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한국의 음주문화습성을 파리 길거리에서 했더니

파리아줌마 2011. 1. 27. 09:11

한국인들 술마시고 파리 시내에서 노래 좀 불렀더니

 

1990년 초반 유학생으로 있었을때 저보다 나이가 5,6살 많은 한국언니들

그룹이 있었습니다. 20대 중반의 순진한 여학생이었던 저의 눈에는

그언니들이 그저 존경스럽고 대단하기만 했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사는 언니들이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놀때는 얼마나 신나게 노는지,

그리고 아르바이트해가면서 한국에서 어떠한 도움도 받지않고

유학하는 언니들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파리에는 남자 유학생들보다는

여자들이 많았습니다.

청운의 꿈을 품고 만학의 불꽃을 피우기 위해 파리로 온 분들도 있었고, 

계획했던 시간에 공부가 끝나지 않아 나이가 들어간 노처녀들도 있었지요.

그래서 생겨난 말이, <이곳 생활 5년이상 되면 파리귀신이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였습니다.

 

저 또한 파리귀신[?]에게 붙들여 오랜세월을 이곳에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언니들 거의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그녀들의 화끈한[?] 파리 유학 생활은 저로 하여금 경의로움과 존경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유학생활이 쉽지는 않습니다.

언어부터 생활, 그리고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한 2주정도 열심히 도서관에서 공부합니다.

그리고 좀 힘들다 싶으면 어떤 언니집에 모여 술로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데,

정말 화끈하게 마시고 놀더라고요.

 

술을 잘 마시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포도주와 친해 보려고 약간은 노력했습니다.

보르도, 부르고뉴, 생떼밀리옹, 꼬뜨 뒤 론 등, 지방마다 빛깔과 맛이 다르고,

프러미에 크뤼, 그랑 크뤼로 등급에 따라 다를텐데 저에게는 항상 떨떠름한 맛이었습니다.

술이 참 맛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몇년전부터는 아예 끊어버렸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 음주가 들어가면 가무는 항상 동반되게 됩니다.

한국사람 파리에서 공부한다고 그정서가 어디가겠습니까?

술만 마시면 꼭 그렇게 돌아가면서 노래를 시킵니다.

요즘 파리의 한국유학생들 모이면 그렇게 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가 90대 초반이었으니 그언니들 지금은 나이가 50대 정도는 되었겠네요.

옛날[?] 사람들입니다.

 

요즘 한국은 노래방에 가기도 하지요.

그녀들은 집에서 테이블에 둘러앉아 반주없는 노래를 생으로 부릅니다.

노래시키는게 정말 싫었습니다. 하지만 언니들 지시[?]이라 거부할수 없었답니다.

그렇게 한번씩 주말 밤을 지새우고 놀더라고요. 

나이도 어리고, 술도 못마시고 그저 불러주는게 감사할 따름인 유학생이었던지라

적극, 직접적인 참여보다는 깍두기 같은 역할로 관찰하기만 했답니다.

 

그리고 월요일이 되면 깨끗이 화장하고 정장차림으로 도서관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어설픈 유학생이었던 제게는 그녀들이 멋지게만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중 어떤 언니의 음주가무가 파리 길거리에서 잠시 있었나보더라고요.

그날은 언니들 그룹이 아닌 다른 분들과 함께 모여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져서는

거리에서 노래를 불렀답니다.

 

제가 직접 목격한것은 아니었지만 뭐 그리 시끄럽게 굴었겠나 싶은데요

그런데 경찰들에게 발각이 되었던 것입니다.

 

워낙 밤이 고요한 파리라 경찰들 눈에 띄기도 했겠지요. 

한국의 음주문화습성을 파리 길거리했다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느냐하면,

일단은 경찰서로 연행되어갔답니다. 이것만 해도 살벌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술마시고 기분좋아서 길거리에서 노래 좀 불렀기로서니

경찰서로 연행되는일은 없지요?

 

그런데 이들은 경찰서로 가자마자 알코올 테스트가 아닌 피검사부터 소변검사까지 받아야되었답니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겠습니까? 겨우 술 좀 마시고 기분 좋아서 파리 길거리에서 노래 불렀다고

약물 테스트까지 받은겁니다.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러웠겠습니까? 알코올 농도만 좀 나왔겠지요.

 

그런데 경찰입장에서는 왠 동양사람들이 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제정신으로 안본것입니다.

마약하고 가무를 즐기고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너무 치안에 철저한 프랑스 경찰들 같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언니는 창피해서 함구하고 있었는데, 당시 일행중 어떤분이 주접스럽게[?] 발설해서는

알게된 일이었습니다. 술마시고 노래좀 불렀다고 피뽑히고, 소변까지 받고,,,

나름 교훈이라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되지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