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와 함께 공부하는 프랑스 초등학생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등하교길에 학교를 드나드는
장애아들을 보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특수학교에서 장애아들을 따로
교육시키는것만 보았기에 어떻게 정상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함께
다니는지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학교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클리스>가
어쩌구 저쩌구하길래 무엇인지 물어보니 학교내 장애아들의
학급이라고 하더군요.
프랑스는 1991년부터 권리와 기회의 평등, 장애인의 시민권과 참여로
아동교육과 장애아들의 발달을 도우기 위한 목적으로 장애아들을
일반 초등학교에서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교육받게 하고 있습니다.
이를 처음에는 CLIS[Classe d'Intégration Scolaire, 통합반]으로 부르다가
요즘은 포함반[CLIS, Classe d'Inclusion Scolaire]으로 불립니다.
프랑스의 모든 학교는 장애아들을 받아들일 소명의식[vocation]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아들이라도 특수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등록해서 다닐수 있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프랑스 교육부의 슬로건은 <어떤 아이도 교육과 취학없이 머물게 할수는 없다>입니다.
만 3세부터 어떠한 병과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유치원에 등록을 할수 있습니다.
장애학급인, CLIS가 유치원에도 있어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과 테라피까지 받을수 있다고 합니다.
CLIS는 일반 초등학교에서 12명으로 구성된 한 학급을 이루고 있고, 의사및 정신과 상담사,
의료품까지 학교내에 갖추어져 있고, 특수교육교사가 학과를 담당합니다.
Clis가 1991년에 개설될때는 장애아들에게 학과 방향을 정해주는 일을 학교내에서
교사들의 회의를 거쳐 정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외부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아들과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함께해
CLIS반 교사는 특수교육과 학교 프로그램을 함께 병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사가 판단해서 장애아들을 같은 연령대의 학급수업을 들을수 있게 보내기도 합니다.
아이 학교의 예를 들자면, 초등학교 1학년때 역사시간에는 통합반에 있는 한 친구가 와서
수업을 함께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필기는 못하고 그냥 듣기만 했다고요.
그리고 같은 시기 매주 금요일에는 합창시간이 있었는데, Clis반과 함께 했다고 합니다.
장애학생들은 필요한 특수교육을 받으면서 학교 행사에 함께 참여합니다.
프랑스는 수영이 공교육으로 정착되어 있습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일주일에 한번씩 수영장을 가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학년 별로 나누어 3개월동안 갈때도 있고, 반학기를 갈때도 있습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공문이 오더라고요, 장애학급[CLIS]의 수영장행에 함께 가줄수 있는
부모들은 날짜에 표시하라고요. 내아이가 가는것도 아닌 수영장에 따라가려니
약간은 주저되었지만 도움이 필요한 장애아들의 수영교육이라 두 날을 정해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취소되는 바람에 작정한 착한[?] 일도 할수 없었답니다.
그리고 장애학급의 수영장 동행을 학교 전체 부모들에게 부탁하는것을 보고 프랑스인들의
강한 연대의식을 느껴지더군요.
지금 고등학생인 큰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장애있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때 어땠냐고 하니,
그냥 학교 친구였답니다. 쉬는 시간에는 서로 이야기하고 함께 놀았다고 하는데요.
그럼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함께 놀았냐고 하니 그제서야 일반아와 장애아를 연결시켜주려고 하는
어떤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치원 소풍에 원장이 장애가 있는 아이를 하루종일 안고 다니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수 있습니다.
장애아와 정상아들간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유연하게 구분해서 함께 학교생활을 할수 있는건
장애아들뿐만 아니라 정상아들에게도 편견과 차별의 시각이 심어지지 않을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입니다.
프랑스 지방의 어떤 초등학교의 통합반[CLIS]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입니다 :
".....다른이들과 같지 않다는것은,
그렇게 다른이들보다 못하다는것은 아닐꺼야.
그냥 다를뿐이야.
어떤 새가 다르다는것은 어떤 의미일까?
현기증이 있는 새도, 모짜르트의 모든 풀룻 소나타를 악보없이 노래하는 새만큼 괜찮은거야.
어떤 소가 다르다는것은 전화를 걸수 있는 소일수도 있어..."
<Jean-Louis Fournier, Où on va 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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