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인에게 한국 아이돌 춤 배우고 있는 딸

파리아줌마 2010. 12. 18. 09:39

프랑스 친구에게 한국 아이돌 춤 배우고 있는 딸

 

얼마전 딸아이는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의 친구였는데, 한국인이라고 하니 <그럼 아이돌 가수들을 아냐?>고

물으면서 바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딸아이는 한국 아이돌 가수를 좋아합니다. 거의 열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2년전에는 연예인이 되고싶다는 선언[?]을

했었습니다. 무작정 말리지는 못하고 연예계의 현실을 조금은

과정되게 부풀려 이야기해주면서 은근히 반대를 했드랬습니다.

 

지금은 꿈을 접었습니다만 여전히 한국의 아이돌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초등학교까지만 해도 브리트니 스피어즈를 좋아하던 딸아이는

중학생이 되면서 한국아이돌 가수의 노래에 푹~빠지더라고요.

 

어느날, 새로 알게된 친구집에 아이돌 가수 댄스를 배우러 가기로 했다며

가도 되냐고 묻습니다. 조금 놀랐습니다.

프랑스 고등학생이 한국 아이돌 가수 춤을 한국아이에게 가르쳐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보라고 했습니다. 그날 친구들에게 배운건 샤이니의 루시퍼춤이랍니다.

안 마리가 비디오를 느리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동작을 멈추어 가면서 익혔다고 합니다.

 

어쨌든 한국의 아이돌 문화가 이제는 동남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까지 전파되고 있습니다.

 

파리의 차이나 타운에 가면 한국드라마와 영화 DVD와 아이돌 가수 CD를 파는 대만사람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가게가 있습니다. 한때 방학만 되면 그곳을 찾아가서 함께 구경하고,

빅뱅이나, 2NE1의 CD를 사주었는데, 최근에는 한국을 자주 가는 아빠편에 아이는 CD를 부탁했습니다.

 

그리고는 프랑스 친구들에게 CD를 빌려주기도 하더라고요.

학교에서 그런 것들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니 금지되어있지는 않답니다.

대신 잃어버리면 본인책임이 되는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빌려준 CD를 학교에서 받아 책상근처에 두고는 잠시 화장실 갔다가 들어와보니,

남학생이 <너 저거 어디서 샀냐?>고 묻더랍니다. 그리고 보니 반 친구들 여럿이서 CD를 보고 있더랍니다.

허락도 없이 소지품을 뒤진것에 몹시 불쾌하고 있으니 어떤 친구가 딸아이를 대신해서 한소리해주더랍니다.

 

한국의 화보같은 CD 디자인은 프랑스에서 볼수 없습니다. 

그러니 허락도 안받고 신기해하며 뒤져볼만했겠지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Joseph Gibert의 1층에 있는 일본만화, 망가 코너

 

 

프랑스에서 한류의 뿌리는 일본문화

 

이곳에서 최근들어 한류를 느끼고는 있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동양인들사이에서만 한국드라마붐이

있었는데요, 요즘은 현지인들도 한국의 아이돌 가수와 드라마에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심있는 현지인들은 대개 이미 일본 문화에 익숙해져있는 이들이기에,

한국문화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작년에 유행했던 드라마,<미남이시네요>를 프랑스 여대생은 무료사이트를 통해 구글 번역기로

재미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는 와중에 사이트가 유료화되어버렸답니다.

그래서 무료로 볼수 있는 사이트를 찾느라 학교에 지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대생 말이 한국 드라마를 보는데 돈을 들이느니 일본 DVD를 사는게 낫겠다고 했답니다. 

 

아무리 한류가 프랑스에 들어왔다고 해도 아직은 공식적이지도 않고 산발적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일본문화는 이미 프랑스 사회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화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에 일본문화가 들어온 것이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20년전부터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꾸준히 지원을 했었고,

이제서야 결실을 보게 되는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인, Joseph Gibert 1층 한쪽코너에는 일본만화, 망가 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중고부터 신제품까지 있고, 책 트임도 일본식으로 왼쪽으로 되어있더라고요.

아이 책을 고르고 망가 코너를 지나 계산대에 서있는데, 일본이 저렇게 벌어들이는 유로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싶은게 배가 좀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지난 가을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지인,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일본만화 작가의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다른곳도 아닌 베르사이유 궁전에서요. 왕비 침실에는 세일러문 캐릭터가 걸려져 있더라고 다녀온 한국분이 

놀라며 전해주었습니다.

 

파리에서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협회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음악 공연하는 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일본은 해외에서 음악활동을 하는 재능있는 자국민들을 양성하고 키워주는데에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된 켄조, 또한 일본 정부에서 키워주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분 말씀이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음악가들의 실력은 아주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관심이없다며 안타까워하면서, 그러니 민간인 차원의 협회들을 만들어

후원해야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서민 복지 예산마저 줄이고 있는 정부에 해외예술가들의 지원은 당치도 않은 소리입니다.

문화생활하지 않아도 살수는 있습니다. 공연가지 않고, 음악 듣지않고, 영화관, 전시회 가지 않아도

사는데에는 별지장없습니다.

 

그런데 문화는 비타민이라 생각됩니다.

삶이 피곤하고 지칠때 활력을 줄수 있고, 그힘으로 사람의 정신을 더욱 풍요롭게 할수 있는 비타민 같은 것,

그게 문화가 아닐런지요?  또한 더나아가 한 나라의 문화는 정신과 혼을 담고 있습니다.

무시할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