다고요.
프랑스 청소년들은 80년대나 최근의 팝송을 즐겨듣습니다.
이날 참가자가 부른 노래들 중에는 <스탠바이 미>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프, 피아노, 섹스폰 연주도 있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은 모두들 일어나 퀸의 <We will Rock You>로 장식했다고요,
어제 딸아이가 친구 페이스북에서 있는 파일첨부된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어떤 남학생이 찍은 사진인듯한데,, 연출한것이나 사진찍는 솜씨가 뛰어납니다.
딸아이는 허락받지 않았다고 은근 걱정하는데 <엄마가 책임지마[?]>하고는 큰소리치고 사진들 올려봅니다.
프랑스 고등학생들은 한국의 대학생들 같이 성숙해보입니다.
고1에서 고3들입니다. 딸에 의하면 이번에는 고3들의 참가가 많았다고요.
조명이며 연기연출까지 무슨 콘서트에 온것 같습니다.
마그런인데, 노래실력은 다른아이들에 비해 별로였답니다.
고 3 학생이랍니다. 왠지 노련함이 느껴지네요.
이사진을 보고 딸은 어제 웃느라 넘어가더라고요, 학생감독인 폴리야 선생님입니다.
마이크가 고정되지 않아 직접앞에서 잡아주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표정을 보니, <어쩔수 없이 하기는 해야되는데, 내가 이게 무슨짓인가>하고 있는듯합니다.ㅎㅎ
너무 귀엽고 예쁩니다. 고1 학생이랍니다.
고등학생인데 무슨 언더그라운드 밴드같습니다.
이친구도 고3이랍니다, 딸아이 친구의 오빠라고요
복도에서 리허설중인듯..ㅎㅎ
딸의 친구인 중국인 줄리입니다. 이날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요.
노래하는 여자아이는 딸의 친구인, 니농입니다. 한국 아이돌 가수를 엄청 좋아한다고 합니다.
아빠와 함께 귀가한 딸의 두뺨은 발그레져 있었고, 아주 기분좋은 생동감이 흘렀습니다.
그리고는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고 합니다. 사진기 가져가지 않은걸 후회했다며 엄마 블로그 소재로도
괜찮을듯하다고 권해줍니다. 그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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