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국아줌마

프랑스의 저출산 극복은 돌고 도는 세대의 싸이클?

파리아줌마 2011. 1. 28. 08:56

아이들과 함께 있고픈 젊은엄마, 그리고 사회생활 권하는 할머니

 

몇달전 프랑스가 저출산을 극복할수 있었던 이유라는 글을

저의 경험을 토대로 프랑스의 출산과 육아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포스팅한적이 있습니다.

 

한국이 심각한 출산률 저하를 보면서 프랑스가 저출산을 극복할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관찰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느껴지는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둘째 아이는 만8살입니다.

지금 15살인 큰아이때는 아이셋을 가진 가정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독 둘째 아이 친구들의 가정은 아이가 셋되는

가정이 많은데 그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대부분 둘째 아이의 친구가 첫째 아이인 가정들인데요,

에스테르, 마리, 가스파르, 주스탱 등 이아이들은 모두 동생이 둘입니다.

둘째 동생들 나이도 비슷한데, 만 2살정도로 이제 막 유모차에서 내려 자박자박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이 엄마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모두 70년대 초반 출생들이었습니다.

 

에스테르의 엄마, 까린은 70년생, 무남독녀 외동딸에 부모의 이혼을 겪고 외롭게 자랐기에 아이에 대한 애착이 많았습니다. 심장질환으로 7번의 자연유산을 하고 첫아이 에스테르를 얻을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연년생으로 남자아이를 보았고, 세 번째 아눅까지 낳았습니다.

 

여기에서 프랑스의 세대간 사이클을 볼수 있는데, 역사적인 사건을 이야기할수 있습니다.

1968년 5월 프랑스는 혁명을 겪었습니다.

당시는 2차세계 대전이후 태어난 베이붐 세대들이 대학생이 되는 시점이었는데,

10년전에 비해 대학생 수가 10배가 증가했었다고 합니다.

 

대학의 양적인 증가에 비해 질적인 면은 채워지지 못했고,

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혁명으로 번지게 되면서 기성세대의 권위주의에 대항한 항거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성공한 혁명은 아니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여성들이었습니다.

여성들은 학생이건 노동자들이건 적극적으로 동참했습니다.

 

5월 혁명은 프랑스 사회의 전통적인 권위주의적 인간관계를 보다 평등한 인간관계로 바꾸어 놓는 계기로

작용했는데, 혁명 이후 프랑스에서는 여성의 지위상승과 여성운동이 괄목할만한 발전을 보입니다.

여성운동가들의 저서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낙태와 피임이 합법화되면서 의료보험 대상이 되었습니다.

 

육아와 가사에 지친 엄마를 보며 자라났던 베이붐 세대였던 68년의 젊은이 여성들은 혁명이후

가정보다는 사회활동에 더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자녀수는 줄어들게 되며 아이는 엄마의 사회생활을 위해 탁아소에서 온종일 지내야만 되었습니다.

그렇게 외롭게 자라났던 세대가 바로 지금 아이가 셋인 에스테르 엄마, 마리 엄마 세대들입니다.

 

68혁명의 주역이었던 현재 70세, 80세인 프랑스 할머니들의 사고 방식은 아주 진보적입니다.

자녀를 많이 두는것을 말리는 경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러했던것처럼 딸에게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라고 권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엄마의 사회진출로 희생양이 되어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요즘의 프랑스 젊은 엄마들은

일도 좋지만, 집에서 아이와 함께 케잌 만들며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일이 되려면 모든것들이 맞물려 돌아가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이같은 사고방식이 프랑스의 저출산률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한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돌고 도는 세대간의 사이클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도 이 세대가 지나고 나면 다시 출산을 많이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록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었기에 아이들을 많이 가지고 싶어했다손 치더라도 

사회적인 제도가 뒷받침해주지 않았다면 갸스파르 엄마나 주스탱 엄마가 아이 셋을 가질 생각할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다시 사회복지제도로 원인을 돌리지 않을수 없습니다. 

 

계속 상승하고 있는 프랑스 출산률

 

지난주 화요일 프랑스 경제 통계학회의 발표에 의하면, 2010년 프랑스는 출산의 증가와

수명의 연장으로 6천 5백만의 인구가 집계되었는데, 이는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출산률은 여전히 유럽 챔피온들에 속해 있었습니다.

 

경제위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프랑스에는 많은 아기들이 태어났습니다.

사망률이 더 많은 이태리나 독일과는 달리 출산 수치[828,000]는 사망[545,000]를 훨씬 앞섰다고 합니다.

여성 한명에 2,01명의 자녀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2009년 기준으로 2,07명인 아일랜드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학회 관계자는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조건들이 갖추어져야하는데,

프랑스는 부모들을 지원하는 정부정책들이 그역할을 잘해나가고 있다."며 높은 출산률의 이유를 밝혔습니다.